[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은 20% 이상 순이익이 하락할 전망이다.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중개 수수료) 수익이 줄고, 증시가 불안정해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상환이 감소했다. 그러나 3분기 실적은 주가에 선반영돼 주가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509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1%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3%, 15.8% 떨어졌다.

이들 5개 증권사는 일반적으로 리서치센터에서 커버하고 있는 증권사들로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시장 평균치를 산출할 수 있는 증권사들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비상장사로 보통 한국금융지주의 실적 전망치를 쓰고 있다. 

주요 증권사 3분기 실적 추정치. 출처=에프엔가이드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분기 대비 14.2% 하락한 1348억원이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680억원, 1804억원으로 각각 7.8%, 15.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 순이익 추정치는 83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4% 하락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634억원, 1044억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15.0%, 20.8% 감소했다.

한국금융지주도 순이익 추정치 127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7%, 영업이익은 167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2% 하락했다. 키움증권의 순이익 추정치는 59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7% 하락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8월 일평균거래대금은 8조8000억원으로 7월 대비 2.1%, 2분기 대비37.0% 감소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금융 위기,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일평균거래대금이 줄은 것으로 보인다. 

개인 매매비중은 63.0%로 7월 61.5% 대비 소폭 상승했고, 월평균 시가총액은 7월 수준이 유지됐지만 각매매 주체별회전율은 하락했다. 신용거래융자는 7월말대비 3.9% 증가한 11조3000억원을 시현했다.

증권사 브로커리지 관련 지표 추이. 출처=하이투자증권

8월 업계 전체 ELS 조기상환은 2조9000억원으로 7월 1조7000억원 대비 회복됐지만 1분기 월평균 5조4000억원, 2분기 4조9000억원에 비해서는 낮은수준이다. ELS 발행도 7월 5조2000억원에서 8월 4조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2분기 월평균 발행량은 8조2000억원이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시장 지표의 부진으로 인해 3분기 증권사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진 상황이지만 부진한 시장지표 흐름이 증권업종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낮아진 기대감 대비 단기채권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채권평가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부진한 실적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안정화만 확보되면 증권업종의 단기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전분기 대비 실적하락은 예상되지만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했다.

3분기 거래대금이 9조원 수준이라면, 증권업종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분기 당 90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일 평균 거래대금이 9조원이었던 2017년 2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신용공여자금 규모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업체 별로 전 분기 대비 20~25%의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국내 지수 부진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돼 있는 현 상황에서 자본 활용 수익에 강점을 보이는 회사들은 보다 돋보일 수 있다"며 "중장기 이들은 효율적인 자금 집행으로 자본 축적과 수익성 향상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4분기 증권사들의 업황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4분기 증시 전망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9월 이후부터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증시 방향성을 결정하고 있다"며 "현재 증시 하락의 요인들이 동시에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며 기술적 반등은 가능할 수 있지만,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