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 백악관의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올해 12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과 관련한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다른 시각에서, 올해 말까지는 미‧중 무역전쟁이 끝날 가능성은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래리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현재 계획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11월30일과 12월1일 이틀 동안 개최된다.

커들로 위원장은 “우리(미국)의 관점에서는 지금까지의 협상이 불만족스럽다”면서 “중국은 관세뿐만 아니라 의무적인 합작회사 규정, 지식재산권 침해까지 여러 무역장벽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테이블로 나와 규정에 따르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커들로 위원장은 또 미국‧캐나다‧멕시코가 합의한 자유무역협정(USMCA)과 관련해 “우리 3개국은 한 국가처럼 행동하고 불공정한 무역관행에 맞서게 될 것이다”면서 “중국에 신호를 보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은 대화를 매우 원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화를 하기엔 너무 이르다. 왜냐면 그들은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중국이 이를 취소했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당시 무역협상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중국과 합의를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측 관계자는 중국의 협상 취소와 관련 “협상 참가를 거부해 위협 아래에서는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협상결렬 발표 전인 지난달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평등, 성의, 상호존중의 기초 아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할 것이다"면서 무역협상 재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알렸다. 겅솽 대변인은 또 “최근 미국의 행태는 성의와 선의가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잘못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보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7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중국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이 1300억달러 수준으로 이는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 규모의 25.7%에 불과해 관세 부과 조치로 맞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본토에 있는 미국 기업들에게 보복을 하는 등 우회로 보복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외국기업의 투자 감소와 이탈을 유발해 오히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될 여지가 있다.

무역협상이 취소될 당시 중국은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난 후인 11월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