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사모펀드 한앤코와 SK가스가 공동경영 체제에 들어가는 SK디앤디의 신용도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향후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대주주 지분매각으로 그룹 지원의 연결고리가 약해진다는 점은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의 최대주주인 SK가스는 지난달 사모펀드인 한앤코와 지분 27.48%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해당 주식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사장이 보유한 24% 전량과 SK가스가 보유한 30.97% 중 3.49%의 합이다. 총 1954억원 규모다.

▲ SK가스와 한앤코는 SK디앤디 이사회의 이사진을 동수로 구성하여 공동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자료=한국신용평가

SK디앤디는 SPA 완료(11월 6일)후 보통주 450만주(신주발행가액 2만8600원), 총액 1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방침이다. 유상증자는 우리사주 조합원에 모집 주식수 450만주의 10%에 해당하는 46만주를 우선 배정한다. 예정주주인 한앤코는 SK가스와 함께 SK디엔디 유상증자에 참여(배정예정주식 112만4391주, 출자금액 321억5800만원)한다. 청약 후 발생하는 실권주와 단수주는 미발행 처리한다.

▲ 유상증자 일정. 자료=한국신용평가원

SK그룹은 최대 주주 지분 매각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대주주가 20%이상 지분을 직접 보유할 때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한다.

SK 디앤디는 유상증자 성공시 재무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총자산은 1조248억원이다. 유증을 통한 자금조달로 1조1548억원으로 확대된다. 자본은 2564억원에서 3864억원으로 확대된다. ‘체력’이 강해지면서 부동산 개발업 고유의 사업위험도 완화될 전망이다.

순차입금은 3785억원에서 2485억원으로 축소된다. 부채 비율은 299.7%에서 198.9% 감소할 전망이다. 신사업 투자자금 조달을 통해 사업기반 확대를 추진도 가능하다. 다만 구주주 청약 시점의 주가가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 2만 8600원보다 떨어질 경우 청약이 크게 감소하면서 유상증자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SK디앤디의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상향 기준으로 ▲순차입금/2년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배 이하 ▲총부채(분양선수금 제외)/자기자본 125% 이하로 제시하고 있다.

6월말 기준 SK디앤디의 EBITDA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2.2배로 상향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반면, 자기자본대비 총부채 비율은 285%로 햐항 트리거(trigger, 250% 초과)를 충족하고 있다. 이번 딜(deal)로 재무부담이 완화되면서 신용등급에도 긍정적 전망이 예상된다.

다만, SK디앤디의 신용등급(BBB0)은 그룹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1노치(notch) 높게 반영돼 있다. 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지원’ 연결고리가 다소 약해질 우려가 있다.

류종하 한신평 연구원은 “SK디앤디는 대주주 지분 매각 거래로 계열 지배력이 축소될 전망”이라며 “중단기적으로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분 매각 후에도 SK 가스가 대표이사와 감사를 지명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점과 지주회사 SK 디스커버리의 손자회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