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씨가 없어 껍질째 먹을 수 있고, 당도까지 높은 샤인머스캣(Shine Muscat) 포도가 국내 포도업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각광받으면서, 포도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각광받으면서 수출유망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농가가 샤인머스캣 포도를 수확하고 있다. 출처=경상북도농업기술원

당도 18브릭스에 긴 저장기간…가격대 높지만 소비저변 확대 추세
포도업계에 따르면 샤인머스캣은 원래 일본산 품종이다. 1988년 일본 과수시험장에서 육성한 대립계 포도로, 2006년에 일본에서 정식 품종 등록됐다. 우리는 2014년에 국내 품종 생산판매 신고를 한 이후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샤인머스캣 포도가 캠벨얼리(Campell Early)·거봉(Kyoho)을 비롯한 다른 포도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씨가 없으면서 껍질째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먹기 편하면서 껍질을 버릴 필요가 없어 음식물 쓰레기가 나올 게 별로 없다. 

당도도 평균 16~18브릭스 수준으로 다른 포도보다 많게는 5브릭스 이상 높다. 열대과일인 망고처럼 단맛이 강하다고 해서 샤인머스캣을 망고포도라고 부르는 이유다. 신맛이 거의 없으면서도, 아삭아삭한 식감 역시 매력적이다. 저장기간도 냉장보관 기준 일반 포도는 15일 전후인 반면에, 샤인머스캣은 최장 3개월까지 보관 가능하다.

가격은 캠벨얼리나 거봉보다 다소 비싼 편이다. 대형마트에서 캠벨얼리 포도의 소비자가격은 2㎏ 기준 1만4000~1만6000원대인 반면, 샤인머스캣은 2만5000원~3만 원대에 형성됐다. 가격은 비싸지만 당도가 높고 먹기 편해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으며, 고당도의 수입과일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도 반응이 좋다는 게 포도업계의 설명이다. 

(사)한국포도회의 김경배 사무총장은 “샤인머스캣은 껍질째 먹을 수 있으면서 고당도 포도로서의 장점까지 갖고 있어, 간편함을 추구하는 최근의 과일 소비트렌드에 부합하는 품종”이라며 “초기에는 높은 가격 때문에 일부 백화점 위주로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고 샤인머스캣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대형마트와 소매점까지 판로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샤인머스캣 청포도는 씨가 없으면서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당도도 평균 16~18브릭스로 무척 높다. 출처=농촌진흥청

재배면적 증가세…수취가격 높고 수출용 수요 꾸준해 포도농가 호응
샤인머스캣 포도의 주산지는 경북 상주와 김천, 영천 등지로, 전체 생산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충청남도 천안과 충청북도 영동 등 다른 포도 주산지도 샤인머스캣 포도 재배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샤인머스캣은 만생종 품종이기 때문에 보통 8월 말부터 10월 상순까지 수확이 집중된다. 일부지역은 7월 말부터 수확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캠벨얼리와 같은 일반 포도는 보통 묘목을 심고 수확하기까지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샤인머스캣의 경우 이보다 1년이 더 많은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지난 2014년부터 재배되기 시작한 샤인머스캣이 지난해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수확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올해 기준 샤인머스캣 포도 재배면적은 960여 헥타르(ha, 약 290만평)로, 아직은 전체 포도 재배면적(약 1만3000ha)의 10%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재배면적 추이(추정치)를 살펴보면 2016년 280ha에서 지난해 496ha, 올해 960ha로 최근 3년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시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검붉은 색상의 캠벨얼리는 전체 포도 재배면적의 절반 이상인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2016년 9180ha에서 지난해 7717ha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샤인머스캣 포도 재배면적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는 ‘간편함·고당도’라는 지금의 과일 소비 트렌드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재배가 까다롭지 않으면서도 농가 수취가격이 일반 포도보다 높게 형성돼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김천에서 샤인머스캣과 캠벨얼리 포도를 함께 재배하고 있는 어느 농가는 “국내 2㎏ 기준 캠벨얼리와 샤인머스캣 청포도를 비교했을 때, 농가 수취가격은 경영비 등을 제외하고 캠벨얼리는 평균 약 9000원, 샤인머스캣은 1만7000원 내외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수출 수취가격은 이보다 좀 더 높다”며 “캠벨얼리·거봉 등 다른 포도와 비교해 소득률이 높고, 국내외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어 주변에 캠벨얼리에서 샤인머스캣으로 품종 전환하는 농가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김경배 사무총장은 “프리미엄 포도라는 측면에서 농가 수취가격이 괜찮고, 수출 비중도 높아 당분간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늘 것으로 예상 된다”면서도 “다만 일부 농가와 업체가 품위가 떨어지거나 기준에 맞지 않은 상품을 국내외 시장에 공급해 클레임을 받은 사례가 있는 만큼, 안정적인 시장형성을 위해 철저한 품질관리와 함께 농가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지난 베이징 케이푸드 페어에서 진행된 샤인머스캣 청포도 수출상담현장. 출처=상주시

수출유망상품으로서 각광받는 샤인머스캣
샤인머스캣 포도는 새로운 수출유망상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첫 선을 보인 한국산 샤인머스캣 포도는 현재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홍콩, 싱가포르 등 1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한국산 신선포도 수출규모를 살펴보면 2012년 345t(138만 달러), 2014년 582t(225만 달러)에서 샤인머스캣 청포도가 해외에 공급되기 시작한 2016년 1031t(512만 달러), 2017년 1218t(849만 달러)로 크게 상승했다.

특히 지난 9월 12일부터 닷새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대규모 농식품 수출행사 ‘2018 베이징 케이푸드 페어(K-Food Fair)에서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200만 달러 규모의 한국산 샤인머스캣이 수출 MOU가 체결돼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200만 달러 규모의 샤인머스캣의 중국 수출계약 건은 지난해 국산 포도 전체 수출액(849만 달러)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큰 금액인데, 이는 샤인머스캣 포도가 수출유망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일이다.

aT 농산수출부 관계자는 “한국산 샤인머스캣 포도는 베트남과 홍콩, 중국 등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포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경쟁 관계인 일본산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우수해 해외 바이어들이 선호하고 있다”며 “앞으로 포도 수출의 새로운 주력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