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최고를 노린다. 2차전지 후발 주자임에도 핵심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분리막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산업 과점화로 후발주자임에도 기회가 충분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특히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분리막 사업 역시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세라믹 코팅 습식 분리막이 대세인데 SK이노베이션의 생산 캐파는 올해 3억 6000만㎡에서 내년 5억㎡, 2022년 8억 7000만㎡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자동차용 분리막 매출 확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 SK이노베이션 직원이 LiBS 생산라인에서 일하고 있다. 출처=SK이노베이션

2차전지 분리막은 무엇

2차전지 분리막은 배터리의 구성 요소중 하나로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 활물질이 서로 섞이지 않게 분리해주는 막을 뜻한다. 2차전지의 주된 배터리인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으면서 리튬이온만 이동하게 해 주는 통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분리막은 필름표면에 미세한 기공(Pore)을 갖게 된다.

분리막은 리튬이온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다공성도 좋아야 하고 배터리 에너지 밀도에 영향을 주게 하지 않기 위해 얇아야 한다. 또 안전성을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도 지니고 있어야 하고, 화학적으로도 안전성이 확보돼야 한다. 또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셧다운이 돼 이온의 이동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하는 화학 조리개 기능도 필수다.

업계에 따르면 분리막은 2차전지 전체 원가의 약 14%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는 부직포나 미소공정 중합체 필름으로 되는데 부직포보다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으로 만들어진 중합체 필름이 주로 사용된다. 평균 두께는 2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다.

분리막은 제조 공정에 따라 습식과 건식 분리막으로 나눠진다. 습식 분리막은 건식에 비해 제조 비용이 다소 높지만 품질과 강도가 우수하다. 이런 이유에서 습식 분리막이 전 세계 시장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커지는 2차전지 분리막 시장

2차전지 분리막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전기차, IT기기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분리막 글로벌 시장은 2016년 11억 4000만㎡에서 2020년 43억 4000만㎡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시장이 2016년 4억 6000만㎡에서 2020년 25억 9000만㎡로 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IBK투자증권도 올해 분리막 시장 규모를 25억달러에서 2020년 35억달러, 2025년에는 88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SK이노베이션 LiBS 사업 현황. 출처=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축차연신’ 기술로 1위 노린다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3번째로 습식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Lithum-ion Battery Separator)개발과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후 2005년 청주공장 1호기 가동 이후 현재 습식 LiBS 세계시장에서 일본 아사이 카세이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점유율 1위를 노리는데 여기에는 ‘축차연신’ 방식의 기술적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연신(延伸)은 섬유 또는 필름상의 고분자 재료를 물리적으로 늘이는 것을 말하는데 이에 따라 고분자 재료의 강도나 탄성률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축차연신은 LiBS 제조 과정을 좌우, 상하로 두 번 연신해 두께를 균일하게 만드는 생산방식을 말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축차연신 방식을 통해 고강도의 제품과 품질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고객사별 요구성능에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어 시장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LiBS 생산능력은 2014년 2억 4000만㎡에서 올해 3억 6000만㎡로 증가했다. 내년 LiBS 12호기와 13호기 추가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약 5억㎡이상의 LiBS 생산능력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분리막 생산기술과 품질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