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극히 비과학적이며 즉흥적인 테스트 방법에 따르면, 커피는 이른 바 골디락 지대(Goldilocks Zone,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생명체가 살기 가장 좋은 기후)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적어도 커피를 마시는 약 8분 동안만이라도 말이다.

대개, 컵에 커피를 따르고 나면 원하는 적정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는 걱정스럽게 홀짝거리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적정 온도가 됐다 싶으면, 마치 5 Km를 달린 후 케토레이 마시듯 다 마셔버린다. 마치 그 온도를 놓치기 싫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제 분명히 더 좋은 방법이 생겼다. 엠버(Ember)라는 회사의 세라믹 스마트 머그(엠버닷컴<ember.com>에서 80달러에 판다) 밑단에는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스마트폰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 이중(dual zone) 발열체가 내장되어 있다. 이 사려 깊은 작은 한 조각의 기술로, 이제 다이얼을 사용해 컵 속의 커피 온도를 원하는 대로 설정하면 1시간 동안 그 온도를 유지시켜 준다. 그러니 커피를 케토레이처럼 마시지 않아도 된다.

뉴욕 버치 커피(Birch Coffee) 체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슐레이더는 "커피는 한 시간이면 다 식어버린다. 보통 컵에 커피를 따르면 식는 것을 피할 수 없지만, 이 스마트 커피 컵으로 원하는 최적 온도(sweet spot)를 한 시간까지 연장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 엠버(Ember)의 앱 ‘조 낫투쿨’(JOE NOT-TOO-COOL)은 커피의 온도를 실시간 측정해 커피 맛이 가장 좋은 온도에 도달하면 알려준다.    출처= Ember

엠버의 스마트 커피 머그는 3개의 내부 센서를 사용해 커피의 온도를 측정하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온도를 표시해 준다. 자신이 원하는 온도를 사전에 설정해 놓고 사용할 수도 있고, 앱에 저장된 온도 – 라떼는 126℉(52℃), 일반 커피는 130℉(54℃), 차(茶)는 132℉(55℃) – 를 사용할 수도 있다.

커피의 원산지에 따라 최적 온도가 다를 수 있어 커피 종류에 따라 원하는 온도를 앱에 저장해 놓을 수 있다. 슐레이더는 “그러나 향, 뒷맛, 산도(酸度) 등 모든 요소를 감안할 때 대부분의 커피의 적정 온도는 약 135℉(57℃)”라고 말한다.

뜨거운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커피 애호가들을 위해 엠버는 값이 더 비싼 여행용 머그(150 달러)도 선보였는데, 이 컵에는 커피가 적정 온도가 되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원하는 온도까지 급속 냉각시키는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적정 온도의 커피가 맛이 극대화된다는 슐레이더의 말이 사실인지 실험하기 위해 엠버 머그의 온도를 권장 온도가 아닌 범위로 최고 145℉(63℃)와 최저 120℉(49℃)로 설정해 놓았다.

엠버는 기능을 잘 수행했다. 스마트폰 앱은, 커피의 온도가 적절하지 않다, 설정된 온도가 잘못됐다, (온도가 떨어지자) 배터리를 다시 충전하라는 둥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댔다. 일을 방해하는 또 다른 기기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이 중요한 과학이 하라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