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의 최종병기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다. 플랫폼 경쟁력을 중심에 두고 보면 다음 포털도 큰 존재감을 가지고 있으나,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된 후 사명을 다음카카오에서 카카오로 변경한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카카오톡은 카카오의 핵심 무기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생활밀착형이라는 키워드를 더욱 내밀하게 품어가고 있다.

카카오의 핵심 사업군만 봐도 대부분 카카오톡 기반이다. 카카오T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 주력 계열사들은 대부분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교통과 금융, 콘텐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카카오톡의 존재감이 꿈틀거린다.

업계 일각에서는 커머스 분야 분사를 두고 카카오 주문하기가 카카오톡 기반, 커머스는 카카오톡과 거리를 둔 모델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큰 틀에서 카카오톡이라는 정체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 카카오톡의 미래에 카카오 운명이 걸려있다. 출처=카카오

카카오톡이 모바일 메신저라는 생명력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추구하는 순간, 포털과 같은 일반적인 ICT 플랫폼과는 결이 다른 존재감이 발생하는 장면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대표사례가 뉴스 콘텐츠 제공이다.

네이버가 오는 10일 논란의 첫 화면을 공개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뉴스 페이지를 뒤로 넘기고 첫 화면은 일종의 구글 스타일로 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드루킹 사태로 촉발된 뉴스 콘텐츠 배열 논란을 걷어내기 위함이다. 그러나 카카오는 오히려 뉴스 콘텐츠 딜리버리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뉴스 페이지를 상단에 배치한 장면이 중요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뉴스 콘텐츠 플랫폼 존재감을 되려 키운 셈이다.

카카오는 왜 네이버와 다른 길을 갈 수 있을까? 네이버와 같은 포털 ICT 플랫폼도 개인화된 콘텐츠 큐레이션 기능을 제공하지만, 일종의 장터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많은 이용자들이 하나의 플랫폼에 모여 백가쟁명을 떠드는 장소로 인식되며 이는 아무리 개인화된 콘텐츠 큐레이션 전략으로도 완전히 벗어낼 수 없다. 그러나 카카오톡은 다르다. 모바일 메신저는 포털과 비교해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고, 무엇보다 사용자 하나하나에게 별도의 공간을 제공하는 분위기도 강조할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가 태생부터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지향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자, 강점을 가지는 결정적 이유다. 물론 네이버가 1등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논란이 가득한 뉴스 콘텐츠 서비스 사태에서 카카오가 상대적 무풍지대에 설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다.

카카오는 핀테크 영역에서도 카카오톡을 적극 활용한다. 1일 바로투자증권을 품은 카카오페이는 물론 은산분리 완화의 수혜를 입을 인터넷전문은행의 카카오뱅크도 모두 카카오톡 기반이다. 네이버도 라인을 통해 핀테크 볼륨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 두 회사는 핀테크만큼은 비슷한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라인은 라인파이낸셜의 스펙트럼을 키우는 한편 가상통화 시장에서 링크 발행을 통한 토큰 이코노미 전략도 구사할 전망이다.

카카오의 최종병기는 카카오톡이지만, 역설적으로 카카오톡이 위협과 직면하면 모든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질 수 있는 리스크도 가지고 있다.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기반에 둔 전략을 바탕으로 모바일 메신저의 강점을 적절하게 활용, 그 누구보다 개인화된 콘텐츠 큐레이션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기반 인프라인 카카오톡의 위기는 모든 노력을 무위로 돌릴 수 있다. 플랫폼이 지나치게 무거워지거나 카카오톡이 정치적인 분쟁에 자주 휘말리는 장면을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