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계정 정보가 해킹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2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따르면, 무려 5000만명의 개인정보가 뷰 애즈 기능 버그로 해킹됐다. 올해 초 사상 최악의 해킹 사태를 일으킨 페이스북이 또 한 번 논란과 직면했다.

페이스북은 해킹 사실을 인지한 후 즉각 수사당국에 알리는 한편 9000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의 계정을 자동으로 로그아웃 조치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사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면서 "빠르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해킹이 벌어진 후에도 누가 개인정보를 탈취했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글로벌 대기업이 국내에서 어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경우 개인정보를 담당하는 국내 대리인을 두도록 하는 지정제도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에 대한 규제로 해석됐지만, 지금 페이스북 상황을 보니 지극히 당연한 조치로 보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이 해킹을 당했다. 출처=갈무리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외신은 지난 3월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 기간 활용됐다고 보도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알렉산드르 코건이 디스 이즈 유어 디지털 라이프(this is your digital life)라는 앱을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의 성향을 수집했고 이를 데이터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로 무단 제공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플랫폼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로이터가 3월 페이스북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미국 성인 중 페이스북을 신뢰하는 사람의 비중은 41%로, 아마존 66%, 구글 62%에 비해 크게 낮았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SNS의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상당한 악재다. 결국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미국과 영국의 주요 신문에 전면 사과 광고를 내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 하원 청문회까지 출석하는 한편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서야 했다.

3월 있었던 사고는 냉정하게 말해 해킹이 아니라 개인정보의 무단 유용에 가깝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명백한 해킹이며,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립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페이스북이 개인과 개인의 연결을 넘어 커뮤니티 전략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플랫폼 공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악재다.

현재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논란과 별도로 '저커버그 황제 논란'도 뜨겁다. 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창업자 겸 CEO와 마이크 크리거 창업자 겸 CTO가 인스타그램을 떠났고 오큘러스를 창업했던 팔머 럭키는 지난해 3월, 얀 쿰 와츠앱 창업자는 지난 5월 페이스북을 떠났다. 이들은 모두 마크 저커버그의 제왕적 리더십을 비판하며 페이스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