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WC 2018 아메리카컵에 참가한 사람들이 서머너즈워 캐릭터 코스프레를 한 모습. 출처=컴투스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개발·서비스 업체 컴투스가 2년 연속 자사의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서머너즈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을 이어가고 있다. 서머너즈워는 컴투스가 개발한 턴제 전략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이다. 2014년 출시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해 컴투스의 해외 매출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리는 데 많은 공을 세웠다. SWC는 지난해 첫 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올해 2회째를 맞았다. 오는 10월13일 서울에서 결선을 앞두고 있다.

모바일게임 e스포츠 저력 보여주는 ‘SWC’

올해 SWC 2018은 전 세계로 주요 대륙을 나눠 예선전이 열렸다. 지난 7월14일 서머너즈워의 인기가 특히 높은 북미 지역이 포함된 ‘아메리카컵’ 온라인 예선을 시작으로 올해 대회가 시작됐다. 아메리카컵의 본선은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마무리됐다. ‘유럽컵’은 지난 8월12일 온라인 예선을 시작했고, 지난 22일 독일 베를린에서 본선 대회를 마쳤다. ‘아시아퍼시픽컵’도 열렸다. 한국 지역은 7월21일, 동남아 지역 8월4일, 중국 지역은 같은 달 10일, 기타 지역 1일, 대만·홍콩 지역은 11일 온라인 예선을 개최했다. 아시아퍼시픽컵의 본선은 일본 도쿄에서 8월25일 열렸다.

컴투스는 본선 경기를 트위치, 유튜브 등 플랫폼을 통해 각 나라로 실시간 중계했다. 경기 영상만 송출해주는 것이 아니라 각 나라에서 서머너즈워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인플루언서(유명인)을 두 명씩 섭외해 중계·해설 방송을 제공했다. 대회 참가 선수와 경기 시청을 원하는 유저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인 셈이다. 컴투스는 지난 6월 공개한 대회 티저 페이지에도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를 비롯해 독어, 불어, 노어 등 총 16개 현지 언어로 번역본을 함께 공개했다. 

▲ SWC 2018 유럽컵에서 해설자들이 각 나라로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출처=컴투스
▲ SWC 2018 유럽컵에서 관객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출처=컴투스
▲ SWC 2018 유럽컵에서 관객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2). 출처=컴투스

모바일게임 대회지만 대회 규모는 큰 편이다. 우선, 전 세계 유저들이 참가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올해 SWC 2018의 참가 등록수는 약 3만명 수준이었다. 아마추어 대회인데도 총상금은 11만달러(한화 약 1억2000만원) 수준이다. 서울에서 열리는 월드결선 1위 상금이 3만달러, 2위가 1만달러, 3위(공동)는 5000달러다. 월드결선자를 가린 대륙컵별 상금도 별도로 있다. 1위는 1만달러, 2위 5000만달러, 3위(공동) 2500달러다.

대회 참가자를 가리는 방식은 게임 내 시즌 순위로 결정된다. 서머너즈워는 시즌제로 게임이 구성되는데, 올해 대회는 시즌5에서 기록한 점수로 대회 참여 신청자 중 온라인 예선에 참여할 수 있는 선수를 뽑았다. 

컴투스는 이 대회의 프로모션을 위해 케이블 게임 채널 OGN에 예능방송을 편성하기도 했다. ‘정복자들 시즌3: 파밍웨이 to SWC’다. 이 방송은 서머너즈 워의 글로벌 e스포츠인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을 소개하는 게 방송의 중심 내용이고, 그 외 출연진들의 미션 수행 등 예능이 재미요소를 더한다. 출연자들은 SWC 대륙컵이 열리는 일본, 미국 등 예선 현장을 찾아가 현지 유저들이 바라본 서머너즈 워의 모습을 담는다. 글로 전하기 힘든 서머너즈 워 e스포츠 대회 현장의 모습을 방송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겠다는 의도다. 출연진은 방송인 허준과 전 프로게이머 강민, 아이돌 그룹 에이프릴의 예나와 레이첼, 게임해설가 심양홍과 게임고수 탄쟁이 등이다. 

▲ 지난해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열린 SWC 2017 월드결선에서 관중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출처=컴투스

지난해 대회 성공에서 지속 가능성 엿봐

올해 컴투스가 두 번째 SWC 대회를 열고 프로모션까지 적극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해 열린 첫 SWC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탓으로 풀이된다. SWC 2017 결승 대회가 열린 로스앤젤레스에는 3000여명의 관객들이 참석했고, 온라인 방송 역시 트위치TV 인기 생방송 채널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9월16일 열린 SWC 2017 타이페이 본선에서도 1000여명의 관객들이 경기장을 방문했고, 유튜브 등으로 방송된 중계방송 누적 시청자 수는 하루 2만명을 돌파했다. 같은 달 23일 동남아시아 유저 대상으로 열린 SWC 2017 방콕 본선에서는 하루 약 10만명의 누적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유저들의 관심도를 확인시켜줬다. 

뜨거운 관심은 서머너즈워의 해외 인기 탓이다. 서머너즈워는 지난해 단일 게임으로 해외 매출1조원을 돌파했을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큰 입지를 다졌다. 게임 출시일은 2014년인데, 모바일게임은 수명이 짧다는 인식을 뒤로하고 여전히 순항하고 있다.

컴투스의 실적 추이를 보면 게임이 출시된 2014년 회사는 매출액 2347억원, 영업이익 1012억원을 기록했는데, 그다음 해 매출이 85% 급증해 4335억원, 영업이익 1659억원을 벌어들였다. 매출액은 2년 연속 크게 늘었고, 지난해엔 매출액 5080억원, 영업이익이 1946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사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16%, 92% 늘었다. 서머너즈워의 글로벌 흥행 덕이다. 

컴투스는 지난 2분기 해외에서 전체 매출액의 83%를 벌었고, 이로써 14분기 연속 해외매출이 80%를 넘겼다. 지역별로는 북미(33.2%), 아시아(31.1%)가 가장 높았다. 한국 매출은 17%로 집계됐다.

 
▲ 컴투스 2분기 해외 매출 비중. 출처=컴투스

SWC 대회 자리 잡으면… 흥행 장기화, 후속 게임 흥행까지

SWC 대회의 개최 의도도 이런 성과와 깊은 관련이 있다. 컴투스 측은 “서머너즈워가 4년 넘게 인기를 유지하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시점에서 유저들에게 온라인 말고 오프라인에서도 즐길 거리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면서 SWC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e스포츠 대회를 통해 게임의 수명을 늘리고 대회 자체가 하나의 큰 축제로 자리 잡아 게임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e스포츠 대회의 특성상 대회를 보고 신규 유저가 들어올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모바일게임이 아니라 PC게임을 보더라도 PvP(사용자 간 대결)을 콘텐츠로하는 게임이 오래 흥행하려면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전략이 유효했다. 대회가 개최되면 고수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고, 그런 플레이가 일반 유저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면서 게임 내에서 더 다양한 즐길 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가 그랬고, ‘리그오브레전드’가 그랬다. ‘배틀그라운드’가 지난해부터 e스포츠 사업에 본격 뛰어들고,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에 총 1억달러의 어마어마한 상금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봐도 e스포츠 대회의 중요성은 증명된 셈이다. 

유화증권의 홍종모 애널리스트는 지난 8월2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게임계의 마케팅 트렌드는 e스포츠 대회 개최"라면서 "PC·콘솔게임은 물론 모바일게임 역시 대회가 확대되고 있고 모바일게임 평균 수명이 6개월 전후인 것과 달리 (서머너즈워는)2~4년 이상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적었다. 

홍 애널리스트는 “해외 사례를 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블리즈컨이나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의 퀘이크콘 등은 게임대회에서 시작해 신작발표와 유저 참여 콘텐츠가 더해지며 전 세계에 온라인 중계되는 게임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행사가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고, 언론 주목도도 높기 때문에 후속게임 흥행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WC가 하나의 굵직한 대회로 자리 잡으면 컴투스도 이러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