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에 장착된 원터치 공기 청정모드. 사진=현대차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새집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새로 지은 건물 안에서 거주자들이 느끼는 건강상 문제와 불쾌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건축자재 첨가물에 들어간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 등이 새집증후군을 일으킨다. 자동차도 새차를 장만할 때 이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 ‘새차증후군’이다. 멀미나 기타 어지럼증을 유발하며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과 노인, 임산부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새차증후군은 친환경소재를 사용한 인테리어와 일부 간단한 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에서 지정한 차량 내 대표 유해물질은 폼알데하이드, 톨루엔, 에틸벤젠, 스타이렌, 벤젠, 자일렌, 아크롤레인 등이 있다. 새차증후군을 일으키는 대표 선수다. 이러한 위험 물질에의 노출을 피하는 첫 번째 방법은 차량에 부착된 비닐을 떼는 것이다. 비닐을 제거하지 않게 되면 차의 유해물질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고 실내에 남아있게 된다. 이 때문에 차를 인도받은 뒤 바로 비닐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량 제작 후 4개월이 지나면 유해물질 농도가 급증한다. 인도받은 차가 재고차량이라면 비닐을 떼고 환기를 충분히 해줘야 한다.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했다면 상태를 안전하게 유지할 차례다. 유해물질이 담긴 소모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인데, 대표 예가 메탄올이 들어가 있는 워셔액이다. 개정된 2018년 도로교통법에는 메탄올 워셔액이 금지됐을 만큼 해로운 물질이다. 그간 메탄올은 가격이 저렴하고 어는 점이 낮아 자동차 워셔액으로 주로 쓰여 왔다. 그러나 메탄올은 인체에 닿으면 중추신경계 마비는 물론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이다. 주요 유해물질인 폼알데하이드 역시 이 메탄올이 산화돼 나오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에틸알코올(에탄올)이 들어간 워셔액을 사용해야 한다. 에탄올은 메탄올과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으나 인체 유해성이 낮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되고 있는 성분이다.

차량용 공기 필터에서도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성분의 유독성 유해 성분이 나온다. 옥티이소티아졸론(OIT)이라고 불리는 이 성분은 필터 속에 들어가면 휘선작용(액체가 기체로 변해 날아드는 현상)을 일으켜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 에어컨 필터 교체 시 해당 사실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인테리어 소재와 각종 소모품을 확인했다면 차량 내 공기 질을 키워보는 것까지 고려할 수 있다. 클리닝 업체에 차를 맡기거나 셀프 스팀 세척 등은 실내 공기 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차량 내 숯을 비치하거나 자주 젖은 걸레로 닦아주는 일이 수고에 비해 효과가 쏠쏠하다. 특히 신차 출고 시에는 환기와 더불어 공기 정화에 도움이 되는 숯이나 편백나무를 비치해두면 좋다. 물걸레 청소 역시 수시로 해줘야 한다.

새집증후군을 막고 공기 질을 높이기 위해 ‘베이크 아웃(bake out)’을 시도하는 것도 좋다. 베이크 아웃 건설쪽에서 주로 쓰는 공기 정화 방법이다. 내부 보수 작업을 마친 건물 등의 실내 공기온도를 높여 건축 자재나 마감재료에서 나오는 유해물질 배출을 최대한 높인다. 이후 이를 환기하여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차량에 적용할 때 편백나무를 차량 내부에 비치해두면 효과가 더 좋다. 편백나무는 천연 항균 물질로 살균과 동시에 나무 고유의 향으로 잡내까지 잡아준다. 쾌적함과 안전함을 동시에 잡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차량 매뉴얼에 심심치 않게 적시돼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