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스타벅스가 전국 매장에 들어갈 시스템 공기청정기 입찰 전에서 사촌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대신 LG전자를 택했다. 삼성전자의 공기청정 시스템 개발이 덜 끝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동갑내기 사촌 지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용 신세계 부회장의 관계를 두고 묘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스타벅스의 시스템 공기청정기 입찰 업체로 선정되면서, 조만간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는 LG전자 공기청정기가 설치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4월 스타벅스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 1200여곳 매장에 공기청정기 시스템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 스타벅스가 전국 매장에 들어갈 시스템 공기청정기 입찰 전에서 사촌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대신 LG전자를 택했다. 출처= 각 사

스타벅스는 올해 말까지 신규 매장 120곳 등 총 170여 곳에 공기청정기를 우선 설치한 뒤 다른 매장에도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는 연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보다 쾌적한 휴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스타벅스는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지난해부터 LG전자와 협력해 스타벅스 매장에 최적화한 맞춤형 공기청정 시스템 개발을 해왔다.

스타벅스는 1997년 미국의 스타벅스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신세계가 1999년 이대 앞에 1호점을 열었다. 2000년 신세계와 스타벅스 본사가 각각 50%씩 지분을 출자해 합작법인 스타벅스 코리아를 설립했다. 최근 연매출 1조원을 넘기는 스타벅스는 신세계의 효자 사업 중 하나다.

스타벅스는 왜 사촌지간 관계 삼성전자 대신 경쟁업체 LG전자를 협럭 업체로 결정한 것일까. 공식적으로 삼성전자 스타벅스 매장 맞춤형 시스템 공기청정기 개발을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제품을 스타벅스 매장에서 테스트한 결과 매장에 설치할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반면 LG전자 공기청정기 제품은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스타벅스 모든 매장 공기청정기가 LG전자 제품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 측은 삼성전자가 매장 사양에 맞는 공기청정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면 추가 설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공기청정 기능에 대해 계속 조율하고 있다”면서 “매장 맞춤 기능이 개발 완료되면 매장에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내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시스템 도입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겨둔 발언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다.

삼성전자가 과연 공기청정기 시스템에서 뒷심을 발휘해 LG전자의 독점을 막아낼 수 있을지 아니면 못 막아낼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과거도 새삼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아이폰X의 상자 사진과 함께 ‘왜 이걸 접하면 몸과 마음이 경건해지는 걸까. 참으로 배울 게 많다’는 글을 올렸다.

2010년에도 정 부회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이폰의 기능을 이기는 솔루션이 우리나라에서 속히 나오길 바란다’면서 ‘(삼성전자는)솔루션에는 관심이 없고 기계 몇 대 파느냐에만 관심들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1968년 동갑인 두 사람은 경복고 동문, 그리고 사촌지간임에도사촌 종종 데면데면한 사이를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며, 큰 문제는 없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