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하드웨어 폼팩터 변화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 전략이 스마트홈 전략과 만나며 뚜렷한 접점을 마련하지 못한 가운데 각 제조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 갤럭시노트9이 가동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키워드 하나. 디자인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디자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히 보기에 예쁜 디자인이 아닌, 사용자의 그립감을 보장하는 사용자 경험까지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은 스타일러스 스마트폰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 심미성으로 잘 풀어낸 사례다. 갤럭시S8부터 시작된 베젤리스 디자인에 그립감을 살리는 디자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갤럭시노트9은 미드나잇 블랙, 오션 블루, 라벤더 퍼플, 메탈릭 코퍼 등 총 4가지 컬러다. 10나노 프로세서에 1.2Gbps 다운로드 속도를 비롯해 내장 메모리는 128GB 용량과 512GB로 꾸려졌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18.5대9 화면 비율의 쿼드HD+(2960x1440)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슬림한 상하단 베젤, 홍채인식 센서를 비롯해 유무선 급속 충전, IP68 등급의 방수·방진, 홍채·지문·얼굴 인식 등 다양한 생체 인증도 여전하다. AKG사운드 기술을 도입됐고 최초로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됐으며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베젤리스 기조가 유지되며 디자인 심미성도 강화됐다. 극단적 베젤리스로 보기에는 어렵지만 엣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멀티 미디어 환경에 충실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립감을  강조하는 디자인이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도 디자인 감성을 내세웠다. 신형 아이폰은 최상위 라인업 아이폰XS, 아이폰XS 맥스이다. 여기에 아이폰XR이 나왔다. XS 모델은 5.8인치 OLED를 탑재했고 XS 맥스는 6.5인치 OLED의 패블릿 모델이다. XR은 아이폰9에 해당되는 모델이다. LCD를 탑재했다. OLED 모델은 64GB와 256GB, 512GB로 정해졌고 컬러는 실버, 블랙, 골드로 정해졌다. XR은 블랙, 화이트, 레드, 옐로, 블루에 코랄로 확정됐다. 애플은 XR이 LCD로만 가장 강력한 베젤리스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특유의 디자인 감성이 잘 살아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내달 초 LG V40씽큐를 공개한다. 유독 디자인 기능성을 강조했다. 공개된 30초 분량의 영상에서는 촉감, 색감, 조형 등 스마트폰 디자인의 3요소가 핵심이다. 그 연장선에서 무광 컬러는 기존 강화유리나 메탈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매력을 더한다는 설명이다. 은은한 색감에 단말기는 지문이나 얼룩도 잘 묻지 않아 실용적이다. 반면 제품 측면의 메탈 테두리는 후면과는 달리 유광으로 처리해 메탈 특유의 견고함과 심미성을 강조했다.

디자인과 더불어 그립감 등도 중요한 포인트다. 제품 후면 강화유리의 표면을 나노미터 단위로 미세하게 깎는 샌드 블라스트(Sand Blast) 공법을 적용해 실크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필름을 덧붙여 구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화유리의 특성인 강도와 경도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컬러는 뉴 플래티넘 그레이와 모로칸 블루 외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카민 레드 등 3종이다. 특히 카민 레드는 기존 라즈베리 로즈 색상 보다 채도를 높여 고풍스러운 이미지가 강조됐다는 설명이다.

▲ LG전자의 LG V40 씽큐는 5개의 카메라가 지원된다. 출처=LG전자

키워드 둘. 카메라
카메라 경쟁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화웨이의 삼파전이다. 화웨이는 올해 3월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Grand Palais)에서 열린 언팩 행사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화웨이 P20(HUAWEI P20)와 화웨이 P20 프로(HUAWEI P20 Pro)를 공개한 가운데 처음으로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다. 독일 라이카와의 협력이 눈길을 끈다. 화웨이는 지난 2016년 라이카와 막스 베렉 이노베이션 랩(Max Berek Innovation Lab)을 공동 설립하고 협력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그 연장선에서 프리미엄 라인업에 트리플 카메라 경쟁력을 최초로 심었다.

P20프로는 40MP RGB 센서, 20MP 흑백 센서, 8MP 망원 센서가 지원되며  온도 센서(a color temperature sensor)도 탑재되며 와이드 조리개도 탑재됐다. 960fps 슈퍼 슬로우 모션 기능을 통해 울트라 스냅 샷도 가능하다. P20와 화웨이 P20 프로 모두 24MP 셀피(selfie) 카메라를 탑재했다. 화웨이는 내달 16일 런던에서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메이트20을 공개할 예정이다. 제품 후면에 역시 트리플 카메라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세로가 아닌, 가로 배열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도 트리플 카메라 시동을 걸었다. 올해 초 출시되는 갤럭시A7이 대표사례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4일(현지시각) 미국 CNBC 인터뷰에서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와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중저가 스마트폰에 먼저 신기술을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라인업에 신기술을 도입한 후 후속 중저가 라인업에 스며들도록 만드는 전략을 구사한다. 갤럭시노트에 최신 기술을 넣은 후 후속으로 나오는 갤럭시A에도 이어가는 전략이다.

▲ 삼성전자의 갤럭시A7은 트리플 카메라가 지원된다. 출처=삼성전자

LG전자는 LG V40씽큐에 무려 5개의 카메라를 탑재할 예정이다. 전면에 2개, 후면에 3개다. 후면의 3개 카메라는 가로로 배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망원렌즈 기능이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 초청장을 보면 초광각, 망원 등 3개의 화각(畵角)과 아웃포커스로 촬영해 한층 강력해진 카메라 성능을 암시하는 장면도 나온다.

▲ 삼성전자의 폴더블 특허가 눈길을 끈다. 출처=갈무리

키워드 셋. 폴더블
폴더블 경쟁은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최근 레노버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레노버는 26일 공식 웨이보를 통해 접는 스마트폰 이미지를 공개하며 10월 공개 가능성을 제기했다. 레노버는 슬라이딩 방식의 단말기를 일부 공개하며 기대감을 키운 경험이 있다. 레노버는 2016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월드 2016'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씨플러스(CPlus)'와 태블릿 '폴리오(Folio)'를 시연하며 업계의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당시 맥카시는 팔찌처럼  구부려 손목에 착용할 수 있으며 폴리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모두 지원하는 '마법'을 보여줬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전략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CNBC 인터뷰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을 두고 "거의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의 시장성을 확인했으며 "지금 폴더블 스마트폰을 제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언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CNBC는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 회의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갤럭시F다. 고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철학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펼쳤을 때 기존 단말기와 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 소비자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삼성전자가 왜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플립폰과는 차원이 다른, 단말기를 접었을 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전망이다.

▲ 고동진 사장이 인도에서 갤럭시노트9 공개행사를 열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화웨이도 시동을 걸었다. 리처드 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16일 독일 빌트지와 인터뷰에서 "연내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이라면서 "향후 폴더블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화면이 작기 때문에 화웨이가 폴더블폰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다. 연구개발 센터의 CTO가 직접 화웨이 폴더블폰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폴딩 방식에 5G가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위 CEO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삼성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는 자심감도 보였다.

화웨이는 오는 10월 영국에서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자리에서 화웨이의 새로운 폴더블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3개 제조사가 폴더블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주도권은 삼성전자에 있다는 평가다. 화웨이와 레노버는 모두 시제품 수준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소량 생산하는 것에 그칠 전망이다.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제조사라는 '이름값'에 연연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상용화에 가까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