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2차전지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과 코발트 가격이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과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기차 수요 감소가 일시적 원인으로 작용해 가격이 떨어졌고 향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1kg당 71위안으로 직전 고점인 지난해 12월 155위안보다 54.2% 하락했다. 코발트 가격은 톤(t)당 6만 2000달러로 직전 고점 가격인 올해 3월 9만 3937달러보다 34% 하락했다. 물론 이 가격은 3년 전 가격보다는 높은 가격이다. 3년전인 2015년 10월 초를 기준으로 잡으면 리튬은 kg당 44위안, 코발트는 2만 7911달러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까지 급등했던 가격 추이가 꺾인 것이라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 리튬 코발트 최근 3년간 가격 추이. 출처=한국광물자원공사

리튬·코발트 가격 하락세 이유는?

전문가들은 2차전지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과 코발트 가격 하락 이유를 전기차 배터리 수요 감소를 꼽는다. 특히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수요 감소가 원료 가격 하락의 직접 원인으로 꼽혔다. 올해 6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신 에너지 정책에 따라 보조금 정책의 변동이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 사용량의 40%를 차지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오영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전기차(EV)에 대해 중국에서 주행거리로 300km이상 갈 수 있는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오히려 더 늘리기로 하고 주행거리가 300km이하인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은 줄이기로 했는데 이것이 덩달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영향을 끼쳤다”면서 “6월 전에 보조금을 받기 위해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이 리튬, 코발트와 같은 전기차 배터리 주원료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오 수석연구위원은 “그러나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리튬, 코발트와 같은 원료 수요도 꾸준히 증가해 잠시 가격 조정국면일 뿐 다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중국서 6월까지 생산했던 EV와 배터리 재고가 소진되고 신규 수요가 발생할 때가 됐는데 이렇게 되면 리튬, 코발트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유지상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이 중국 내에서도 많이 정리되고, 이에 따라 수요도 줄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원료 가격은 수요가 늘어나면 따라서 오르기 때문에 현재 가격 하락세는 일시적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리튬과 코발트 가격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약간 조정국면으로 본다”면서 “수요 공급에 따른 가격 변화에서 수요가 선(先)반영돼 급등했던 가격이 안정화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락세가 중장기적으로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수요가 늘어나면 언제든지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 LG화학 배터리 양극재. 출처=LG화학

코발트보다는 리튬가격 변동폭 더 클 것

한편 코발트보다는 리튬의 가격 상승 여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양극재에서 리튬은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광물인데 반해 코발트는 비중을 낮춰도 될 만큼 대체재가 있기 때문이다.

오영일 수석연구원은 “배터리 소재 중에 가격부담을 가장 많이 줬던 것이 리튬과 코발트인데 코발트는 다른 원료의 비중을 높이게 되면 그 비중을 낮춰도 별 문제가 없는 광물”이라면서 “현재 글로벌 트렌드가 코발트를 적게 사용하는 ‘라이트 코발트’로 가고 있어 코발트 가격은 상승하더라도 리튬보다는 상승폭이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수석연구원은 또 리튬가격에서도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가격 변동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수석연구원은 “현재 대부분이 보고 있는 리튬가격 하락세는 중국 내 가격을 기준으로 보고 있는데 이것이 지역별로 차이가 나고, 리튬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날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고밀도 배터리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의 경우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고, 탄산리튬 정도만 가격 하락폭이 크다”고 말했다.

LG화학과 삼성SDI도 원재료 가격에 따른 혜택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배터리 가격에 원재료 가격을 반영할 수 있는 계약이 많을 경우 더 큰 수익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됐다.

조현렬 연구원은 “우리 배터리 제조 업체들은 2020년부터는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완제품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원재료 가격이 배터리 가격에 전가되는 계약이 많아져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세부 계약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떨어져 배터리 가격도 하락한다면 더 많은 수요가 생길 수 있어 현재의 가격 하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