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예전에 영어를 공부할 때는, 예를 들어 ‘Alice wore her mother’s perfume’과 같은 문장에서 향수에도 Wear라는 단어를 쓴다는 것을 알고 상당히 의아했다. 당시에는 몸에 걸치는 것은 모두 Wear를 쓴다는 얘기를 듣고 수긍했던 기억이 난다.

향수에 사용할 때 왜 Wear라는 표현이 그렇게 낯설게 느껴질까? 우리말의 표현 방식과 상이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Wear라는 단어를 공부할 때 ‘입다’라고 외우기 때문에 ‘향수를 입다’라는 표현이 어색해 보인다. 또 향수가 주로 스프레이 방식으로 되어 있어서 우리말에서는 ‘뿌린다’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Wear를 쓰는 것이 잘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영어 단어에 우리말 의미를 대입하기 전에 영어 단어의 의미를 심층적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Wear라는 단어는 ‘옷을 입다’라는 어원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 ‘옷을 입다’라는 표현은 우리말과 달리 몸에 접촉하는 모든 것을 의미하게 된다. 결혼반지를 끼다(Wear a wedding ring), 목걸이를 하다(Wear a necklace), 수염이나 머리를 ‘기르다’는 의미도 있다. 또 오랫동안 옷 등을 입게 되면 낡아서 ‘헤지다’, 그리고 상징적으로 어떤 자리에 있다(Wear the purple 황제의 자리에 있다)라는 뜻이 있다.

More weight of passengers put on the right side of the escalators makes escalators tilt to the right and Wear the right side more than the left side.

이 문장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 사람들이 왼쪽을 비워 두고 오른쪽에만 서 있게 되면 오른쪽에 무게가 더 실려서 왼쪽보다 오른쪽이 더 닿게 된다는 의미다. 여기서 Wear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주어진 문장에 쓰인 Wear에 적합한 우리말 의미를 의미 나무에 있는 의미들 중에서는 찾을 수 없다. 단어를 공부할 때, 개념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찾아서 해석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