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글로벌 경제의 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의 키워드는 지금까지 사용해온 통화 완화라는 표현이 제외됐다는 점과 향후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의 일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올해  12월의 추가인상을 포함해 기준금리를 2020년까지 다섯차례 인상을 예고했다. 그리고 2021년 부터는 긴축을 종결할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테이퍼링 완료의 목표시점을 2020년으로 설정해둔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한 파월 의장은 이 일정을 준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정치적 요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미국 연준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이후 끌고온 저금리시대가 이로써 사실상 완료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긴축은 지난 3년전부터 완만하게 시작됐지만 향후 2년뒤에 그 수순을 마치고 다시 방향성을 타진 할 것으로 보인다. 2년뒤의 기준금리가 3%대를 유지할 경우 시중금리의 추이는 어느정도 수준에서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되지만 저금리 시대라는 말은 이제 자취를 감출 날이 머지 않은 듯 하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상향하고 12월에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8%에서 3.1%로 올랐지만 2020년부터 경제 둔화 가능성이 전망됐다. Fed는 또 2021년 금리 동결을 제시하면서 향후 미국 통화정책의 일정을 사실상 공개해 긴축시대를 마감하겠다는 목표를 내보였다.

Fed는 26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1.75%~2%에서 0.25%포인트 높인 2%~2.25%로 올릴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올해 3월과 6월에 이은 세 번째 인상이다.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표(점도표)에서는 12월에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2019년에는 세 번의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위원들은 이어 2020년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린 뒤 2021년 말까지 금리를 동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FOMC 위원들의 전망대로라면 앞으로 2년 동안 기준금리는 3.25%~3.50%까지 인상돼 2020년 말에는 약 3.4%가 된다. 이는 Fed가 추정하는 중립 기준금리보다 0.4%포인트 더 높은 수준이다. 이는 경제 성장을 위축시키거나 부양하지 않는 금리 수준을 뜻한다. FOMC 위원들은 이날 점도표에서 중립 기준금리 수준을 2.875%에서 3.00%로 올렸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0.00%~0.25%로 내렸다가 2015년 12월 0.25%포인트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16년 12월, 지난해 3‧6‧12월, 올해 3‧6‧9월까지 총 8차례 금리를 올렸다.

Fed는 이날 FOMC 성명서에서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완화적이고, 이에 따르는 강력한 고용시장 여건과 물가상승률 2% 회복을 지지하고 있다”는 표현을 지웠다. 이는 공식으로 경기부양 통화정책을 끝냈다고 풀이된다. “점진적 추가 금리 인상 예상” 문구는 유지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Fed의 목표가 가시권에 접어들었거나 이미 달성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ed의 금리 정책 전망을 바꾼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Fed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1%로 높였다. 미국의 경제성장률 2019년 전망치는 2.5%로 기존에 비해 0.1%포인트 올랐지만, 2020년에는 2.0%로 성장이 둔화하고, 2021년에 1.8%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Fed는 또 2021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이 1.8%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2020년 3.5%에서 2021년 3.7%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Fed의장은 FOMC의 정책 결정이 신흥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투명하게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리 경제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금리를 인상할 때, 이것이 전 세계에서 금리 상승 압박을 주고, 각국 특히 대외 달러 빚을 지는 국가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우리가 하고 있는 것과 그 이유는 대단히 투명한(Transparent) 상태이고자 한다”면서 “여태껏 그래 왔다고 믿으며 꽤 점진적으로 움직여 왔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 보다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훨씬 더 강력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초대형 은행이 보유한 자본과 유동성 크기, 리스크를 평가‧관리하는 방법에 있어 훨씬 더 높은 기준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상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에 대해서 파월 의장은 “정치적인 요인은 (금리 결정에)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 Fed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아니라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고,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