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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사이드] 외환시장에서 촉발된 신흥국 위기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이다. 무역전쟁 우려는 이미 선반영되어 뉴스 반응도가 낮거나 우려보다는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달러가 8월 중순 이후 약세여서 신흥국 리스크도 줄었다. 미국의 임금과 유가가 인플레 압력을 높이고 있다. 연휴 중 이벤트는 FOMC가 관건이다. 연준의 점도표 조정과 파월의 기자회견이 매파적이라면 금리는 일시적으로 오르겠지만 커브는 플랫해지고 길게 보면 미국 장기금리는 상승세를 멈출 수 있다.

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시장의 평가는 절반의 성공이다. 주요국의 대응책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점진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성장동력은 약해졌다. 금융 위기 발생 후 평균 1~3년차까지 경기침체를 겪고, 2~5년차에 디레버리징이 이뤄지면서, 4~5년차에 성장률이 이전 수준을 회복했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노동 감소·생산성 약화·자본투자 둔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전례없던 장기통화정책 완화 상황을 향유하려는 경제주체들의 레버리징이 차별화의 배경이다.

위기 대응과정에서 나타났던 중앙은행의 대규모 자산매입 및 초저금리 정책, 가계·금융회사에서 정부·비금융기업으로 이전된 막대한 부채가 해소되지 못했다. 세계 경제 체질 변화로 인해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실물경제 성장이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과거 위기의 잔재에 무역분쟁 등 새로운 리스크가 가세하면서 다음 위기 발생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다.

레이 달리오의 『대규모 부채 위기를 이해하는 탬플릿』에 따르면 큰 위기를 부채사이클은 디플레이션형과 인플레이션형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자국 통화로 발행된 국내 부채가 과다한 국가에서 발생한다. 후자는 상당한 외화부채가 있는 국가에서 나타난다.

현재 미국은 디플레이션형 부채 사이클에서 2008년 고점을 찍은 후 디레버리징 중이다. 레이 달리오는 미국 경기상승세가 향후 2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러한 경기와 증시의 상승세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연준이 시장 기대보다 빠른 금리속도를 올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중앙은행 긴축으로 유동성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용 사이클은 후기(expansion to late cycle)에 진입하고 있다. 이 구간에서도 경제는 성장하고 자산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신용 팽창이 축소될 경우 경기와 증시는 무너진다. 이것이 레이 달리오가 방어적인 통화정책을 주문한 이유이다. 자연이자율 추정치 이상으로 실질금리가 인상되거나,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거나, 시장의 기대보다 빠르게 인상하면 위험하다.

현재 신흥국 금융불안은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하강에서 비롯된 위기와는 다르다. 대다수 신흥국의 펀더멘털이 개선되었기에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이는 연준의 정책 변경을 유도할 정도로 대외 불안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신흥국 주가와 채권 가격은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신흥국 전체의 세계 성장 기여도는 하락하고 국가 간 디커플링이 발생했다. 2013년 Fragile Five, 최근에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인도, 남아공, 터키가 추후 아르헨티나 후보로 지목되는 등 취약국 불안도 반복되고 있다. 신흥국 대부분은 소규모 개방 경제로 해외 유동성의 유출입이 실물 경기 사이클을 결정한다. 2017년 신흥국 회복은 선진국 신용 사이클 회복국면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유입되며 가능했다. 반면 2018년은 주요국 중앙은행 기조가 QT(Quantitative Tightening)로 반전되면서 유동성이 줄어드는 가운데 금리 상승, 달러 강세, 무역분쟁 리스크가 부각됐다. 취약 신흥국이 다시 회자되기 시작한 배경이다.

비우호적인 대외여건이 단기에 반전되기 어려운 만큼 신흥국 불안은 상당기간 지속되거나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터키와 아르헨티나에서 시작한 신흥국 위기의 불씨가 인도네시아, 남아공까지 옮겨붙었다. 만성적인 경상적자는 꾸준한 외화유출을 의미하며 부족한 외화는 투자로 충당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자금이탈 우려가 가속화됐다. 터키, 아르헨티나, 남아공 및 인도네시아다. 2019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이자 포함 달러채의 규모는 아르헨티나, 터키, 인도네시아 및 러시아 순으로 크다. 자국통화 약세는 외채상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그리고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시장 안정을 꾀하고 있다. 터키의 사례처럼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안정에 성공하더라도 결국은 펀더멘털이다. 즉 성장률보다 물가상승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펀더멘털 취약국의 비자발적 긴축은 다시금 대내 성장모멘텀 약화, 통화가치 절하를 야기할 것이다. 한국, 대만은 여타 신흥국과 비교해 시장개방 수준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 변동성은 선진국만큼이나 낮다. 경상수지, 외환보유고 등 외화유동성이 양호한 가운데 수출 중심의 견고한 펀더멘털이 배경이다. 취약국발 신흥국 위기설이 재차 부각되더라도 달리 보아야 할 것이다.

김주신 한국경제교육원 이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9.26  18: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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