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스테이트 범어 센트럴' 모델하우스를 찾은 관람객들. 유니트를 보기위해 긴 줄이 형성돼 있다. 출처=현대건설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정부가 서울 집값 잡기 대책으로 주택임대사업자 대출규제와 함께 기존 1주택자 이외에 다주택자들의 자금줄 조이기에 나서면서 주택 거래가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오피스텔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이 대출규제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가격 부담이 덜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21일 이틀간 청약접수를 진행한 ‘힐스테이트 범어 센트럴’ 오피스텔인 160실 모집에 총 1097명이 몰리면서 평균 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와 74㎡A, 74㎡B 등 3개 주택형은 모두 청약을 마감했다.

‘힐스테이트 범어 센트럴’ 분양 관계자는 “우수한 상품성뿐만 아니라 오피스텔인 만큼 최근 잇따르는 규제정책에서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다 가격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도 갖춰 좋은 청약결과가 계약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을 계약할 경우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지급한 후 일반임대사업자를 내게 되면 중도금 70~80%에 대해 사업대출을 무이자 혹은 이자 후불제로 받을 수가 있다. 무이자인 경우 대출금 이외에 내야 하는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은행이 시중은행이 아닌 제2금융권이면 신용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중도금이 끝난 후 잔금 30%는 입주 이후이기 때문에 전세나 월세 등으로 돌릴 수 있어 자금부담이 덜하다.

자금부담이 적다 보니 오피스텔로 투자자들이 모일 수 밖에 없다.

실제 이달 초 청약을 한 ‘힐스테이트 삼송역 스칸센’은 최고 경쟁률 70.50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단지는 총 2513실로 오피스텔 치고는 대단지 규모를 선보여 청약 마감이 어려울 것이란 주변 시선이 있었지만 고양시 최다 청약건수인 9648건이 접수돼 평균 3.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전 타입이 청약 마감했다.

경기도 평택 고덕신도시에서 분양한 ‘평택 고덕아이파크’ 오피스텔은 최고 17.83대 1, 평균 3.29대 1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올 1월부터 8월까지 오피스텔 누적 거래량은 12만8617호 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거래된 오피스텔 거래량은 11만3133호로 일년 사이 거래량이 13.68%가 증가했다.

▲ 오피스텔 및 상업용 부동산, 주담대금리, 국고채금리 등 수익률 추이. 출처=한국감정원

다만 수익률은 소폭 하락하는 추세다.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전월 보합에서 8월 0.01% 소폭 하락으로 전환되며 5.48%를 기록했다. 올 1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이 5.54%인 것과 비교하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오피스와 중대형상가, 주택담보대출·국고채 금리보다는 다소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8월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64%로 올 1월 3.56%인것과 비교해 0.18%포인트가 올랐지만 여전히 오피스텔 수익률 보다는 낮다. 국고채 금리 역시 올 1월 2.63%에서 지난7월 2.55%로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8월 기준 오피스 소득수익률은 4.46%, 중대형상가 소득수익률도 4.35%로 올 1월 각각 4.52%, 4.4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8월 기준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서울 아파트 대체 투자수요에 의해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전월대비 0.01% 오른 100.65를 기록했다. 2017년 12월 전국 오피스텔 가격을 100으로 산정한 후 이를 기준으로 매매가격 추이를 비교할 수 있다. 즉 100보다 높으면 2017년보다 오피스텔 가격이 증가한 것이며 이보다 낮으며 그 당시보다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 전국 오피스텔 가격 추이. 출처=한국감정원

주택시장의 규제심화로 대체투자 수요가 오피스텔로 보이고 있지만 가격만 오를 뿐 수익률은 낮아지고 있어 투자 역시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오피스텔 입주물량이 2004년 이후 최대치로 단기간 물량이 급증해 공실 위험 우려가 크다. 여기에 더해 금리 상승까지 예고돼 임대수익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수익형 부동산의 특성상 금리가 오르면 임대수익률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입주한 오피스텔 물량은 전국 3만3177실이다. 하반기 입주물량은 총 4만3981실로 경기 하남시 3765실, 시흥시 2689실 등 입주물량이 상당하다. 하남시의 경우 2020년까지 1만8411실이 입주를 앞두고 있어 단기간 물량 급증에 따른 공실률 증가 위험성이 다분하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시장 역시 공급과잉 여파로 양극화현상이 이어지는 만큼 신중한 투자를 할 것을 조언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주택시장은 여전히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관망세인 만큼 오피스텔 분양 시장의 경우 앞으로도 당분간 쏠림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유동인구가 풍부해 손쉽게 임대를 놓을 수 있는 곳이나, 단지별 임대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는 오피스텔에 투자하면 큰 낭패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