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연휴기간 동안 기존 보험의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명절을 맞아 가족들 보험도 챙기고 보험료도 줄여보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최초 가입 설계가 잘못된 경우가 아니라면 보험 리모델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보험료를 줄일 목적이라면 차라리 약관 대출을 고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 리모델링의 80~90%는 보험설계사의 승환계약이다.

손해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실제 보험 영업현장에서 일어나는 리모델링의 경우 승환계약이 대부분"이라며 "설계사 100%가 다 그렇다고 말할순 없지만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승환계약은 보험설계사가 다른 보험사로 소속을 옮기면서 기존 고객의 계약을 새 회사의 상품으로 갈아타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직을 하지 않았더라도 고객의 보험 리모델링 요청에 설계사는 자신에게 유리한 보험 상품으로 승환계약을 시도할 수 있다. 또 보험사에서도 고객에겐 유리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손해율이 높을 경우 승환계약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렇듯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보험 리모델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승환계약이다.

보험을 가입한 고객의 보험료는 사업비를 비롯해 고객의 위험을 대비할 돈과 나중에 돌려줘야 할 돈 등 여러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중도에 해약하면 고객이 무조건 손해인 이유다.

따라서 승환계약은 여러가지로 고객에게 불리한 점이 많다.

하지만 승환계약이 아닌 순수하게 고객의 보험료를 줄이기 위한 보험 리모델링도 종종 진행된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사람들은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 가장 먼저 보험을 깨거나 보험료를 줄인다"며 "당장 사는 게 중요해 위험을 대비할 여유는 사라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보험 리모델링을 통해 보험료를 줄이면 그 만큼 보장 혜택이 줄어든다. 또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이 현재보다 과거에 더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고객이 받을 보장은 한 층 더 줄어든다.

이에 한 관계자는 "보험은 최초에 잘못 가입한 상품이 아니라면 쭉 갖고 가야 한다"며 "리모델링 대신 약관 대출을 통해 가계에 보태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보험 약관 대출은 고객이 낸 보험료 내에서 대출을 받는 것으로 범위는 고객의 보험 해약환급금의 70∼80%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 상품이 다양하듯 고객의 환경도 각자 다양해서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꼭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면 보험을 순수보장형으로 갖고 가 보험료를 내리고 저축성은 버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고객들은 오히려 어려울수록 반대로 간다"며 "없는 돈에 보험료 내는 것이 아까워 환급형 혹은 저축형을 남겨두고 순수 보장형은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이렇게 되면 고객들은 보험 리모델링을 통해 보험료를 낮췄어도 가성비를 따지면 높은 보험료 대비 낮은 보장으로 갈아타는 셈인 것이다.

따라서 보험 리모델링은 정말 꼭 해야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하지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