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전세계 경기는 잔뜩 흐린 날씨인데 미국 경제와 뉴욕증시만 나홀로 순항하는 가운데 한때 투자자금이 몰리던 신흥국 들은 주가 하락과 환율 상승의 이중고를 겪는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단기간의 줄다리기 끝에 타협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 미중 무역전쟁은 다시 팽팽한 긴장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신흥국 펀드들이 옛 영화을 되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26일 펀드닥터 제로인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아르헨티나,베트남,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국 등 주요 신흥국이 최근 1년간 주가는 상승해도 환율이 상승하여 상승한 자산가치가 도로 하락하는 투자시장이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8 개 신흥국의 지난 1년간의 주가지수 변동추이와 환율변동 추이에 의하면 아르헨티나는 주가지수가 가장 많이 올랐고 브라질도 주가지수가 상승했으나 두 국가 모두 환율이 주가지수 보다 높게 상승하여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국가 모델이 되었다.

반면 인도와 베트남은 주가지수 상승률이 환율 상승분을 훨씬 앞질러 순자산 가치가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국가 모델을 보였다.

중국과 한국은 환율은 높게 상승하지 않았으나 증시 지수가 더 크게 하락하며 역시 순자산 가치는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중국은 주가 지수가 20.93% 하락하며 가장 많이 하락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주가 상승국 1위 아르헨 31.3%, 2위 베트남 22.5%, 3위 인도 16.4%

증권시장의 주가 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국가는 아르헨티나로 MERV지수가 연간 31.38% 상승했다. 다음은 베트남 호치민 지수가 22.56% 상승하며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 Sensex30 지수가 16.46%, 브라질의 BOVESPA지수 1.36% 상승하며 플러스 실적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JKSE지수는 –0.82%로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러시아 RTSI지수는 –2.13%, 한국의 KOSPI 지수는 –3.48%, 중국의 상해종합지수는 –20.93%를 기록하며 주요 8개 신흥국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지수 상승국과 하락국의 최고 편차는 아르헨티나와 중국 간에 생긴 52.31%였다.

연간 환율상승 1위 아르헨 55.2%, 2위 브라질 23.8%, 3위 러시아 13.0% 올라

8개 신흥국 통화의 환율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올 9월20일 환율 대비 1년전 2017년 9월20일 대비 최소 –0.93%부터 +55.20%까지 매우 높은 격차를 보이며 환율이 상승(화폐가치 하락)하거나 하락(화폐가치 상승)했다.

미 달러 대비 자국 통화 환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나라는 아르헨티나로 1년간 55.20%가 상승했다. 다음은 브라질로 23.88% 상승, 러시아 13.03% 상승, 인도 10.48%, 인도네시아 10.34%, 중국 4.02%, 베트남 2.41% 순으로 환율이 상승했다. 유일하게 한국만 -0.93%로  환율이 하락했다.

주가 상승분 환율 상승으로 자산 까먹는 이중고

신흥국 투자자들은 증권시장에서 주가 상승으로 자산이 증가한 경우에도 환율이 상승하여 오히려 자본은 잠식당하는 투자를 한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

아르헨티나는 주가상승률은 31.3%이나 반면 환율 상승률은 55.2%를 기록하여 토탈 23.9%의 손해가 난 투자를 한 셈이다. 이처럼 순자산 가치의 증감을 결산한 결과 마이너스가 발생한 국가는 브라질이 주가 +1.36% 환율상승 23.88%로 순자산 가치가 –22.52% 감소했다. 러시아도 주가지수가 -2.13% 하락하고 환율은 13.03% 상승하여 토탈 순자산가치가 –15.16% 감소한 경우이다.

인도는 환율상승 10.48%에 주가 상승률 16.46%로 나타나 5.98% 순자산 가치가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는 주가 지수는 –0.82%에 지나지 않았으나 환율이 10.34% 상승하여 순자산 가치는 9.52% 감소했다. 중국은 환율은 4.02% 상승으로 높지 않으나 주가 지수가 20.93%나 하락하며 무역분쟁의 영향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미 달러화 대비 동화 환율은 2.41% 상승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였고 주가지수는 22.56%가 상승하며 아시아 국가중 가장 높은 주가지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의 미달러 대비 환율은 1년전 대비 0.93%가 하락하며 8개 신흥국 중 유일한 환율 하락 국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KOSPI 지수는 -3.48%가 하락하며 옆걸음질 치는 증시 모습을 그대로 반영했다.

주가·환율 서로간에 영향받고 영향 줘

미중 무역전쟁으로 부각된 글로벌 국가의 경기 침체는 각 국가별로 내성이 생기며 새로운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 남미 시장에서도 아르헨티나의 증시는 많이 개선되는 반면 브라질은 정체 상태에 있다. 아시아 신흥국도 인도와 베트남은 시장이 탄력을 받아 성장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정체의 늪을 못 벗어나고 있으며 중국은 당면한 무역분쟁 영향이 심화되어 가는 분위기다.

환율과 주가는 서로 상반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도 동일한 방향성을 띌 때도 있다. 따라서 국가 시장의 개선도에 따라 환율이 안정화되면 주식시장에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국가 경제가 살아나게 된다. 8개 신흥국이 맞고 있는 글로벌 변동성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드는 키는 결국 각 나라가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