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총리가 20일 자민당 총재 3선에 성공한 후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출처= AsiaTime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일 집권 자민당의 총재로 재선출됐다.

의원 내각제를 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원내 제1당 대표가 총리를 맡기 때문에 아베 총리는 이번 경선 승리를 통해 총리 임기도 오는 2021년 9월까지 자동 연장되면서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의 길을 가게 됐다.

지난 2012년 말 총리로 선출된 이후 아베 총리가 이른 바 ‘아베노믹스’(Abenomics)"라 불리는 경제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일본 시장의 조용한 혁명이 시작됐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베 총리 집권 6년 동안 일본 경제 변화를 상세 보도했다.

첫째, 아베 총리의 핵심 인사인 쿠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주도한 채권 매수세 덕분에 일본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가 크게 확장됐다. 일본은행의 채권 매입 규모는 유럽중앙은행(ECB)나 미국의 연방준비은행 보다 훨씬 컸다. 미국 연준이 채권 보유량을 줄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은 매입 속도를 늦추긴 했지만 가까운 시기에 매입을 중단할 것 같지는 않다.

둘째, 일본은행의 꾸준한 자산 매입은 일본 통화(엔)를 약세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엔화 대비 2012년 초에 비해 엔화 대비 40% 이상 강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일본 수출은 경쟁력을 갖게 되었고, 엔화로 환산된 해외 창출 이익은 더 늘어났다.

스코틀랜드 자산관리 회사 애버딘 어셋 매니지먼트(Aberdeen Asset Management)의 구보타 케이타 투자 매니저는 "일본 경제가 어려움을 겪었던 어려운 시기에 많은 우량 기업들이 해외로 사업을 옮겼다. 그런 회사들은 일본 밖에서 제품을 만들고 일본 밖에서 수익을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의 대규모 채권 매입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계속 밑돌고 있고, 달성 예상 기간도 계속 지연됐기 때문이다. 2014년 세금 인상으로 인한 충격을 제외하면 일본의 물가는 완고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어, 일본은 더 이상 디플레이션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물가 이외에서 일본 경제는 나무랄 데 없이 잘 나가고 있다. 비록 특별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본 경제의 성장은 매우 견고해 보인다. 올해 초까지 일본은 거의 30년내 최장 기간 연속 성장을 구가했다.

넷째, 일본의 주식 시장은 미국만큼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정보제공업체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특히 2012년 이후 일본 기업들의 순이익은 미국 기업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아베 정부는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수익성과 올바른 지배 구조를 최우선시 할 것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2015년 개정된 기업지배구조 강령 (corporate-governance code)이 한 몫 했다.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에널리스트들이 최근 펴낸 166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일본은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저평가된 반전 이야기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니케이 225 지수(Nikkei 225 Index,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유동성 높은 225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수)는 선진국이나 신흥국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과 투자가들은 아베 총리의 임기가 끝나 감에 따라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지만, 새로운 3년 임기 동안에는 깜짝 성장이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다.

투자회사 위즈덤트리(Wisdom Tree)의 일본 지사장 제스퍼 콜은 "다음 6~9개월 동안에는 아베 정부로부터 보다 적극적인 성장 추구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