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가 20일 이사회를 열어 커머스 사업부를 분사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카카오 모빌리티처럼 가칭 카카오 커머스를 별도로 설립해 선택과 집중을 단행하겠다는 각오다. 카카오는 핵심 사업부를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 일종의 각개전투 전략을 구사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누가 대표를 맡을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카카오 커머스를 분사하기로 결정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최근 커머스에 관심을 두며 다양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기류가 강하다. 직구 플랫폼 코리아센터 인수합병을 제안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 카카오 커머스가 분사된다. 출처=카카오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부문을 분사해 사업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카카오톡 내에서의 범위를 넘어서 본격적인 커머스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분사되는 카카오 커머스와 관련이 없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 스토어, 카카오스타일, 카카오장보기, 카카오파머, 다음 쇼핑만 포함된다.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카카오 커머스 전략을 다르게 전개하고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톡 주문하기가 배달앱 시장을 정조준하며 카카오톡 생태계 내부에서 움직인다면, 카카오 커머스는 카카오톡의 강점을 바탕으로 카카오톡 외 플랫폼을 별도로 구축하는 개념이다.

카카오가 카카오 커머스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장면은, 네이버가 보여주는 최근 커머스 전략과도 겹친다. 네이버도 13일 파트너스퀘어 광주 개소식을 열어 프로젝트 꽃의 전략 방향성을 공유하는 한편 커머스 플랫폼 강화를 최종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지향점은 데이터라는 교집합도 가지고 있다. 추후 음성 인터페이스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공지능 플랫폼 전략을 추구할 가운데 커머스 플랫폼은 빅데이터의 바다로 급부상하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과 그 외 플랫폼을 동시에 키워 캐시카우를 창출하는 한편 데이터 확보를 중심으로 ICT 생태계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10월31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분사에 대한 최종 승인을 거친 뒤 12월 1일 분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