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있는 동화약품 연구소 전경. 출처=동화약품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121년 역사의 까스 활명수, 자타가 공인하는 소화제 부문의 장수상품이다. 한국산업 브랜드 파워 소화제부문 14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까스 활명수의 동화약품이 100년간의 일반의약품 강자에서 깨워나려고 하고 있다. 전문의약품과 신약 파이프라인, 그리고 코스메틱 사업까지 최근 5년간은 변신을 위한 사업 다각화 시간이었다. 지나치게 전통의약품에서 안주하고 있다는 지적을 과감히 받아들이고 과감한 체질개선이 순항중이다. 

 전문의약품 분야는 글로벌 제약사의 의약품을 국내 독점 유통과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코프로모션 방식으로 매출 등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신약 분야도 피부암, 주사제, 당뇨병성 신증, 알레르기성비염, 염증성장질환 등 9개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할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5월 진출한 코스메틱 분야는 성공적인 런칭으로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동화약품의 노하우를 함축한 기능성 화장품으로 시장에서 신뢰성을 검증받은 단계다. 

동화약품의 수익 포트폴리오가 신구사업간에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올해 매출운 4000억원 돌파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업이익도 2년연속 500억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일반의약품 강자?…글로벌 제약사와 코프로모션 방식 ETC 공략

동화약품은 지난달 공시에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1276억원 대비 19.91% 증가한 1530억원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89억원에 비해 29.21% 감소한 63억원이다. 연구개발(R&D) 투자금은 같은 기간 68억원에서 71억원으로 4.4% 증가했다.

▲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동화약품 실적. 출처=전자정보공시시스템(DART), 이코노믹리뷰

동화약품은 일반의약품(OTC)에 주력하고 있는 매출구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중 약 40%에 이르는 618억원이 액상 소화제인 활명수류, 상처치료연고제 후시딘류, 감기약 판콜류, 잇몸치료제 잇치 등에 집중됐다. 이는 동화약품이 전문의약품(ETC)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요소였다.

활명수 등 간판 OTC 제품들로 탄탄한 수익구조를 확보한 동화약품은 ETC와 신약개발에 다시 진출하기 시작했다. 우선 동화약품이 선택한 ETC 확대 전략은 글로벌제약사와 계약을 맺고 동화약품이 보유한 국내 유통망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코프로모션 방식이다.

사노피로부터 항혈전제 플라빅스, 유착방지제 세프라필름을 판매하고 있고, ARB이뇨복합제인 라코르 매출액은 2016년 대비 지난해 22% 성장했다. 소화기용 약물 메녹틸도 위장관 경련 등을 진정시키는 진경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동화약품은 특히 올해 4월 화이자의 SSRI계열 항우울제 졸로푸트, 항불안제 자낙스, 조현병 치료제 젤독스 등 중추신경계 질환(CNS) 3개 품목 계약 연장과 SNRI계열 항우울제인 프리스틱 코프로모션 추가 체결을 발표했다. 한국MSD로부터는 항우울제 레메론을 도입해 지난해 9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 동화약품의 주요 일반약 제품군인 활명수류, 후시딘류, 판콜류, 잇치류. 출처=동화약품

졸로푸트는 2016년 매출 48억원에서 지난해 14% 성장한 54억원 매출을 보였다. 자낙스도 같은 기간 33억원에서 37억원으로 매출이 늘어났다. 프리틱스의 최근 3년 동안 매출은 2015년 1억8000만원, 2016년 16억원, 지난해 33억원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CNS 관련 의약품 품목 강화에 대해 “CNS 품목을 비롯, 새로 도입할 ETC를 검토하는 등 지난해보다 ETC 부문을 강화하는 분위기는 있다”고 말했다.

신약 9개 파이프라인 투자, 현재까지는 순항중

동화약품은 총 9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적응증은 피부암, 주사제, 당뇨병성 신증, 알레르기성비염, 염증성장질환, 비뇨기계 등 다양하다.

동화약품이 개발한 국산 23호 신약 ‘자보란테’는 흡연, 대기오염,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늘고 있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숨참‧기침‧가래 증상이 기관지 감염 등으로 급성 악화한 환자를 치료하는 퀴놀론계 항균제다. 동화약품은 자보란테의 지역사회획득성폐렴(CAP) 적응증 확대와 주사제형 연구를 진행하면서 유럽과 북남미의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다.

염증성장질환치료제인 ‘DW2007’은 보건복지부 비임상과제를 마치고 임상2a상 임상시험용신약(Investigational New Drug, IND) 승인을 받았다. 이는 동물모델에서 기존 의약품에 비해 우월한 약효와 유효성분 약효 검증 등 염증지표 개선을 확인했고, 대장에만 국소로 작용해 효과와 부작용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동화약품의 주요 파이프라인. 출처=동화약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올해에만 3개 파이프라인의 임상 1상을 허가 받았다. 전북대학교병원에선 ‘DW2005’의 경구 투여시 약동학 특성과 안전성‧내약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 단회‧반복 투여 단계를 평가하고 있다.

비뇨기계 약물인 DW2005의 주성분은 ‘피페린(Piperine)’으로 후추과 식물의 열매에 들어있는 성분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임상1상을 하고 있는 ‘DW2008S’는 한약재인 ‘작상’이 주성분인 진통‧해열제 신약후보물질이다. 작상은 무릎꼬리풀과 식물인 쥐꼬리망초의 잎을 말린 것을 말한다. 이는 열을 내리고 통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은 국내 성인 남성 64명을 대상으로 용량별 투여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1상 전 동물실험에서 신체기관인 비장에서 세포의 비정상적인 과증식을 억제하고, 알레르기 염증을 유발하는 신호물질의 분비를 줄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겪는 기도 수축에 따른 호흡 곤란과 가래 배출에도 효과가 있는 것을 밝혀냈다.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임상1상이 진행 중인 ‘DW6009’는 지질혈증과 관상동맥을 치료하는 복합제로 주성분은 클로피도그렐이다. 이는 주로 뇌졸중, 심근경색, 말초동맥성질환이 있는 환자의 죽상동맥경화성 증상의 개선에 쓰인다. 동화약품이 개발 중인 DW6009는 죽상동맥경화 증상 개선과 고중성 지방을 낮추는 로수바스타틴을 추가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 감소 효과를 노렸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DW6009는 클리피도그렐과 로수바스타틴 복합제로 처음 시도되는 조합이다”면서 “둘다 심혈관 건강에 관계하는 성분이고 동맥경화를 교집합이 있는 만큼 복합제 개발 성공시 잠재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기초 스킨케어 브랜드 '활명' 런칭, 코스메틱 사업 점프 할까

천연물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의약품을 만드는 전문기업답게 동화약품은 활명수의 성분 중 엄선된 다섯 가지 생약성분으로 만든 기초 스킨케어 브랜드 ‘활명’을 출시했다. 이 성분은 외부 자극과 환경 오염에서 피부를 지키고 항산화 작용을 돕는다.

동화약품이 올해 5월 선보인 신제품은 총 5종으로 구성됐다. 생약성분 (WM1897-P5™)을 기본으로 홍삼 캡슐을 담아 피부 결을 가꿔주는 ‘안티 옥시던트 리쥬베네이팅 세럼’, 고함량 히알루론산으로 보습효과를 강화한 ‘이너글로우 모이스쳐라이징 세럼’, 레시틴이 함유돼 피부 생기 회복을 돕는 ‘리바이탈라이징 크림’, 세라마이드가 들어 있어 촉촉한 피부 유지에 효과가 있는 ‘하이드레이팅 크림’, 활명 향기(WM1897)가 담긴 ‘활명 클렌징 밤’이 출시됐다.

▲ 동화약품이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 '활명' 제품군. 출처=동화약품

동화약품은 또 스킨케어 브랜드 활명 신제품 출시와 함께 해외시장에서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올해 2월에는 ‘2018뉴욕패션위크’에서 미국 패션브랜드인 리버틴(Libertine)의 백스테이지 스킨케어 공식 파트너로 참가했고, 세계 최대 미용 박람회인 ‘2018 볼로냐 코스모프루프’에도 참가했다.

활명 브랜드는 6월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미용 박람회’에도 참여해 화장품 한류의 바람을 강화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 박람회에선 중국을 비롯, 많은 바이어들과 상담을 했다”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 진출과 확대를 위해 지속해서 해외 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윤현경 동화약품 상무는 “‘활명’은 대한민국 고유의 지혜와 아름다움에 현대 감각을 더해 탄생한 뷰티 브랜드로 피부가 지닌 고유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면서 “글로벌 패션위크와 해외 화장품 박람회 참가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