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아기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아토피피부염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 가운데 특히 12세 이하의 연령층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보험회사 중 영유아의 높은 아토피피부염 발병률을 보험 상품에 적용한 곳은 5곳에 불과했다.

이들 보험사는 어린이보험에 아토피피부염 관련 보장을 추가하고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자료: 국민건강보험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인구 10만 명 당 아토피피부염 환자수는 12세 이하에서 7685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13세부터 19세까지는 2868명으로 그 뒤를 이어 성인보다 아동과 청소년 층에서 아토피피부염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어린이보험의 한 관계자는 "아동, 청소년 시기에는 아직 신체의 발달이나 면역의 성숙이 완성된 상태가 아닌데다가 환경적인 노출, 음식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외부변화에 따라 아토피피부염이 많이 발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보험사 일부는 어린이보험에 아토피 관련 보장을 추가한 것이다.

아토피피부염 보장 어린이보험 5곳뿐

20일 기준 각 보험회사의 어린이보험을 살펴보면 농협생명과 미래에셋생명,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흥국화재에서 아토피피부염 관련 보장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 신한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하나생명, 라이나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흥국화재 등으로 총 17개사다.

17개사 중 겨우 5곳에서만 영유아의 아토피피부염을 심각하게 여겨 이를 상품에 적용한 것이다.

비급여 아토피 치료비 부담은 개인 몫

일단 아토피피부염은 실손의료보험을 통해 통원 치료비를 보장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미용적인 부분은 청구가 안 되기 때문에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추가 진료비에 따른 개인의 부담은 꽤 크다.

실제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한 아이의 부모는 "아이의 아토피 치료를 위해 적게는 한 달에 10만원에서 500만원 이상까지도 써 봤다"며 "병원의 치료 방법마다 비용에 큰 차이가 있고 비싸다"고 말했다.

자료: 국민건강보험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 질환의 진료비는 지난 2010년 645억원에서 2015년 704억원으로 9.2% 증가했다. 진료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010년 6만1193원에서 2015년 7만5414원으로 23.2% 늘어났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아토피피부염은 급여로 구분되는 부분도 있지만 비급여로 구분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 기준은 크게 질병의 치료인지 미용의 목적인지에 따라 나뉜다.

예를 들어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해 가려워 긁는 것에 대한 치료를 받는다면 급여로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해 긁어 피부의 색상이 검게 침착되거나 피부에 상처가 남아 레이저 시술이나 성형 수술이 필요하다면 이는 미용에 해당돼 비급여로 들어간다. 따라서 모든 치료비용은 개인 부담이다.

이처럼 비급여 처리된 아토피피부염 진료비의 경우 정확한 통계 자료를 구할 순 없지만 미용치료 성격의 진료비가 낮지 않은 것을 감안했을 때 아토피피부염에 따른 국민들의 진료비 지출 수준은 꽤 높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병원 의사의 진단 결과에 따라 급여 혹은 비급여로 구분되는데 비급여로 될 경우 개인 부담이 병원별, 치료별로 천차만별이라 국민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보험서 아토피 보장이 필요한 이유

아직 어린 아이들의 경우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만 치료받을 수는 없다. 이로 인해 상처 입거나 색이 변하는 등 변해버린 피부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비싼데도 불구하고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미용적인 치료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실손의료보험 외에 어린이보험의 경우 관련 보장이 필요하다는 게 아토피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목소리다.

현재 어린이보험을 통해 보험사가 제공하는 아토피피부염 보장을 살펴보면 명칭을 비롯해 규모, 조건 등이 모두 다르다. 공통점은 진단비나 입원일당을 제공함으로 가입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이다.

자료: 각 사

농협생명의 경우는 아토피피부염 관련 보장이 2개 존재한다. 중증아토피진단비와 환경성질환입원비 보장이다.

농협생명의 중증아토피진단비 보장은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진단 확정을 받고 OSI(Object SCORAD Index)점수가 40점 이상일 때 최초 1회에 한해 30만원을 지급한다.

환경성질환입원비는 환경성질환으로 진단 확정을 받고 그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4일 이상 계속 입원했을 때 3일 초과 입원 1일당 2만원을 제공한다. 입원 1회당 120일을 한도로 한다.

환경성질환이란 약관의 '환경성질환 분류표'에서 정한 질병으로 아토피와 앨러지성 비염, 천식, 급성 기관지염, 폐렴, 외부요인에 의한 폐질환, 중금속에 의한 질환 등을 말한다.

농협생명의 아토피피부염 관련 보장 두 가지는 중복으로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는 '아토피피부염·중이염·축농증 입원치료비'로 1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중이염·축농증'으로 진단 확정을 받고 그 '아토피피부염·중이염·축농증'의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1일 이상 입원한 경우 받을 수 있다. 1회 입원당 30일 한도로 1일 이상 입원 1일당 지급된다. 단 30세 계약해당일 전일까지만 보장된다.

삼성화재는 환경성질환 입원일당 명목으로 1일 이상 입원하면 1만원 혹은 2만원의 입원일당을 지급한다.

KB손해보험은 중증아토피진단비 보장을 제공하는데 아토피(중증)로 진단 확정을 받을 경우 최초 1회에 한해 가입금액을 제공한다. 가입금액의 범위는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다.

흥국화재도 중증아토피진단비를 아토피(중증)로 진단 확정 받은 경우 1회 제공한다. 보험금은 가입금액에 따라 다르며 범위는 1만원부터 50만원까지다.

아토피피부염의 중증 정도는 OSI점수를 기준으로 40점 이상일 때를 말한다. OSI는 Object SCORAD Index로 객관적으로 아토피 증상을 점수화한 것이다.

보험사의 한 어린이보험 관계자는 "아토피피부염 관련 보장은 판매한지 얼마 안 돼 고객들이 잘 모른다"며 "아직 판매 건수와 실제 보험금 지급 건수는 없거나 매우 적은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