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현대모비스가 순수 독자기술로 자율주행 차량용 단거리 레이더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데다 기존 수입품보다도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수입품이나 합자 개발품에 의존하지 않은 국내 순수 기술로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서 앞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이 등장할 전망이다.

▲ 현대모비스가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후측방 단거리 레이더.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독자 개발한 고해상도 단거리 레이더를 2020년부터 국내 완성차에 공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단거리 레이더는 후측방 충돌경고 시스템(BCW)이 적용되는 첨단 기술로, 주행 중인 차량을 뒤따라오는 뒤 차의 위치와 속도를 인식하고 위험상황을 알려 주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이다.

현대모비스의 레이더는 속도와 정확도가 기존보다 크게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해외 경쟁사 레이더 대비 속도는 2배,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최소 거리는 1.5배 이상으로 성능을 향상했다.

이러한 경쟁력을 갖춘 레이더를 순수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함에 따라, 그동안 해외 업체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에서 탈피해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현대모비스는 올해 안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레이더 4종을 모두 개발 완료할 예정이다. 고성능 전방 장거리 레이더 등은 독일 레이더 설계사 2곳과 협업해 개발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장거리 레이더 1종, 중거리 레이더 1종, 단거리 레이더 2종 등 총 4종의 자율주행 레이더 기술을 보유하게 된다. 자율주행 기술 중 탐지거리 부분 레이더의 모든 제품군에서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레이더를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양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레이더 부분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북미와 유럽의 소수 업체가 독점해 온 자율주행 센서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관련 제품의 수주 확대를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자율주행용 레이더 시장이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것도 긍정적이다.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의뢰한 바에 따르면 차량용 레이더 시장은 연평균 20% 가까이 성장하며, 오는 2023년 2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 자율주행 기술 시험가동 모습.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센서 포트폴리오 확대전략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레이더를 비롯한 카메라, 라이더 등 자율주행 센서기술을 모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제품별로 독자개발과 함께, 글로벌 전문협력사들과의 협업도 병행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의 센서 기술 개발과 함께, 현대모비스는 통신기술(V2X), 딥러닝 기반 센싱 등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 인공지능 기반 센서개발 스타트업인 스트라드비전에 8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모비스 DAS담당 그레고리 바라토프 상무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격과 성능을 갖춘 첨단 센서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할 것”이라며 “자율주행 레벨 최종 단계를 목표로 각종 센서정보를 통합하는 센서퓨전과 딥러닝 기반 영상인식 기술도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역량강화를 위해 현재 부품매출 대비 7% 수준인 연구개발 투자비를 2021년까지 10%로 늘리고, 이 중 50%를 자율주행 등 정보통신(ICT)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인력, 인프라 확대와 함께 글로벌 전문사와 기술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