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러시아 대형 국책은행 최고위 임원들이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을 방문한 사실이 20일 확인됐다. 배경에 시선이 집중된다.

빗썸은 지난 18일 러시아 가즈프롬뱅크의 올렉 왁스만 부회장, 예카테리나 프롤로비체바 부사장을 비롯해 가즈프롬뱅크의 전략적 파트너사인 디지털호라이존의 이리나 왁스만 매니징 디렉터, 러시안퀀텀센터(RQC) 루슬란 유느소프 최고경영자(CEO) 등 7명이 서울 강남구 빗썸 본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 가즈프롬뱅크가 빗썸을 방문하고 있다. 출처=빗썸

가즈프롬뱅크는 러시아 최대 에너지 국영기업 가즈프롬의 금융자회사로 러시아 3대 은행이다. 가즈프롬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과 긴밀히 연결됐으며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20%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가스 생산 업체다. 디지털호라이존은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이며, RQC는 세계적인 기초응용과학 연구센터로 최근에는 블록체인 등을 연구하고 있다.

가즈프롬뱅크는 허백영 대표 등 빗썸 관계자들을 만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부문 기술협력 등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왁스만 가즈프롬뱅크 부회장은 가상통화 거래소 설립 의지까지 보이며 운영과 거래시스템 구축 등 부문에서 빗썸에 협업을 제의했다. 가즈프롬뱅크는 스위스에서 가상통화 거래 시범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암호화폐를 활용한 사업을 모색 중이다.

빗썸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러시아 대형은행 고위급 인사들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다”며 “러시아 외에도 한국 암호화폐거래소 시스템과 운영방식에 대해 배우려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즈프롬뱅크와 협력으로 거래소 설립 이야기가 나오지만 한국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면서 "가즈프롬뱅크가 가상통화 거래소를 한국 외 시장에서 설립할 때 빗썸과 공동으로 가능성을 타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몽골 내각관방부 차관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빗썸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해외 정부와 기업들이 부쩍 빗썸을 많이 찾고 있다.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계가 침체기에 돌입한 상태에서 일발역전의 기회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