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알피지가 PC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로스트아크’를 11월 7일 정식 오픈한다고 발표했다. 이 게임은 여러 측면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7년이라는 긴 준비기간과 10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 초대작이다. 게임의 완성도도 세 차례의 비공개베타서비스(CBT)에서 유저들에게 합격점을 받을 정도로 높다.

특히 게임의 플랫폼이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모바일이 아닌 PC다. PC에서는 모바일에서 느낄 수 없는 방대한 스케일과 조작감, 빠른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하지만, 로스트아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스마일게이트 측의 ‘선을 넘지 않는 유료화 모델’ 선언이다. 지난 몇 년 새 MMORPG를 모바일로 즐기는 유저가 급증했다.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도 변했다. 게임 내 ‘자동사냥’으로 성장하는 기능에 익숙해졌고, 게임을 소비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 과정에서 모바일이 주도하는 MMORPG 시장에서는 몇 가지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돼왔다. 유저들은 개성 없는 ‘양산형’ 게임이 난무하고 과금 유도가 지나치다는 불만을 표시해왔다. 모바일은 PC에 비해 결제가 쉽고, 결제한도액이 사실상 없다. 게임 내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비중이 더 높다. 이 때문에 MMORPG는 ‘과금을 하지 않으면 못 즐기는 게임’으로 낙인 찍혔다.

게임 업체만 탓할 일은 아니다. 게임 내 결제는 사용자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며, 기업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건 자연스럽다. 문제는 그 정도에 있다. 유저들의 불만도 과금 유도를 ‘정도껏’ 하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 만큼 MMORPG 유저들은 로스트아크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가 게임 론칭 간담회에서 ‘선’을 넘지 않는 유료화 모델로 게임을 운영하겠다고 밝혀서다. 과금 영향이 게임 밸런스를 붕괴하거나 플레이의 제한을 주는 경우를 최소화하겠다는 설명이다. 그 예로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결제를 통해 캐릭터를 꾸미거나 좋은 아이템을 좀 더 빨리 얻을 수는 있지만 최고급 장비는 그렇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성장하는 콘텐츠 말고도 같은 레벨에서 추가로 즐길 수 있는 수평적 업데이트에 꾸준히 신경 쓰겠다고도 설명했다.

로스트아크는 많은 돈을 투자한 게임이다. 수익 측면에서 회사 측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선을 넘지 않는 과금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선 해외 진출도 필수적일 것이다. 우선 국내에서 많은 유저를 끌어들여야 한다.

기자는 론칭 간담회에 참석한 개발자들의 태도에서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잘 만든 게임과 건전한 운영으로 스마일게이트그룹 권혁빈 의장의 말처럼 로스트아크가 ‘트리플A MMORPG의 해법’을 제시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