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통의 중심, 1·4호선 환승역 ‘서울역’

대형 오피스 상권과 연결된 고가 서울로7017

주 5일 상권, 30·40대 유동인구 비율 가장 많아

노숙자들 대표적 아지트 이미지 강해 관리 시급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전국을 오가는 서울의 관문으로 서울역을 떠올릴 수 있다. 서울 교통의 중심지라고도 할 수 있는 서울역에는 1호선과 4호선, KTX(고속열차) 등 철도교통망과 약 80개의 버스노선이 지나는 버스환승센터가 있어 이를 이용하려는 인구로 항상 붐빈다.

서울역은 최초에 1900년 경인선의 서울 도심 구간 개통과 함께 경성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5년 뒤 남대문역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가 1923년 다시 경성역으로 바뀌었고 이후 광복 1년 뒤인 1946년 지금과 같은 ‘서울역’으로 최종 변경된 것이다. 서울역은 대한민국 철도의 시점이자 종점, 대한민국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서울역은 지난 2009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으로 구 서울역을 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하기 위한 복원공사를 시작하면서 방치 상태를 면했으며, 2012년 4월 2일 완공되어 ‘문화역서울284’로 이름이 바뀌었다. 현재 문화역서울284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연간 운영체계를 확정하고 예술감독을 공모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역 주변에는 대형 오피스 빌딩들이 밀집돼 있어 오피스 상권의 특징도 보인다. 주말보다는 평일이 더욱 붐비는 상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서울역 민자역사에 입점한 쇼핑몰과 서울역 고가공원(서울로7017) 개장 이후 핫(Hot)해진 중림로 상권 등이 서울역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대형오피스 상권과 연결된 고가 서울로7017

서울역은 대형 오피스 밀집 지역으로 사무실 종사자들의 소비 성향이 강하다. 서울역 8, 9번 출구 방면 서울스퀘어 빌딩을 시작으로 서울시티타워, 메트로타워, 게이트웨이타워 등 대기업 빌딩이 밀집되어 있어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산업화 시대를 상징해온 서울역 고가도로는 2014년 박원순 시장의 지방선거 공약 중 하나로 2017년 5월 20일 공원화되어 새롭게 개장됐다. ‘서울로7017’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바뀐 이 길은 과거 45년간 자동차 도로로 이용됐지만 지금은 보행길에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공중정원으로 탈바꿈해 시민들이 발걸음하고 있다.

서울로는 서울을 대표하는 사람길과 서울로 향하는 길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7017의 ‘70’은 서울역 고가가 만들어진 1970년을, ‘17’은 공원화 사업이 완료된 2017년과 17개의 사람길, 그리고 고가차도의 높이인 17m의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다.

현재 서울로7017에 연결통로로 이어진 빌딩은 대우재단빌딩과 호텔마누 2곳이다. 빌딩 내부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면서 음식점, 카페, 베이커리, 편의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서울로7017과 연결되어 영업 중이고 서울로를 따라 이어진 길에 베이커리, 카페 등이 있다.

오피스빌딩 지하층의 경우 상가들이 몰려있는데 대부분의 식당과 판매시설로 구성돼 있다. 8, 9번 출구방향 S빌딩 지하 1층의 경우 월 임대료가 위치에 따라 3.3㎡당 10만~20만원 선이고, 보증금 3.3㎡당 150~300만원 선으로 월세금액의 15배 정도가 보증금이다. 여기에 관리비 3.3㎡당 3만5000원 선이다. 전용면적 66㎡ 기준으로 하면 보증금은 5000만~6000만원대, 월세는 300만~400만원 수준이고 권리금은 없다.

 

특히 식사 후에는 후식으로 음료 구매가 이어져 커피 전문점이 성황을 이룬다. 야간에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회식을 하거나 개별적으로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상권이 형성된 지 오래되었고 직장인 수요층이 많기 때문에 식사와 술을 겸할 수 있는 한식, 고기집 등의 비중이 높다.

서울로와 빌딩 연결통로는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산책 통로뿐 아니라 문화공간 기능도 있다. 현재 서울로에서는 매달 서울365 패션쇼 및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문화공연 행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로 내 버스킹 프리존 6곳을 만들고 온라인으로 공연 신청을 받고 있다.

 

◇서울역 롯데마트·아울렛 외국인 관광객 눈길

서울역 민자역사에는 현재 롯데마트와 롯데아울렛이 입점돼 있다. 과거 서울역사 개장 당시 한화그룹 계열의 갤러리아백화점 콩코스점이 신 서울역 민자역사 개업과 함께 입점했으나 영업 부진으로 폐점하고, 대신 그 자리를 롯데쇼핑이 임대해 운영 중이다.

 

서울역사와 연결된 롯데마트, 롯데아울렛은 서울역 상권의 중심부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서울역은 경기권이나 인근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의 유동인구를 형성하고 있고 차량을 통해 인근 거주자들이 대형할인점인 롯데마트로 유입되는 흐름을 보인다. 인근에 있는 중림동 사이버빌리지(712세대), 경희궁자이(1148세대), 서울역센트럴자이(1341세대),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세대) 등 대단지의 수요층이 대표적이다.

롯데마트는 개장 후 꾸준한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다. 특히 전국 120개 롯데마트 점포 중 매출 1~2위 점포인 서울역점은 중국인과 일본인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높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드여파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졌지만 그 자리를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채우고 있다.

쇼핑을 하다 보면 점원들이 일본어·중국어를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다 보니 외국인 계산대가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한국 로컬마트를 좋아해 방문하고 싶어 하며,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튜브를 통해 한국 음식을 경험하고 마트에 찾아오는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민자역사 내 롯데마트와 롯데아울렛은 앞으로의 운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아울렛은 민자역사에 입점해 있는데, 정부는 지난해 말 30년의 점용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서울역과 영등포역, 동인천역 등 민자역사 3곳에 대해 국가귀속 방침을 밝혔다. 해당 역사에서 영업 중인 영세상인들의 피해가 우려되어 1~2년 임시사용허가 방침을 발표해 현재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서울역 상권 인구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30대 유동인구가 21.2%로 연령별 비율 중 가장 높았고 40대가 20.4%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20대는 19%, 60대 18.1% 50대 17.7%로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요일별 유동인구를 살펴보면 금요일에 16.2%로 유동인구가 가장 많았으며 나머지 요일도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대부분 직장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일요일에 유동인구가 11%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확대되는 서울역 상권… 중림로 이슈

서울역 상권은 지난해 오픈한 서울로7017로 인해 주춤하던 상권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당초 기대효과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중 주목할 만한 곳은 서울역 뒤편에 보이는 실로암 찜질방부터 2호선 충정로역까지 이어진 골목길 일명 ‘중림로’다.

중림로는 서울로7017과 연결되면서 유동인구가 증가해 최근에는 경리단길과 중림로의 합성어인 ‘중리단길’이라는 별명까지 붙으며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중림로를 따라 2호선 충정로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독특한 인테리어를 접목한 레스토랑, 고깃집, 미용실 등을 볼 수 있다.

 

서울로7017과 이어진 중림충정코스는 서울역-염천교-약현성당-성요셉아파트-이명래 고약방-충정각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최근 데이트 스팟으로 SNS에 소문난 약현성당은 1891년 서소문이 내려다 보이는 약현이라는 언덕 위에 세워진 성당으로, 명동성당에서 분리되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본당이다. 젊은 세대가 SNS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중림로 상권도 확장되는 추세다.

또한 서울역사 주변은 수많은 버스노선과 지하철을 통한 이동이 편리하고 도보로 남대문시장, 숙대입구와도 접근성이 좋아 상권이 발달하기 좋은 지리적 이점을 지녔다.

서울역사 뒤편 서소문 역사공원(2018년 하반기 완공 예정) 방면의 ‘청파로’도 서울로7017 개장 이후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 그중 중림동 삼거리에 있는 호수집은 닭도리탕, 닭꼬치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해 항상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역사에 있는 토끼정, 계절밥상은 항상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구 서울역 뒤편 서부교차로 인근 상가의 경우 전용면적 66㎡ 1층 기준 보증금이 4000만~5000만원, 월세가 200만~300만원가량이며 권리금은 5000만~8000만원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서울역 인근 상권의 매출통계 자료를 보면 스포츠(월평균매출 7857만원), 소매(월평균매출 4937만원), 음식(월평균매출 3032만원), 숙박(월평균매출 1464만원), 관광·여가·오락(월평균매출 1158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개장한 지 1년 된 서울로7017은 서울역 일대의 중심으로 도약했다. 서울역·중림동·만리동·남대문시장 등을 잇는 보행 네트워크 중심축 기능이 강화되었으며 다채로운 문화활동과 식물이 있는 공원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역 주변에는 버려진 쓰레기와 노숙자들까지 많아 청결한 주변환경 조성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과거보다 편리해졌지만 공원보다는 사람들이 사실상 길을 건너는 고가로서 이용하고 있다”면서 “여름과 겨울철에는 더위와 추위 때문에 방문객이 줄어 사계절 편차도 커, 상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당초 계획보다는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역 상권은 분산돼 있는 형태를 띤다. 한 곳에 모여 있는 상권이 아니다 보니 서울역에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권역별 꼼꼼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서울역사 인근 빌딩의 경우 이미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성업 중이며, 중림동 역시 비슷한 추세이기 때문에 개인 창업자라면 인근 입점 업종을 꼼꼼히 고려해 창업을 준비해야 한다.

서울역 상권에 창업을 고민 중이라면 직장인들을 상대로 주간, 야간 영업을 할 수 있는 업종과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오피스를 배후로 둔 주 5일 상권이기 때문에 가격대가 있으면서 테이블 회전이 빠른 아이템을 선정해야 창업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