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김동규, 전현수, 박자연 기자] 방탄소년단(이하 BTS)은 음악 콘텐츠 생산자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마치 하나의 콘텐츠로도 여겨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홍보 마케팅 전략에 활용되고 있다. BTS의 인지도가 반영된 마케팅은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소비자들이 더 친근하게 접근하도록 만드는 가교 역할을 하면서 점점 더 넓은 마케팅 영역에서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이 직접 참여했거나 그들의 인지도와 이미지가 활용된 소비 영역의 마케팅 사례들은 어떤 것이 있었으며, 그 시도들은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 출처= 라인프렌즈

스토리가 있는 캐릭터 라인프렌즈 ‘BT21’

‘BT21’은 BTS 멤버들의 다분한 예술적 재능이 반영된 캐릭터 콘텐츠 브랜드다. 일찍이 BTS의 다양한 재능을 눈여겨본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부문 계열사인 라인프렌즈는 2016년 BTS와 손을 잡았다. 라인프렌즈는 특정 아티스트나 엔터테이너의 겉모습이나 특징을 본떠 전문 디자이너가 캐릭터를 만드는 통상의 콘텐츠 제작방식과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캐릭터들을 하나로 엮는 스토리 구성과 디자인, 성격, 관련 제품기획 등 캐릭터를 브랜드로 만드는 모든 과정에 BTS 멤버들이 직접 참여했다.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성격이 반영된 8종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브랜드가 라인프렌즈의 ‘BT21’이다.

▲ 출처= 라인프렌즈

BT21은 2017년 9월 28일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이모티콘 스티커로 처음 공개됐다. 이 스티커는 처음 공개된 해에만 230개국 3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다. 동시에 트위터 노출량은 4억500만회를 돌파했고 BT21 공식 SNS 계정 팔로워와 구독자 수는 1600만명을 넘어선다.

이에 라인프렌즈는 BT21 캐릭터의 활용 확대를 결정하고 지난해 12월 BT21 캐릭터 상품들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후 BT21은 의류, 인테리어, 문구류 등 다양한 소비재에 적용되며 인기를 끌고, 이 제품들은 국내 팬들에게 폭발적 호응을 얻으며 일부 제품은 한동안 ‘품절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BT21의 인기를 우리나라를 넘어선다. 2017년 12월 뉴욕 타임스퀘어 스토어에 BT21 캐릭터 제품 최초 공개 당일에는 하루에 3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가 하면 지난 3월 일본 하라주쿠 라인 스토어 BT21 론칭 당일에는 1만5000명, 그리고 7월 문을 연 LA 할리우드 팝업스토어 개점일 다음날 이틀 동안에는 약 1만6000명의 방문객들이 다녀가 상품들을 ‘싹쓸이’해갔다.

▲ 라인프렌즈 LA 할리우드 팝업스토어의 BT21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고객들. 출처= 라인프렌즈

현재 BT21 캐릭터 제품은 아마존 글로벌 라인프렌즈 브랜드몰과 라인프렌즈 홍콩 APM몰점, 일본 하라주쿠점, 대만 A11점, LA 할리우드 팝업 스토어, 이태원·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 명동점, 홍대점 등 국내외 수많은 유통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BT21 캐릭터 상품은 BTS의 빌보드 차트 1위 소식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판매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BT21 관련 상품은 일본, 홍콩, 대만, 태국, 미국과 더불어 앞으로 더 많은 국가의 라인스토어 온라인·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 ‘BTS’로 1020세대 공략

LG전자는 BTS를 자사의 대표 스마트폰인 ‘LG G7 씽큐’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LG전자는 지난 5일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열린 BTS월드투어 콘서트에 BTS 스튜디오를 운영했다. BTS 스튜디오에는 LG전자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과 가상공간에서 BTS멤버들과 함께 촬영할 수 있는 포토·영상부스가 설치됐다.

또 BTS 콘텐츠를 느낄 수 있는 스마트폰인 ‘LG Q7 BTS 에디션’도 예약 판매를 마쳤다. 이 제품은 한정판으로 제품 후면과 이어폰, 충전기 등에 BTS의 로고를 적용했다. 또 멤버들이 직접 쓴 글씨로 만든 이모티콘, 멤버의 사진이 매일 랜덤으로 바뀌는 월페이퍼, 육성 벨소리 등 다양한 BTS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LG전자 스마트폰 모델 BTS. 출처=LG전자

LG전자의 스마트폰 ‘LG G7 씽큐’의 TV CF도 BTS 덕분에 큰 인기몰이를 했다. LG전자는 지난 6월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통해 공개한 BTS의 동영상 광고들이 50일 만에 총 1억5000만뷰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1초에 약 35명이 이 광고를 클릭한 셈이다.

LG전자는 5월 초 G7 씽큐의 핵심 기능을 소개하는 11개 버전의 광고영상을 공개했다. BTS는 붐박스 스피커, 슈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 AI(인공지능)카메라, 초광각 카메라, 원거리 음성인식, 구글 렌즈 등 제품의 차별화된 기능을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LG전자는 G7 씽큐뿐만 아니라 작년과 올해 회사가 출시한 모든 스마트폰 고객들이 BTS의 테마 배경화면을 내려받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BTS의 개성 있는 사진과 독특한 아이콘 등이 포함돼 있어 스마트폰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BTS 홍보효과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면서 “당장 매출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BTS의 주된 팬층인 10대부터 20대까지 젊은 층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카콜라 ‘BTS’로 탄산 매출 쑥쑥

올 4월 BTS를 러시아 월드컵 캠페인 모델로 발탁했던 코카콜라는 현재까지도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컵이 끝난 후 7월에는 ‘BTS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했다. 스페셜 패키지는 글로벌 아이돌 BTS 멤버들의 이미지를 코카콜라 고유의 병 디자인인 ‘컨투어 보틀’에 적용해 선보였다. 8월에는 BTS 멤버 ‘뷔’와 평소 절친한 사이인 배우 박보검과의 광고 현장 미공개 화보까지 공개해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 방탄소년단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 코카콜라 '스페셜 패키지' 보틀 음료. 출처=코카콜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올해 탄산음료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 1위인 코카콜라 매출도 평균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탄산음료시장 규모는 564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카콜라의 탄산음료 매출은 268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1% 증가해 전체 증가율보다 2배 높았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페트와 캔 제품으로 먼저 출시됐던 BTS 스페셜 패키지에 대한 짜릿한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이번에는 고유의 컨투어 보틀을 활용한 스페셜 패키지를 선보였다”면서 “BTS와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있고, 추후에도 관련 마케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출처= 넷마블

게임으로 탄생한 BTS, 브랜드 효과 ‘막강’

게임 업체 달콤소프트는 지난 1월 BTS를 활용한 리듬게임 ‘슈퍼스타BTS’를 한국, 동남아 등에 출시했다. 이 게임은 출시 후 두 달 만에 누적 다운로드 500만건을 돌파하는 등 방탄소년단 팬덤의 위력을 보여줬다.

슈퍼스타 BTS는 지난 3월 미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달콤소프트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진출 이후 해외 다른 나라에서도 출시 요청이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한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22개 나라에서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달콤소프트는 이달 슈퍼스타BTS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내 중소게임사에서 출시한 게임인데도 해외 다운로드 수가 1000만건을 넘어간 건 BTS 자체 브랜드의 힘이 주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슈퍼스타 BTS는 올해 안으로 중동 등 다른 해외 지역에까지 출시될 예정이다.

넷마블이 출시를 앞둔 기대작 중에도 BTS 브랜드를 활용한 게임이 있다. ‘BTS 월드’다. 이 게임은 BTS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장르이며, 1만장 이상의 독점 화보와 100개 이상의 스토리 영상이 게임에 담길 예정이다.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다음해 상반기 정도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최근 BTS의 인지도가 더욱 높아진 만큼 이 게임에도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