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박자연 기자]

“인터내셔널 슈퍼스타란 말로도 부족한 팀”

2017년 제59회 그래미상 최우수 댄스 레코딩상을 받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lectronic Dance Music) 작·편곡의 실력자인 뮤지션 듀오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는 미국의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 참석한 방탄소년단에 대해 이와 같이 소개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은 2012년 9월 ‘빌보드 차트 핫 100’ 2위에 올라 한국 가수 최고의 빌보드 순위로 기록됐다. 당시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에 말춤 신드롬을 일으키며 약 1조원의 직간접 경제효과를 발생시킨 것으로 평가됐다.

방탄소년단은 음반에 수록된 한 곡의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차트 핫 100’이 아닌, 여러 곡이 수록된 음반의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200’에 자신들의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 전체를 1위에 올렸다.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의 경제 가치는 싸이를 훨씬 뛰어넘는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총알을 막아내는 ‘방탄조끼’처럼 10대에 대한 모든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겠다”는 슬로건을 앞세운 7명의 소년(RM·슈가·진·제이홉·지민·뷔·정국)은 방탄소년단(防彈少年團, Bulletproof Boys 줄여서 BTS)이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6월 작곡가 방시혁이 이끈 기획으로 탄생한 프로젝트 K-POP 그룹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K-POP 보이그룹 중 하나였던 방탄소년단은 다른 팀들과 차별된 콘셉트와 매력을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그들은 한동안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글로벌 한류 열풍을 되살린 주역이 돼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이에 방탄소년단이 보여주는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 아티스트 재능 그리고 팬들과 소통하는 방법 등 그들의 모든 행보는 그들이 속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넘어서서 기업 경영과 마케팅 전략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는 제3세대 K-POP 열풍을 이끄는 선두 주자이자, 전 세계의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일군 성과들과 경제, 산업적 가치에 대해 집중 탐구를 해보고자 한다. 

WHO IS BTS, WHY BTS?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요즘 제일 ‘핫한’ 남자 아이돌 그룹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부분 방탄소년단(이하 BTS)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렇듯 BTS는 2013년 ‘No More Dream’이란 곡으로 데뷔한 지 5년 만에 국내뿐만 아니라 빌보드 차트 1위로 미국 음반시장을 접수했다.

▲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프로필.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가장 최근인 8월 발매한 <LOVE YOURSELF 結 ‘Answer’>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해만 해도 5월 이후 빌보드 차트 1위에 두 번이나 오른 것이다. 타이틀곡 ‘아이돌’(IDOL) 공식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24시간 만에 조회수 5600만 회를 넘겼다. 이는 미국의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닌 24시간 최대 조회수를 갈아치운 기록이다. 이렇듯 세계는 현재 BTS에 열광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수많은 그룹 중 BTS일까? BTS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그들이 각광받는 이유를 조명해봤다.

빌보드 1위 가수 ‘BTS’

BTS가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5년에 출시한 세 번째 미니앨범 <화양연화 pt.1>과 네 번째 미니 앨범 <화양연화 pt.2>이 ‘빌보드 200’에 171위로 첫 진입하면서부터다. 그 당시 SNS 트위터는 대한민국에서 290만뷰로 가장 많이 리트윗된 골든 트윗으로 BTS를 선정했다. 2016년에는 화양연화 시리즈를 완결짓는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를 발매하고 빌보드 차트 107위를 차지하며 빌보드 차트 2연속 진입으로 그 입지를 다졌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BTS는 539만여건의 리트윗을 기록하고 ‘한 달간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리트윗된 아티스트’로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방탄소년단의 SNS 파급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화양연화 시리즈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105만장에 이르는 판매량을 달성했다. 그야말로 방탄소년단은 앨범명 ‘화양연화’처럼 가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을 맞이했다.

BTS의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는 2016년 10월 공개한 정규 2집 <WINGS>다. 이 앨범은 선주문 50만장을 기록하며 두 달간 총 75만장의 판매로 가온차트(국내 최초 대중음악 차트) 집계 사상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빌보드 200’에서는 최고 26위까지 오른 이 기록은 한국 가수 중 최고 기록이며 아시아 가수 중 두 번째에 해당한다. 음반 기준으로 보면 3연속 빌보드 차트 진입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2017년 5월에는 미국의 최대 음악 시상식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공식 초청을 받아 K-Pop 그룹 최초로 시상식에 참석해 저스틴 비버, 셀레나 고메즈, 아리아나 그란데를 제치고 톱 소셜 아티스트상 부문을 수상했다. 특히 9월 발매한 다섯 번째 미니앨범 <Love Yourself 承 ‘Her’>은 출시 이후 13일 만에 12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타이틀 곡 ‘DNA’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빌보드 핫 100’에서 85위로 진입하며 BTS의 첫 번째 핫 100 진입에 성공한 곡이다. 이후 일주일 만에 67위로 순위가 상승해 K-Pop 그룹 최고 순위를 갱신했다. 이는 한국 가수 최초로 5개 앨범이 연속 ‘빌보드 200’ 차트에 오른 기록이며, 한국 가수 최초로 4주 연속 빌보드 핫 100과 빌보드 200에 동시에 올랐다.

2018년 5월 발매한 정규 3집 <LOVE YOURSELF 轉 ‘Tear’>로 BTS는 ‘빌보드 200’에서 1위로 진입하는 대기록을 세웠는데, 영어 이외의 언어로 된 음반이 해당 차트에서 1위에 오른 것은 2006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타이틀 곡 ‘FAKE LOVE’의 MV는 공개된 지 5시간 만에 1000만 조회수를 돌파했고, 9일 만에 1억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는 방탄소년단 뮤직 비디오 조회수 사상 최단 시간 기록이다.

5월 미국 NBC에서 생중계된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퍼포머 가수로 참석해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이날 BTS는 ‘FAKE LOVE’ 무대를 전 세계에 최초 공개했고, 아시아 가수가 빌보드 뮤직 어워드 컴백 무대에 선 것은 처음이었다.

이후 최근 8월에 발매된 <LOVE YOURSELF 結 ‘Answer’>로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고, 두 번째로 ‘빌보드 200’에서 1위에 올랐다. 포브스는 “한 그룹이 12달 안에 ‘빌보드 200’ 1위를 두 번 하기는 2014년 영국 그룹 원디렉션 이후 처음”이라면서 “특히 BTS는 <LOVE YOURSELF 轉 ‘Tear’> 이후 석 달 만에 신곡을 냈음에도 성공을 거둬 인상 깊다”고 진단했다.

▲ 숫자로 보는 방탄소년단의 기록. 출처=위키피디아

그들이 해외에서 더 ‘뜨거운’ 이유

BTS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온라인에서부터 시작됐다. BTS는 꾸준히 SNS으로 해외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했다. 신비주의 콘셉트를 추구하는 다른 K-Pop 아이돌과 달리 방탄소년단은 각 멤버가 개인방송 콘텐츠를 제공한 것이다. 익명의 AMRY(공식팬클럽)는 “SNS와 개인방송 등 팬과의 소통을 통한 방탄소년단의 마케팅 전략이 해외에서 먹힌 것 같다”면서 “한국 아이돌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기 위해선 실력도 중요하지만 팬들은 무엇보다 멤버와의 꾸준한 소통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그들의 음악은 다른 한국 아이돌 가수의 음악보다 서구의 음악팬에게 친숙하다는 것이 콘텐츠 업계의 평가다. BTS의 음악이 90년대 정통 힙합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해외의 팬들은 “방탄소년단 멤버처럼 영어 랩을 잘 구사하는 K-Pop 아이돌은 드물다”면서 “방탄소년단 음악은 미국인이 들어도 위화감이 없다”며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형식의 뮤직비디오도 BTS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끄는 이유로 꼽혔다. 그들의 뮤직비디오에는 전 세계 10대, 20대들이 고민하는 많은 것들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BTS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뮤직비디오로 화려한 비주얼과 강렬한 퍼포먼스가 강조된 다른 K-Pop 그룹의 뮤직비디오와는 다른 친숙함으로 다가갔다. 이 때문에 BTS의 뮤직비디오는 국내를 넘어 해외의 팬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K-Pop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도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공감한 것은, 세계인의 대중적인 기호가 무엇인지 알고 그 접점을 만들어낸다면 언어의 장벽을 허물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