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제약사 엘러간이 기술수입한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노톡스'를 연구개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출처=메디톡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글로벌 제약사 엘러간이 보톡스 제품 라인업 중 하나로 국내 제약사 메디톡스로부터 기술 수입한 액상형 보톡스 ‘이노톡스’를 5년만에 본격 개발키로 했다. 이에따라 메디톡스 임상이 완료되고 판매승인 될 경우 기술 로열티 수입이 기대된다. 또한 지난 5년간 지지부진한 개발로 메디톡스 제품력에 대해 커졌던 불확실성이 해소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엘러간은 보툴리눔 톡신 미국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보톡스’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보톨리눔 톡신을 지칭하는 ‘보톡스’는 엘러간의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제품명이다.

엘러간은 14일(현지시간) 의학연구의날(Medical Aesthetics Day)을 개최하고 사업계획과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등을 발표했다. 엘러간은 이날 보톡스 제품군을 확충해 미국 시장의 입지를 더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를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인 에볼루스, 레반스 테라퓨틱스 등 경쟁사들에 대한 견제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엘러간은 이날 보톡스 제품군 중 하나로 메디톡스로부터 도입한 액상형 보톡스인 ‘이노톡스(미국명 니보보툴리눔톡신A, NivobotA)’ 개발계획을 밝혔다. 이노톡스의 주요 적응증은 미간주름과 눈가주름이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2022년에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러간이 이노톡스의 개발계획을 구체화한 것은 2013년 9월 기술을 이전 받은 후 5년 만이다. 당시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브랜드 '메디톡신'은 한류 열풍이 불면서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 약 60여개 국가에 수출됐다. 보툴리눔 톡신 제형 확대를 원한 엘러간은 동물성 성분을 배제한 제조공정으로 세계 최초로 액상제형 개발한 메디톡스의 기술을 수입했다.

엘러간의 발표대로 2022년에 이노톡스가 판매승인을 받기 위한 임상3상은 예상대로 올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진흥국 애널리스트는 “올해 5월 이노톡스 임상샘플이 엘러간으로 전달된 것을 파악했다”면서 “올해 하반기 엘러간의 이노톡스 임상3상 개시 가능성을 예측했다”면서 “메디톡스의 기술수출 이후 5년 동안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못한 이노톡스의 임상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이노톡스의 상업화 계획이 발표되지 않자 엘러간의 기술도입은 메디톡스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여겨져 왔다. 메디톡스가 미국 제약사인 엘러간에 이노톡스를 기술수출하면서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엘러간이 연구개발(R&D) 계획을 발표하면서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의 출시 계획을 공식 언급하자, 관련 불확실성은 해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엘러간이 1억9500만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형태의 보툴리눔 톡신을 개발하고 있는 잠재 경쟁사 바이오기업 본티(Bonti)를 인수한 것도 엘러간의 미국 시장 점유율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본티가 개발하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은 ‘BoNT/E’ 두 제품으로 시술한 후 24시간 내에 효능이 발생해 2~4주간 지속된다는 특징이 있다. 앨러간은 이 제품으로 보톡스를 경험해보지 못하거나 짧은 기간 효과를 누리고 싶은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 글로벌 제약사 엘러간은 2025년까지 안면주사제 시장이 두 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엘러간

앨러간은 지난해 약 38억달러로 설정한 매출목표를 2025년까지 연평균 8%~10% 증가한 70억달러~80억달러로 정했다. 보톡스를 포함한 안면주사제 제품의 시장 침투율이 전 세계 7%로 추정되지만 영업환경이 우호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어 2025년까지 13%에 이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엘러간의 안면주사제는 보톡스, 필러, 지방분해기기 등이 있다.

엘러간이 이노톡스 개발을 진행해 임상 등에 성공하면, 기술개발 단계에 따라 계약금을 받는 마일스톤 방식으로 기술수출한 메디톡스는 약 3898억원에 이르는 계약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엘러간이 공식으로 이노톡스의 상업화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메디톡스는 이후 관련 제제의 개발과 출시에 적극 협력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