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 MMORPG 로스트아크가 오는 11월7일 오픈배타서비스를 시작한다. 출처=스마일게이트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자리를 굳혀가는 가운데 그야말로 오랜만에 블록버스터급 PC게임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게임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그 주인공은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PC MMORPG 대작 ‘로스트아크’다. 출시 일정이 11월 7일로 결정됐다. 이 게임은 약 7년간 개발을 이어왔고, 들어간 개발비만 1000억원 수준이다. '대작'이라 할만하다. 로스트아크가 모바일 게임이 주류인 게임시장에서 다시한번 PC게임의 새 역사를 써내려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년 간 PC MMORPG가 종종 출시되긴 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진 못했다. 지난 2014년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 출시 당시 큰주목과 성과를 거뒀고, 그 이후로는 이번에 출시를 예고한 로스트아크가 기대주다. 

로스트아크는 PC온라인 MMORPG이며, 혼자서 다수의 적을 공격하는 핵앤슬러시 방식의 전투 콘텐츠와 동서양을 아우르는 세계관, 항해를 통해 다양한 섬을 탐험하는 모험, 방대한 스케일 등이 특징이다. 

앞서 로스트아크는 총 3번의 비공개베타서비스(CBT)를 했으며 테스트마다 유저들의 호평을 받으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스토리와 타격감 등이 특히 강점으로 꼽혔다. 

다만, 우려도 있다. 로스트아크를 개발하기 시작한 7년 전과 지금은 유저들이 주로 게임을 즐기는 플랫폼, 게임 방식 등이 많이 바뀌었다. PC게임보다는 모바일 게임에 많이 몰리는 편이고, 천천히 즐기는 게임보다는 빠른 이동과 성장에 익숙해졌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로스트아크가 완성도 높은 게임성으로 PC MMORPG의 전성기를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17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로스트아크의 출시일을 오는 11월 7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사전예약은 11월 5일까지다. 

이날 스마일게이트그룹 권혁빈 의장은 환영사에서 “4년 전에도 이 게임으로 인사를 드렸는데(2014 지스타) 그간 많은 감정이 오고 갔고 불안감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로스트아크가 트리플A MMORPG의 해법을 제시할 거라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 로스트아크 론칭 쇼케이스에서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의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대세’ 거스를 수 있을까

지난 2016년 12월 넷마블이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선보이며 모바일 MMORPG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다. 게임은 흥행했고 넷마블은 많은 돈을 벌었다. 당시 모바일 게임은 대부분 캐주얼 장르였던 기존의 틀을 깨고 모바일에서도 MMORPG가 먹힌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그 이후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이 연달아 나오며 PC MMORPG 유저들을 모바일로 빨아들였다. 플랫폼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며 게임의 트렌드도 함께 변했다. 

우선 게임에 ‘자동사냥’이 탑재됐다. 이용자가 별다른 조작을 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사냥을 하고 성장했다. 다른 일을하면서 게임을 하는 게 가능해졌다. ‘가챠 상품(확률형 아이템)’의 비중도 좀더 늘었다. 뽑기를 통해 좋은 장비를 얻고 캐릭터를 키우는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

게임진행 속도도 빨라졌다. 과거 PC MMORPG 유저들 사이에선 ‘노가다’라는 말을 심심찮게 사용했는데,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몬스터 사냥에 열중한다는 말이다. 그들은 게임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동을 투입했다. 반면 모바일 MMORPG 게임들은 레벨업, 캐릭터 이동 속도 등 전체적으로 진행이 훨씬 빠르다. 

모바일 화면이 답답한 유저는 별도 프로그램을 통해 PC에서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모바일 게임이지만 PC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다.

한 마디로 MMORPG를 플레이하는 게 편해졌다.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켤 수 있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캐릭터가 알아서 성장한다. 성장 속도도 빠르다. 

로스트아크는 모바일 게임 시대에 MMORPG 유저들을 다시 컴퓨터 앞에 앉혀야한다는 특명을 받은 셈이다. 인터넷상에선 CBT를 경험한 유저들의 호평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갓겜’이라는 말도 보이고, 이 게임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유저들도 꽤 많다. 스토리, 콘텐츠 등 게임성은 어느정도 입증했다는 게 유저들의 중론이다. 론칭을 발표한 이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는 ‘로스트아크’가 1위에 올랐다. 이 게임의 행보에 따라 컴퓨터가 MMORPG의 무덤이 될지, 또는 여전히 건재한 플랫폼이될지 결정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C MMORPG만이 할 수 있는 것 보여주겠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지원길 대표이사는 이날 발표에서 “PC MMORPG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 대표는 로스트아크를 통해 PC MMORPG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선보이겠다고 설명했다.

▲ 로스트아크는 PC MMORPG만의 강점을 이용해 나아가겠다는 방침이다. 출처=스마일게이트
▲ 모바일 MMORPG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는 로스트아크. 출처=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로스트아크가 갈 길로 고급조작감, 능동적인 게임성, 방대한 게임 스케일, 빠른 업데이트, 방대하고 다양한 콘텐츠 구성, 단절되지 않은 오픈 월드 등을 제시했다.

로스트아크에는 자동이동 기능을 넣지 않았다. 쉽고 편리한 콘텐츠 말고도 극복해야 할 어려운 콘텐츠를 많이 넣었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유저들과 함께 즐기는 콘텐츠에 힘을 실었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유저들의 개별 성향에 따라 혼자서, 소수로, 대규모로 하는 콘텐츠 모두를 즐길 수 있게 신경 썼다고 한다. 콘텐츠가 편중되지 않고 다양하다는 말이다. 

이 게임의 또 하나의 특징은 퀄리티 높은 OST다. 음악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지원길 대표이사는 “게임에서 멜로디가 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유저들의 감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아티스트를 찾다 ‘브라이언 타일러’와 작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타일러는 영화 ‘분노의 질주’, ‘어벤져스’, 게임 ‘콜 오브 듀티’, ‘어쌔신 크리드’ 등 음악 작업에 참여한 유명 아티스트다. 

▲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 아크에서 과도한 과금으로 인한 밸런스 붕괴, 플레이 제한, 노력의 무의미함 등의 문제를 발생하지 않게 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출처=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게임 내에서 강해지지 않아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이에 더 강한 던전, 강한 무기 같은 수직적 업데이트 말고도 성장을 하지 않아도 추가로 즐길 수 있는 수평적 업데이트에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 부분에서도 꾸준히 리뉴얼을 하며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운영에 많은 신경을 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료화 모델은 ‘선’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 게임에는 부분 유료 아이템이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과도한 유료화 모델로 게임 내 밸런스를 붕괴한다거나, 플레이를 제한한다거나, 노력을 헛되이게 한다거나 하는 일은 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그 예로 결제를 통해 좋은 아이템을 좀더 빨리 얻을 수는 있지만 최고급 아이템은 그럴 수 없는 점, 던전을 몇 번 더 갈 수는 있지만 밸런스의 선을 넘는 횟수는 제공하지 않는 점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