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는 ‘더 좋은 생각을 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충전하고, 더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8시간을 잔다’고 말했다.   출처= Entrepreneur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오전 10시 이전에는 회의 일정을 잡지 않는다. 그는 “나는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 신문을 읽고, 커피를 마시고, 아이들과 함께 아침을 먹으며 빈둥거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머리를 많이 쓰는 회의’는 점심 식사 전에 하고, 오후 5시까지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업무를 모두 끝낸다.

베조스는 CEO로서 자신의 주요 일과는 몇 가지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 매일 8시간의 수면을 취한다. ‘더 좋은 생각을 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충전하고, 더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베조스는 최근 1400여명이 참석한 워싱턴 경제클럽(Economic Club of Washington, D.C)이 주최한 한 행사에서, 시간 관리에 대한 자신의 통찰력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월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가 자는 시간을 줄이면 더 많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겠지만, 결정을 많이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는 “하루에 3번 좋은 결정을 내리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그러나 “그 결정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높은 수준의 결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존 초창기를 회고하면서, 그의 차고에서 온라인 서점을 창업하고 오늘날 전 세계에 여러 비즈니스 라인과 방대한 사무실을 총괄하게 되기까지 수십 년 동안 이루어졌던 급속한 변화 속에서 배웠던 교훈을 되새겼다.

그동안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아마존은 최근 애플에 이어 시가 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두 번째 기업이 되었고, 베조스는 세계 최고의 부자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은 베조스가 원하던 것이 아니다. 그는 “나는 사람들이 나를 ‘발명가 제프 베조스’, ‘좋은 아버지 제프 베조스’라고 불러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런 명칭이 내게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주식은 현재 최고가 수준에 근접해 있지만, 그가 20년 넘게 직원 총회에서 하는 말은 늘 한결같다.

“한 달 동안 주가가 30% 올랐다고 해서 자신이 30%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한 달에 주가가 30% 떨어졌다고 해서 30%만큼 바보 같아지는 것도 아니지요.”

그는 주식 시장이란 단기적으로는 (시시각각 숫자가 변하는) 투표 계산기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는 실제 몸무게를 알려주는 체중계와 같다고 말한 전설적인 투자자 벤자민 그레이엄의 말을 인용했다.

“중요한 것은 언젠가는 몸무게가 정확히 얼마라는 것을 알 때가 올 것이니, 그때를 대비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내게는 매일 매일의 주가에 대해 신경 쓸 시간이 없습니다.”

그는 또 회사 이름을 지를 때 의미의 명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그는 처음에는 온라인 서점 이름을 옛 마술사들이 쓰던 주문(呪文)인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의 음을 따 카다브라(Cadabra)라고 지으려 했다.

그가 회사 설립에 관해 변호사와 상의하기 위해 전화했을 때, 변호사는 그 이름을 시체(Cadaver)라고 오해했다. 그때 그 이름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3개월의 고민 끝에 “지구상에서 가장 큰 강, 지구상에서 가장 책 종류가 많은 서점”의 의미로 아마존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베조스가 이야기 나누기를 가장 좋아하는 주제는 바로 ‘고객’에 관한 것이다.

그가 초기의 책, 음악, 비디오 사업을 넘어 사업을 어떻게 확장해야 할지를 고민했을 때, 그는 무작위로 1000명의 고객을 선택해 ‘자신의 사이트에서 무엇을 구매하고 싶은지’를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 와이퍼 같이 지금 당장 사고 싶은 것들을 닥치는 대로 대답했다.

그는 “’아, 이런 식으로 어떤 물건이든 팔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베조스는 자신의 경험에서 배운 많은 것들을 새로 설립한 자선단체 베조스 데이 원 펀드(Bezos Day One Fund)에 접목할 것이라면서, 노숙자 가정을 돕고 저소득 빈민 지역의 취학전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이 단체에 20억달러(2조2500억원)의 기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 원(첫째 날)은 베조스가 가장 기본적인 교훈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 즉 어떻게 회사를 스타트업 모드로 유지할 것인가(창업 초기의 정신을 잃지 않을 것인가)를 나타낸다.

“내가 행한 모든 것은 처음엔 작게 시작했습니다. 아마존도 처음엔 두 사람이 함께 시작했지요. 여러분은 잘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내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보내기 위해 우체국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언젠가 우리도 지게차를 가질 수 있겠지’라고 생각한 것이 바로 어제 일 같습니다.”

그는 회사 직원이 50만명이 넘는 오늘날에도 그런 정신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지금은 대기업이지만, 작은 회사였던 때의 마음과 정신을 잃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베조스는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고객에 대한 초점을 새로운 그룹, 즉 빈민 가정의 미취학 아동에게 맞추고 있다.

“우리를 오늘날의 성공으로 이끈 일등 공신은 경쟁자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고객에 대한 강박적 집착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빈민 아동들에게 강박적으로 집착할 것입니다. 그러나 온 마음과 직관을 다한 과학적 집착이 될 것입니다.”

아마존 9월 초(4일)에 시가 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애플이 먼저 1조달러를 달성했지만 애플이 38년이 걸린 반면 아마존은 21년 만에 이룬 쾌거다.

그러나 CNN은 최근,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2조달러까지는 아마존이 먼저 도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달리 아마존은 온라인 판매를 넘어 오프라인 소매부터 클라우드 비즈니스까지 매우 빠른 속도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5년 동안 애플의 연 평균 성장률을 13%로 본 반면, 아마존의 연평균 성장률은 46%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