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장에서 대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

“여러분은 지금까지 어느 방식으로 취업준비를 해왔습니까? 평소에 취업준비를 위한 시간이나 비용(돈) 등의 노력을 배분하는 정도를 기준으로 답을 해주기 바랍니다.”

대학가에서 취업 관련 강의를 시작하며 던지는 질문이다. 작게는 50여명, 많게는 3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 스킬을 지도하는 강의장이다. 취업준비는 결국 기업에서 인재를 보는 눈, 구체적으로 평가해서 등급이나 점수를 매긴다는 것을 알게 되면 훨씬 효과적인 준비가 가능하리라는 관점에서 도식화해 질문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대체적인 인식을 기초로 강의의 큰 흐름을 잡아간다.

A형 : 스펙만이 최선이다. 오로지 이 부분에만 치중한다. 인성, 태도는 모호하고 평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단 무시한다(대개의 부모님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B형 : 스펙을 기본으로 하고, 전문성과 인간관계에 두루 관심을 둔다.

C형 : 그냥 두루두루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많은 곳을 다니며 공부도 하고 활동에도 참가를 한다. 덕분에 돈도 많이 들고, 피곤하기도 하다.

D형 : 최소한의 스펙은 마련해 둔 상태로 목표회사나 산업, 직무와 인간관계의 비중을 2:1 정도로 두고 준비하고 있다.

E형 : 사람만 좋고 인성만 좋으면 된다. 착하게만 살자(대개의 부모님이 ‘내 자식이 어때서’라고 하는) 마음이다. 많지는 않지만 특수한 직무 등에 해당되는 경우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손을 들어 조사해 보면 본인의 점수화된 스펙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강의를 진행하는 필자가 던져주는 답은 사뭇 다르다.

‘단, 이 답은 여러분을 채용하는 기관, 회사의 기준이다’라는 전제로 알려준다.

이러한 답은 필자가 경험한 회사와 다양한 직업(7번째 직업 그리고 종합상사와 제조업 경험), 그리고 같은 회사에서도 다른 평가등급을 매긴 면접관의 이유, 그리고 개인적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된 많은 인사업무 종사자의 의견 등을 종합해 본 결과다.

 

그때그때 달라요

“그때그때 다르다. 직업 따라 다르고, 회사 따라 다르고, 뽑는 시기 따라 다르고, 심지어는 면접관 따라 다르다. 같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당황하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짐작이 되는가? 부연설명을 해본다.

1. 직업 따라 다르다? 공무원이나 공기업은 일단 시험이 중요하다. 그러나 민간기업은 전혀 다르다. 민간기업 중에도 공공성이 강한 기업은 또 다르다(여기에는 허가업종으로 인한 독과점성이 강한 경우가 해당된다. 최근에 은행의 취업 비리에 정부가 조사를 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2. 회사 따라 다르다? 회사가 하고 있는 산업의 종류와 경쟁의 정도 등 많은 요소가 영향을 준다. 회사 간 거래(B2B), 소비자 거래(B2C), 정부나 공공거래(B2G), 해외거래 등에 따라 달라진다. 판매하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그 일을 하는 직원의 스타일도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같은 회사일지라도 사업내용이나 취급하는 제품, 상품의 종류에 따라 사람을 뽑는 눈이 달라진다.

3. 시기 따라 다르다? 급격한 경영환경의 변화(정치, 경제, 사회변화 등)로 인해 경영전략의 변화가 생기면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규사업 등으로 확장하느냐 혹은 기존사업의 방어에 주력하느냐 등 회사의 방침이 달라지면 사람을 뽑는 눈이 달라지기도 한다.

4. 면접관 따라 다르다? 면접관 본인의 회사 내 성장 배경과 경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면접관이 임명된 것만으로도 회사 내 중요한 위치로 성장했다는 증거이며 본인의 인재에 대한 평가에도 크고 작은 신념이 작동한다). 그리고 본인이 부하직원을 써본 결과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같은 내용의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가 채용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그 사례다. 상반기 공채에서는 불합격했는데 하반기 공채에서는 합격하기도 한다. 공채 당시의 경쟁률, 회사의 신규 사업 진출 계획, 사업 환경의 변화 등으로 채용인원의 확대 혹은 축소정책이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다. 이는 실제 필자도 많이 경험한 것이다.

심지어는 지난 IMF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에는 멀쩡하게 합격시켜 두고도, 1개월쯤 후에 합격자 전원을 입사 취소한 일부 대기업의 극단적인 경우도 그 예다.

 

실제적인 준비

그러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가?

제일 우선적인 것이 회사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며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회사연구, 고객연구, 경쟁자 연구를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다. 회사의 산업 환경이나 제품연구, 최근의 영업실적이나 경영 상황은 물론이고 회사의 문화나 경영진의 스타일 등도 한 번 파악해본다. 이 칼럼에서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미 취업한 선배들의 경험에 의존하거나 기출문제(旣出問題)나 인재상 등을 찾아 정답이라며 외우는 등의 취업준비는 하지 말라고 필히 권한다.

이번 칼럼은 큰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