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설비투자보다 화장품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면세점 매출 감소로 설비투자를 연기하고 브랜드 영향력을 향상시켜 글로벌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신사옥 건립을 위해 2016년과 2017년을 걸쳐 과거 평균 투자수준의 2배 규모를 진행했다. 2017년은 개별기준 7,400억원, 연결기준 8,400억원, 그룹 연결기준 9,400억원이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1일 열린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신사옥의 완공과 면세점의 실적 감소에 따른 자금 상황을 고려하여 투자계획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신공장과 R&D센터 등의 설비투자를 연기하고,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브랜드와 영업 관련 마케팅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의 보류는 현재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투자로 전환하고, 구체적으로는 브랜드, 글로벌, 디지털 투자를 우선 진행하고 그 다음 R&D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018년 글로벌 사업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673억원과 978억원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아모페퍼시픽은 2025년까지 해외 50개국 진출을 통해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사업의 정체성이 이미 자리 잡은 기업이다. 현지 사업에 더해 외국인 수요에 결정되는 면세사업까지 합하면 매출액의 약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아모레퍼시픽 해외매출 현황. 출처=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국가별 성숙도를 싱가폴과 말레이시아, 태국이 높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은 고성장하는 시장으로 분류했다. 아세안 시장은 이니스프리가 30~40%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설화수, 라네즈, 에뛰드하우스가 뒤를 이었다.

국가별 접근 전략으로는 싱가폴과 홍콩의 사례를 분석해서 브랜드 확장으로 이어가는 전략을. 베트남의 경우 이커머스 비중이 높고 인도네시아는 이니스프리 성장률이 높은 상황으로 소비자와 제품 컨셉이 중국의 경우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신규 시장에서 파트너십 형태의 전략은 중동처럼 법적으로 단독 법인이 어려운 경우에 한하고 러시아의 경우에는 법적으로 설립이 가능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신흥 시장에 진출할 때는 파트너 발굴을 통해 전략적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모든 지역에 본사 인력을 파견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현지 사업은 현지인 중심으로 운영하고 브랜드와 채널 전문가는 단기 파견으로 구분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나아갈 방향성은 이전과 동일하다”면서“브랜드와 디지털 투자로 채널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