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제유가가 14일(현지시각)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와 글로벌 무역 전쟁 이슈, 허리케인 ‘플로렌스’ 피해 가능성에 따른 원유공급 감소에 상승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6%(0.40달러) 상승한 배럴당 68.9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이번 주에 1.8% 올랐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0.2%(0.15달러) 상승한 배럴당 78.3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이날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와 글로벌 무역 이슈, 허리케인 플로렌스에 의한 피해 가능성이 이끌었다.

마니샤 싱 미 국무부 경제 차관보는 전날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의원들에게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 등 이란 경제제재를 지키지 않는 국가에 강한 행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경제제재는  세계 각국이 이란산 원유 구매를 ‘0’으로 줄이는 것을 포함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전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시장 상황이 빠듯해지고 있다”면서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를 넘어설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IEA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미국의 경제제재를 앞두고 이미 대폭 감소했고, 이후 수개월 동안 추가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경제위기에 따라 수 십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향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베네수엘라의 생산량은 2016년 초 수준의 절반 가량이며 낡은 인프라와 석유산업 노동자들의 이탈로 하루 100만배럴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IEA는 전망했다.

세계에서 석유 소비량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회담 재개 가능성은 원유 수요를 올려 가격에 상승압박을 줬다. IEA는 무역 전쟁 등으로 다음해 수요 전망에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지만 전망치는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상륙해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전망된 허리케인 ‘플로렌스’에 대한 위험성도 이날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시장 투자자들은 폭우와 강풍이 원유 수송 설비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미국 원유 생산량의 대리지표인 가동 중인 원유 채굴기 숫자는 7개 증가한 867개다.

시장 투자자들은 원유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에 따라 원유가 급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인 저항선이 강하다고 예상했다. 컨설팅 기업인 페트로매트릭스는 보고서에서 “가격 움직임은 배럴당 80달러가 강한 저항선임을 확인해줬다”면서 “이란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브렌트유를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많은 투기적 관심이 있었지만 79달러 위에서 브렌트유 매수는 오래 가지 않는 듯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