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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탐구가 끌어낸 HOW의 시대...플랫폼 인사이트는 어디로?큐레이션의 딜레마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09.14  16:29:02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초기 국내 인터넷 춘추전국시대, 치열한 경쟁 끝에 라이코스는 꼬리를 말았고 야후는 모 시사만화가의 강렬한 추억만 남기며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구글은 힘을 쓰지 못했고 파란은 왜 아직도 있는지 의문인 시대에 네이버는 국내 1위 포털 사이트로 등극하며 승승장구합니다.

네이버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결정적 수단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소위 가두리 양식장, 그리고 지식인 서비스입니다. 검색 트래픽을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가두는 가두리 양식장 방식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고객 사용자 경험을 길들이는 것에는 큰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바다로 놀려가려던 사람들을 훌륭한 편의시설로 가득한 워터파크로 불렀기 때문입니다.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워터파크가 형편없다면 사람들이 몰리지 않았을겁니다. 바다는 넓지만 힘들게 백사장을 걸어가 통제되지 않는 상술에 놀아나고 돌아오는 길에 샤워장 하나 없는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하지만, 네이버는 찾아오기 쉬운 입구에 조금만 걸어도 샤워장과 각종 테마로 가득한 제법 훌륭한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비록 대부분의 시설이 네이버의 것은 아니었지만, 이 역시 저력입니다.

지식인은 단순 검색의 틀을 깊숙한 지혜의 향연으로 끌어냈습니다. 무언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단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아닌, 생생한 생활의 연장선에서 집단지성을 통해 사유의 수평선을 열어준 기념비적인 서비스입니다.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졌고, 지금은 해결한 이들의 노하우를 배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질문의 답을 찾는 평면적인 경험을 넘어, 질문의 답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알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네이버의 방식이 통했습니다. 그러나 구글 유튜브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어떻게(HOW)를 표현하는 방식이 동영상이 되면서 텍스트의 한계가 명확해졌기 때문입니다. 잘 생각해야 합니다. 네이버가 최근 유튜브의 등장으로 어떻게(HOW)를 고민하게 된 것이 아닙니다. 네이버는 지식인 서비스를 키우고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며 텍스트의 시대에서 충분히 어떻게(HOW) 방식을 발전시키고 있었습니다. 그 수단이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변했을 뿐입니다.

   
▲ 유튜브 천하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유튜브

수단이 변한 것 뿐이지만, 파괴력은 차원이 다릅니다. 동영상은 정보의 전달력이 텍스트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네이버는 이미 텍스트에서 하고있던 어떻게(HOW) 방식을 동영상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아니라, 마치 어떻게(HOW)라는 방식을 전혀 몰랐던 것처럼 동영상 그 자체에만 집중합니다. 그러니 찾아본 동영상과 관련 있는 검색어를 추천하는 기능과 검색 결과에서 영상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는 썸네일 화면을 크게 볼 수 있도록 동영상 크게 보기 옵션과 같은 동영상 인터페이스를 신경쓰면서 브이처럼 정제된 프리미엄 콘텐츠 전략만 추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어떻게(HOW)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알아야 하는 것은 동영상이 가진 인터페이스 가치가 아니라 어떻게(HOW)를 어떻게 동영상과 묶어낼 것인지에 대한 답입니다.

이 답을 찾으면 큐레이션 전략이 나올 차례입니다. 이제 데이터는 '빅'자가 붙는 시대가 왔습니다. 동영상을 포함한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플랫폼에 참여한 이들에게 잘 보여줄 것인가. 네이버를 비롯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다음 고민이 될 유력한 후보입니다.

어려운 길입니다. 무엇보다 큐레이션을 행하는 주체의 실력과 노하우가 탄탄해야하며, 많은 취향을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 언론의 행태를 보시면 힌트가 있습니다. 정부는 13일 종합부동산세와 관련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정책으로 집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부담이 커져 불만이 생기겠죠. 언론은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큐레이션하며 정부의 종부세 정책을 주로 진단합니다. 그런데 종부세로 인한 파급력은 전체 국민을 염두에 둬야합니다. 언론의 마이크는 집있는 사람들이 아닌, 그 외 사람들도 충분히 향해야죠. 큐레이션에 의도가 들어가는 순간 생기는 부작용입니다.

플랫폼 사업자는 동영상까지 포함된 방대한 콘텐츠를 제공하게 됐고, 이를 적절히 포장해 큐레이션하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잡음만 걷어내는데 성공한다면, 다음 미래의 주인공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지금 [IT큐레이션]을 쓰는 기자의 어깨가 묵직한 이유기도 합니다.

-IT큐레이션은 현안과 논란을 전후좌우로 파고들어 핵심을 큐레이션하는 칼럼형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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