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부회장 체제 강화에 나서면서 이른바 ‘정의선 시대’를 본격 개막했다. 정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일선에 나서서 그룹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7일 열린 인도 무브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14일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을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정 수석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해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게 된다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차 경영에만 주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각종 정부 행사부터 해외 콘퍼런스까지 오가며 경영 보폭을 넓혀갔다.

올해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미국 행동주의 투자회사 엘리엇의 공격에 ‘책임경영’으로 적극 방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몽구 회장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할 요소지만 정 부회장이 이를 앞장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일선에서 그룹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들은 해외 공략을 주력하는 상황이다. 해외를 자주 오가며 경영 전반을 살펴야 하기 때문에 정 회장보다 정 부회장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작용했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3세 경영시대를 앞두고 전선에 뛰어들면서 광폭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지난 7일엔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룹 미래 전략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이외에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업체 ‘미고’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호출 업체인 ‘그랩’,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 등과 전략적 투자 및 동맹을 맺어왔다. 국내 자동차협회 고위 관계자는 “그간 순혈주위에 폐쇄적인 기술 발전을 거듭해온 현대차가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 것은 정 부회장의 경영 초석을 다지기 위한 일환”이라면서 “정 부회장과 함께 현대차 미래를 이끌 새로운 피 수혈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글로벌 통상문제 악화와 주요시장의 경쟁구도 변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통합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선임은 정몽구 회장이 직접 결정했다. 현대차는 “이는 정몽구 회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라면서 “4차 산업 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현대차그룹의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