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통화가치 급락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신흥국가들이 원유 수입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 보고서를 내면서 국제유가가 13일(현지시간) 큰폭 하락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또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증가 규모가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의 산유량 감소를 크게 넘어섰다고 발표하면서 이란제재에 따른 공급감소 우려를 벗어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5%(1.78달러) 내린 배럴당 68.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0%(1.57달러) 하락한 78.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IEA 보고서와 허리케인 ‘플로렌스’ 영향 등을 주시했다.

IE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OPEC의 지난달 산유량이 7월보다 하루평균 42만 배럴 증가한 3253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2년 내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리비아와 이라크,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생산이 늘어난 점이 산유량 증가를 이끌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IEA는 OPEC 산유량 증가는 미국 제재를 앞둔 이란 산유량 감소 폭을 훨씬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란의 8월 산유량은 하루평균 15만 배럴 줄었다. 원유 수출 물량은 28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과 인도가 수입 물량은 줄인 것으로 IEA는 분석했다.

IEA는 OPEC의 산유량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원유 생산 물량이 지난 8월 하루평균 1억 배럴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IEA는 올해와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규모 전망은 각각 하루평균 140만 배럴과 150만 배럴로 이전 전망을 유지했다. 그러나 신흥국 통화의 가파른 약세 등 불안이 원유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EA는 무역분쟁이 고조되는 데 따른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유량 증가 소식에 신흥국 불안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중첩되면서 유가는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 남동부 해안에 접근 중인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위력이 다소 약화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플로렌스의 등급이 2등급으로 한 단계 더 내려갔다고 밝혔다.

초강력 허리케인 접근은 원유 수송 설비 타격 우려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단기 수요증가 전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이날 급락했지만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