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오 전기 SUV 'ES8'. 사진=니오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Nio·蔚來·웨이라이)가 중국 자동차업체 중 처음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니오는 상장 이전부터 테슬라의 적자 선례에 부정적인 시각이 다분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5%가량 올랐으나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

전문가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니오가 대량 생산에 돌입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니오는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은 공모가(6.26달러) 보다 낮은 6달러를 밑도는 선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5.35달러까지 하락한 니오 주가는 반등에 성공하면서 공모가 대비 5.43% 오른 6.58달러로 장을 마쳤다.

니오는 상장 첫날 주가는 10% 가까이 올라 10억달러를 조달해냈다. 니오는 올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자금을 조달한 중국 기업이 됐으나 니오가 목표한 18억달러 보다는 적은 수준의 성적이다. 니오의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기업공개(IPO)에서 약 64억 달러의 시총 가치를 인정받았다. 

▲ 니오 주가 추이. 사진=마켓워치 갈무리

테슬라와 같은 꼴은 부정요소?

앞서 시장은 니오의 상장을 놓고 기대와 우려를 내비쳤다. 니오의 공모가 희망 범위는 6.25~8.25달러로였다. 이중 가장 낮은 가격에 공모가가 책정된 것이다. 이는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테슬라의 영향이 투자자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 7억175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하며 7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2분기 대비 적자 폭이 2배 이상 확대된 것인 동시에 분기 기준 최대 규모의 적자다. 작년 2분기 순손실은 3억3640만달러로 집계됐다.

니오도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니오는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695만달러러에 적자는 5억260만달러에 이른다. 전기차 생산 초기 단계인 니오는 판매량이 2100대에 불과하다. 7월 말 기준 소비자와 계약된 전기차 대수는 1만7000대지만, 인도 량은 500대에 못 미쳤다.

이에 대해 루이쉬이 니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뛰어난 전망과 배경을 가졌으나 미국 시장 조건 때문에 일부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경쟁자도 문제다. 니오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워런 버핏이 후원하는 BYD와 바이튼(BYTON)을 포함한 중국 자동차제조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포드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중국 시장을 위해 특별히 전기차를 개발하는 계획을 펼치고 있다.

최대 단점은 니오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니오는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없는 대신 중국 자동차 회사인 JAC(Anhui Jianghui Automobile Group)에 위탁 하고 있다.

회사가 자동차 제조를 직접 통제하지 못하면 품질을 유지하고 소비자 취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어렵다. 니오는 아직 충분한 차량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자체 공장을 개설 할 수 있는 면허증을 얻을 수 없는 상태다.

▲ 니오의 전기 SUV ES8. 사진=니오

글로벌 전기차 최대시장 기반...긍정 요소도 다분해

그러나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 니오가 대량생산에 나설 경우 지금의 적자 실적이 흑자전환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투자자들의 의견도 우세했다.

니오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니오의 첫 양산 스포츠유틸리티(SUV)인 ES8은 보조금 이전 기준 가격이 7만달러(약 7900만원)로 테슬라의 모델X 중국시장 판매가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니오는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와 바이두뿐 아니라 사모펀드 힐하우스캐피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다.

니오의 첫날 데뷔에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졌다. 중국 상하이 소재 컨설팅회사 오토모티브의 설립자 빌 루소는 CNN과 인터뷰에서 “니오는 저렴한 가격으로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다”면서 “커넥티드 카와 인공지능 등이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 시장의 기술을 활용해 젊은 운전자를 유치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홍 진 니오 대표는 “니오는 세계화 이전에 중국 시장에 초점을 맞춰 3~4년 이내에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컨설팅회사 매켄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세계 전기차 생산량의 43%인 37만5000대가 중국에서 만들어졌으며 중국은 현재 정부의 지원 아래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니오 전기차 슈퍼카 모델 'EP9'. 사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