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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여담] 카풀 전쟁 2라운드 막 올랐다공은 국회로...강대강 대치 시작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09.15  07:00:00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풀 합법화를 둘러싸고 ICT 업계와 택시업계의 대립이 심해지는 가운데 양쪽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는 분위기입니다. ICT 업계는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대화를 통한 해결에 나서는 한편 카풀 합법화를 염두에 둔 행보를 시작했고, 택시업계는 강력대응을 선언하며 장외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카풀 합법화의 '키'가 국회로 넘어간 상태에서 양쪽이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면서도 이후 벌어질 파장에 이해득실을 따지는 분위기도 연출됩니다.

   
 

모빌리티 잔혹사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카풀 업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우버는 국내에서 영업용 택시가 아닌 일반 자가용 운전자가 우버 드라이버로 등록한 후 손님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했습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우버택시입니다. 

우버는 주도면밀하게 움직였습니다. 공유경제 도시를 꿈꾸는 서울과 보폭을 맞추는 한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당시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백악관 수석 고문으로 일한 데이비드 플루프 우버 정책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까지 방한해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택시기사들의 조직전인 반발에 결국 우버택시는 시동을 끄고 말았습니다.

우버 사태는 택시기사들에게 일종의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입니다. 지금도 택시업계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우리가 우버를 몰아냈다'는 강한 자신감이 보입니다. 글로벌 기업 우버택시의 퇴출을 끌어낸 택시업계는 카풀을 포함한 모든 ICT 모빌리티 플랫폼도 막아낼 수 있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실제 서비스 경쟁이 아니라, 목소리를 키운다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다.

   
▲ 택시기사들이 우버택시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이후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기나긴 침체기에 들어갑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버스를 부르면 승객에게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전세버스가 오고 최종 목적지에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내려주는 수요응답형 O2O 교통 서비스인 콜버스는 택시업계의 반발에 결국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해야 했습니다. 국토부가 콜버스의 취지에 다소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자 택시업계는 2016년 12월 조선일보 1면에 콜버스 반대 광고까지 실으며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중고차 매매 플랫폼 헤이딜러도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헤이딜러가 사세를 키우자 지역구에 자동차 매매업자들이 많은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2015년 11월 온라인 자동차 경매 업체도 오프라인 경매장(3300㎡ 이상 주차장, 200㎡ 이상 경매실)을 보유하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해 헤이딜러 영업을 막았습니다. 이 문제가 업계의 논란으로 부상하자 관련 토론회가 열렸고, 딜러들이 난입해 아수라장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콜버스와 헤이딜러 모두 다행히 타협의 여지를 찾아 지금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비즈니스 모델의 수정은 불가치했고, 그 과정에서 폐업의 공포에 떨어여 했습니다.

카카오 드라이버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리운전업계의 폐단을 극복하고 대리운전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다는 대의명분까지 걸었으나 기존 중소 규모의 대리운전업체의 파상공세에 시달렸습니다. 일부 대리운전업체는 카카오 드라이버에 등록된 기사에게 콜을 제공하지 않거나 수송 승합차 서비스도 배제시켜 논란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올해 스마트 호출을 야심차게 빼들었으나 결국 이해 당사자들의 파상공격에 한 발 물러났습니다.

   
▲ 풀러스 런칭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카풀 논란...잡히지 않는 불길
모빌리티의 뜨거운 감자는 카풀입니다. 2016년 설립된 풀러스는 자가용을 소유한 일반인이 카풀을 통해 돈을 벌고, 풀러스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카풀의 영리활동이 법적으로 금지됐다는 점.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에 따르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하여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풀러스는 법안의 허점에 주목했습니다. 운수사업법에 유상 운송에 대해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로 정해져있기 때문입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영리 활동을 하는 풀러스가 운행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법안에 기댄 풀러스는 계속 서비스를 진행하다 지난해 '유연근무제'라는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간단하지만 무모한 전략입니다. 법에 보면 출퇴근 시간에 한해 카풀 유상 운행이 가능하다고 되어있으니 출퇴근 시간 풀러스 영업을 하는 일이 가능하며, 최근 직장인 트렌드를 보면 유연근무제를 단행하고 있으니 당연히 풀러스의 영업시간도 많아져야 한다는 논리가 나왔습니다.

아무리 사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동종업계와 공동대응을 하지도 않고, 다소 안일하게 공세적인 전략을 들고 나왔다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결국 택시업계가 크게 반발하며 일이 커졌습니다. 김수민 국회의원 주관 토론회는 택시기사들의 난입으로 파행됐고 서울시 토론회는 열리지도 못했습니다.

공유경제 기본법을 발의한 김수민 의원은 한 공식석상에서 "택시기사들이 단톡방에 나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면서 "참 힘들었던 시기"라고 회고했습니다. 풀러스는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김태호 대표는 물러났으며, 럭시는 카카오에 인수됐습니다. 모빌리티 전반이 침체기에 들어가며 쏘카는 '올드보이' 이재웅 대표가 등판했습니다. 최근 쏘카는 정치권 경험이 있는 30대 젊은 인재들을 규합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카풀 논란은 올해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불을 뿜었습니다. 택시업계는 4차 산업혁명 위원회의 거듭된 해커톤 참여 제안을 거부하며 장외투쟁을 계속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택시업계는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토론회에만 참여해 함께 문재인 정권 타도를 외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8월 초 찰라의 인디안 썸머가 있기고 했습니다. 택시업계가 쏘카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재웅 대표의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 위촉을 비판하면서도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향을 흘렸고, 모처럼 극단을 달리던 양쪽의 대화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드라이버가 차량을 렌트해 평소에는 자기 차량처럼 운행하다가 라이더(고객)와 매칭이 되면 카풀을 시도하는 차차 크리에이션의 실험이 실패로 굳어지던 순간에 나온 극적인 화해무드라 특히 관심이 쏠렸습니다.

데땅트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택시업계는 8월21일 대표자 회의를 개최했으며, 카풀 서비스 합법화를 막기 위해 공동 투쟁방안을 논의하고 결정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카풀 합법화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거부하며 택시 생존권 사수를 위해 공동 투쟁한다”면서 “카풀 합법화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일반 카풀 이용자들도 논란에 뛰어들었습니다. 일반인 카풀 이용자들로 구성된 카풀러가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8월25일 성명서를 발표해 "택시 업계는 2018년 8월23일 한 일간지를 통해 '카풀 운전자의 경우 면허제가 아니어서 성범죄자 등 범법자가 채용될 수 있다'며 카풀에 운전자로 참여하는 일반 시민들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규정했다"면서 "▲승객이 없는 낮 시간대에 몰려나와 운행하면서 수익이 낮다며 한탄하고, ▲승객들을 골라 태우며 이익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승차난을 스스로 해결해 보겠다며 카풀을 이용하는 국민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치부하는 파렴치함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카풀이 기존 대중교통 질서를 교란한다는 주장에도 반박했습니다. 카풀러는 "택시 업계는 카풀 운전자 200만명이 80% 가동할 경우 택시 시장의 59%가 잠식되어 하루에 약 17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운전자 5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 카풀 시장의 규모부터 왜곡해 상식을 벗어난 무리한 수치"라고 정조준했습니다.

   
▲ 택시기사들이 카풀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정부 규제 개혁 의지..."지금이 기회?"
택시업계가 모든 대화를 거절하고 돌아선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국토부를 중심으로 택시업계와 카풀 업계가 대화를 하면서 서로의 접점을 찾지 못했고, 택시업계가 결국 돌아섰다는 말이 나옵니다. 실제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카풀 업체와 규제 개혁을 위해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카풀 업체는 자기들만의 이야기만 했다”면서 “국토부가 카풀 서비스의 1일 2회 운행 허용과 같은 절충안을 제안했으나 카풀 업체는 무조건적인 합법화 주장만 일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카풀 업계는 "어떤 일이 있었든 대화의 창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쪽의 대립이 다시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부 발(發) 규제 개혁 의지가 변수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열린 의료기기 규제혁신 발표회에 참석해 의료기기 규제 완화를 선언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의료기기 규제에 깊게 반성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강한 규제 개혁 의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의료기기 규제 완화가 규제 개혁 1호라면, 2호는 은산분리 완화입니다. 문 대통령은 영국의 자동차 산업 발전을 가로막았던 붉은 깃발법까지 거론하며 규제 개혁 의지를 천명했고, 8월31일에는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상황이 묘해졌습니다. 4차 산업혁명 위원회는 최근까지 해커톤을 열어 카풀 논의를 거부하는 택시업계의 참여를 설득했으나 끝내 실패했습니다. 4차위의 존재감이 흐릿해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대통령이 직접 규제 개혁 의지를 선언하며 업계에서는 '다음 차례가 모빌리티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합니다.

여기에 카풀 합법화 논의가 국토부의 손을 떠나 국회로 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국토부가 카풀에 대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온전히 국회가 카풀 합법화를 결정하게 됐다는 뜻입니다. 카풀 업계 입장에서 보면 희망을 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카풀 합법화에 대해 일반 국민은 많은 설문조사를 통해 '찬성'의 뜻을 표하고 있는데다 존재감이 흐릿해진 4차위가 아닌 문 대통령이 직접 규제 개혁 의지를 천명하는 장면이 고무적입니다.

무엇보다 카풀 합법화의 '키'가 국토부에서 국회로 넘어간 장면이 중요해집니다. 국토부는 카풀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못했지만 내부에서는 카풀에 대해 비토하는 정서가 강했다고 합니다. 김수민 의원에 따르면 본인이 공유경제 기본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각 부처 장관을 찾았을 때,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사태해결의 키가 국토부에서 국회로 넘어간 것이 카풀 업계에 다행인 일인 이유입니다. 카풀 업계 입장에서는 '한 번 움직여 볼 기회'를 잡은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논란이 2라운드에 접어드는 것 같다"면서 "카풀 논란의 핵심 플레이어 중 하나인 카카오 모빌리티가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종료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벌써 움직이고 있습니다. 카풀 기사를 모집하며 예열에 돌입했다는 평가입니다.

택시업계는 무조건 강공투쟁, 장외투쟁입니다. 이들은 카풀을 금지하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10월 중 대규모 시위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모든 대화 루트를 차단하고 카풀 불사를 외치고 있습니다.

카풀 논란을 양측의 이해득실 측면에서 살피는 시각도 있습니다. 카풀 업체들이 최근 돌아가는 판세를 읽고 합법화 가능성을 확인했고, 공이 국회로 넘어간 시점에 카풀 기사를 모집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과정에서 온전하게 카풀 서비스를 택시업계도 이러한 분위기를 알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최대한 투쟁 일변도로 나서면서 '끝까지 얻어낼 것을 얻어 낸다'는 기류가 읽힙니다.

재미있는 대목은 대리운전기사들입니다. 이들은 최근 대리운전기사 인권과 생존권 보장을 촉구한다면서 12일 천안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대리운전기사들이 자기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으려는 시도입니다. 미묘한 대목은 열악한 대리운전업계를 설명하며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을 지목한 부분입니다.

기자회견문을 보면 이들은 "전국대리기사들은 콜수하락·기사증가·가격폭락 이라는 삼중고로 생계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경기하락 등으로 대리 콜 수가 30%이상 하락하였다. 카카오 대리시장 진입 후 대리기사 무한모집으로 기사 수 증가로 1인당 탈 수 있는 콜 수가 저하되고 있다"고 성토합니다. 업계에서는 대리운전기사들이 자기들의 정정당당한 목소리를 내면서 카카오를 적폐로 지목, 이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 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T맵택시를 통해 택시업계를 포용하려는 움직임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T맵택시는 카카오택시 등에 밀려 존재감이 다소 흐릿한데다 무엇보다 축적된 데이터의 양이 적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T맵택시와 택시업계의 만남 기저에는 단순히 카카오에 반감을 가진 택시기사들의 분노가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 정주환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시간이 없다"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 보고서 '모빌리티 산업, 인프라 역할 더욱 커진다'에 따르면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변화는 트래비스 칼라닉이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한 우버의 등장으로 촉발됐습니다. 지금은 동남아시아의 그랩, 중국의 디디추싱, 미국의 리프트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등장해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통신사들도 모빌리티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은 "통신사들은 직접적인 승차공유 서비스보다 부가 서비스 확대와 새로운 매출원 발굴, 미래의 유망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는 차원에서 기존 택시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움직이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승차공유 서비스가 금지되어 있는 일본에서 도코모와 소프트뱅크가 AI(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등 빨라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표사례가 일본 도코모입니다. 도코모는 지난해 11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빌릴 수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 d카쉐어를 출시했고 인공지능 택시 전략도 펼치고 있습니다. 우버의 운전대를 잡은 소프트뱅크도 디디추싱과 합작사를 설립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우버와 그랩, 올라 등 모빌리티 기업들을 아우르는 연합전선의 맹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는 자동차를 이미 벗어났습니다. 유통업계에서 주로 쓰이는 라스트마일(고객과의 마지막 접점) 사용자 경험으로 확장되는 장면이 의미심장합니다. 중국의 모바이크가 경기도 수원에 공유자전거를 운영하는 사례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원시민들은 공유자동차나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역과 역을 이동하거나 역에서 자동차가 지나기 어려운 골목을 통과할 때 모바이크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을 구매하지 않는 트렌드에도 대응해 다양한 구독형 서비스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은 "지난해 캐딜락이 북 바이 캐딜락(Book by Cadillac)을 시작했고 포르쉐는 포르셰 패스포드(Porsche Passport), 볼보는 케어 바이 볼보(Care by Volvo)를 출시하는 한편 올해 벤츠가 미국 일부 지역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콜렉션(Mercedes-Benz Collection)을 테스트로 도입했다"면서 "자동차 구독형 서비스가 일부 고급형 차량에만 적용해 지나치게 비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시장 수요가 커지면 서비스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소프트뱅크가 우버의 최대주주가 됐다. 출처=뉴시스

승차공유, 모빌리티 산업은 물류와 데이터를 넘어 최첨단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민간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Airbus)는 2016년부터 자회사인 A3를 통해 플라잉카를 개발하는 바하나(Vahana)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 3월에는 아우디와 협력해 2도어 자동주행 포드(pod)와 수직 이륙 및 착륙을 지원하는 드론 형태의 쿼드콥터(quadcopter) 모듈로 구성되는 ‘Pop.Up Next’ 컨셉을 공개했습니다. 우버도 2016년 수직이착륙을 지원하는 플라잉 택시 서비스를 구상하는 우버 엘리베이트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시키고 있습니다.

카풀을 포함한 모빌리티 전반은 거대한 국가 인프라로 해석됩니다.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은 숙박, 관광, 쇼핑 등 커머스, 화물, 그리고 주차장 등 연계되는 산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장기적 관점에서 모빌리티를 단순한 이동 플랫폼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이 숨 가쁘게 돌아가는 가운데, 우리는 답보를 넘어 제대로 된 논의를 할 기회도 없습니다. 네이버 등이 주도하는 펀드가 그랩에 투자하는 등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자양분으로 쓰일 수 있는 재원들이 국외로 유출되는 일도 벌어집니다.

   
▲ 출처=애틀러스앤리서치

시간이 없습니다.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 정근호 팀장은 “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해 이해 당사자들이 대화를 시작하는 한편 제한적으로 시험 서비스를 통해 실제 기존 업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파악한 후 평가를 기반으로 허용 수준(불허, 허용, 제한적 도입)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면서 “정부는 반대급부로 기존 업계에 대한 규제 완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택시업계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당장의 생존권 보장이 있어야 하며, 카풀 등 모빌리티의 불안요소를 걷어내야 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전자는 택시업계가 기형적인 사납금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며, 후자는 택시업계의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결국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 합니다만, 지금은 모두가 그럴 여유조차 없어 보입니다.

택시업계는 큰 그림을 봐야 합니다. 국내 모빌리티 기업이 죽으면 택시업계는 잠깐의 시간을 벌 수 있겠지만, 글로벌 모틸리티의 흐름은 거부할 수 없습니다. 우리끼리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점. 명심해야 합니다. 카풀 업계도 택시업계의 반발을 적폐로 보지 말고 설득할 수 있는 플러스 알파를 제공해야 합니다. 2라운드로 접어든 양 극단의 싸움을 지금이라도 멈출 수 있다면, 멈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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