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애플이 영화 산업에 진출한다. 독자 콘텐츠 확보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1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애니메이션 영화 울프워커스와 다큐멘터리 엘레펀트퀸의 글로벌 판권을 구입했다. 대중에 잘 알려진 영화는 아니지만, 애플이 정식으로 영화 판권을 구입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애플은 지난해까지 TV 스트리밍 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실제로 애플은 영화 매트릭스로 유명한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 퀄버 스튜디오의 제작시설 임대를 추진하는 한편, 지난해 6월에는 소니 픽처스의 영혼이라 불린 제이미 엘리치와 잭 밴 앰버그를 영입해 콘텐츠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앰블린 텔레비전, NBC유니버설의 자회사인 유니버설 텔레비전과 함께 TV 시리즈인 어메이징 스토리 공동제작에 나서며 유명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손을 잡기도 했다.

잡지계의 넷플릭스라는 텍스처도 인수했다. 텍스처는 한 달 9.9달러를 내면 유력잡지 200개를 즐길 수 있는 구독형 콘텐츠 플랫폼이다. 텍스처 인수는 콘텐츠 사업자 DNA를 가진 애플의 기본적인 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 애플은 iOS를 중심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사용자 경험을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 단말기에 탑재해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 애플이 인수한 텍스처. 출처=텍스처

아마존도 일찌감치 자체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글로벌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한편, 극장 체인인 랜드마크 시어터 인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운영하는 한편, 영화 배급 서비스인 아마존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오프라인 극장 체인과의 연결을 통해 확실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아마존이 특유의 멤버십 사용자 경험으로 오프라인 극장 체인을 포함하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경우 시너지는 배가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랜드마크 시어터를 통해 넷플릭스의 구독형 콘텐츠 모델을 오프라인에 확장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아마존 스튜디오는 소위 제3영역으로 불리는 예술영화 배급에 조예가 깊으며, 랜드마크 시어터도 예술영화 상영으로 유명하다.

애플은 지나친 아이폰 매출을 줄이는 한편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며 선택과 집중을 단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기업의 존재감을 살리면서도 독자 콘텐츠가 이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애플과 아마존의 최근 행보는 넷플릭스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플랫폼 매력도를 끌어 올리는 한편, 강력한 가두리 생태계를 완성한 넷플릭스의 저력에 두 회사가 주목했다는 평가다. 고객과의 접점을 직접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