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자동차의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의 일치된 의견은, 미래의 차량이 차내에서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거나 회사 업무를 볼 수 있는 고도로 연결된 자율 운행 전기차일 것이라는 데 이의가 없는 것 같다.

그것은 흥미 진진한 거대한 비전이지만, 정작 자동차 회사들은 여전히 미래의 자동차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어떤 기능들을 갖춰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가 10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자동차와 어떻게 상호 의사 소통하는지를 재현하는 새로운 컨셉트 카를 공개함으로써 또 한 번 상상과 현실의 간격을 메우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비전 어바네틱(Vision Urbanetic)이라고 명명된 주걱 벌레(pill-bug) 같이 생긴 밴의 진정한 새로움은 상황에 따라 몇 분 안에 변신할 수 있는 변신 차체로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이 아이디어가, 차량이 단순히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승객을 나르는 것 이상의 일을 수행해야 하는 미래의 도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차량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자동차가 언제 출시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 출처= Mercedes-Benz

회사측은 발표 자료에서 "이 차량은 두 가지 모듈로 변신할 수 있다. 화물 모듈에서는 상품 운송을 위해 최대 효율성과 유연성을 제공하는 한편, 승합 모듈에서는 1등석급의 편안함과 온디맨드 이동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화물 모드에서는 10개의 팔레트를 실을 수 있는 353 ft3(10 m3)의 여유로운 공간이 확보된다. 이 공간은 2층으로 분리할 수도 있다. 비전 어바네틱이 화물을 모두 전달하고 임무를 마치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 차량을 12명의 승객이 여유롭게 탈 수 있는 자율주행차로 재빨리 바꾼다.

차체가 어떻게 바뀌느냐고?

회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뒷바퀴가 풀려 바깥쪽으로 움직이면 리프팅 장비없이 화물용 상부차체를 제거할 수 있다. 후방 레일을 넓히면 승합용 상부 차체로 교체할 수 있는 선로가 나타나고 이 트랙을 따라 뒤에서 승합용 상부 차체가 미끄러지듯 장착된다. 이 모든 작업이 불과 몇 분 만에 완전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회사측이 “이 자동차의 미학적 디자인은 ‘관능적인 순결의 언어’를 말하고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메르세데스의 디자이너들은 이 차량의 달걀 모양 디자인에 매우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디자인의 첫 인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매체 잘롭닉(Jalopnik)은 “미래의 자동 상자"라고 불렀다. 또 다른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바일 매거진(Automobile Magazine)은 “어바네틱이 영화 '에일리언’ 속편에서 굴러 나온 것 같다”고 평했다.

▲ 출처= Mercedes-Benz

회사가 주장하는 ‘순결의 언어’(어바네틱의 디자인)에는, 차량의 의도를 보행자와 다른 운전자에게 알리는, 마치 ‘외계와 소통하는’ 기능을 하는 전후방 LED 디스플레이도 포함되어 있다. 이 기능은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량의 설계자들은, 거리를 횡단할 때 습관적으로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는 보행자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비전 어바네틱이 보행자와의 소통을 위해 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회사는 자율 주행차량에 가상의 눈을 장착하는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Jaguar Land Rover)같은 회사는 심리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만화에 나올 법한 커다란 눈을 차량에 장착해 차량의 의도를 보행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실험하고 이에 대한 보행자들의 반응을 알아 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자율주행차량에 장착한 이 가상의 눈을 ‘인텔리전트 팟’(intelligent pod)이라고 명명했다. 이 회사의 엔지니어팀이 고안한 가상 눈은 주변 보행자를 발견하면 그들과 직접 눈을 맞춘다. 이것은 자율주행차가 보행자가 거기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길을 지나기까지 움직이지 않고 정차해 있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