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유럽-아시아를 잇는 ‘모빌리티 비즈니스 벨트’를 구축했다.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체제를 본격적으로 갖춘 것이다.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세계 공유경제 시장 모빌리티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미국 모빌리티 시장이 2030년 51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글로벌 모빌리티 비즈니스 현황. 자료=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최근 미국 모빌리티 전문업체 ‘미고(Migo)’와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미국 공유경제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미고는 2016년 미국 시애틀에서 설립됐다. 지난해부터 ‘모빌리티 다중통합(Multi aggregation)’이라는 신개념 서비스를 미국 최초로 선보였다. 모빌리티 다중통합 서비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연결해 준다. 사용자는 미고 앱에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다양한 공유 업체들의 서비스 가격, 소요시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경제적이면서도 사용자에게 적합한 업체를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고는 ‘카투고’ ‘집카’ 등 미국의 대표적인 차량공유 업체, ‘우버’ ‘리프트’ 등 카헤일링(차량 호출) 업체, 그리고 ‘라임바이크’ ‘스핀’ 등 자전거 공유업체 간 비교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시애틀과 포틀랜드를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시카고 등 미주 주요 7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를 연결해 준 공유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현대차는 미고에 대한 전략 투자를 계기로 미국의 모빌리티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얻으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장을 주도하는 역량과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차는 미국 모빌리티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현재 470억 달러(약 53조원) 규모인 미국 모빌리티 시장이 2025년 2920억 달러(약 329조원), 2030년에는 4580억 달러(약 516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대차 측은 “미고에 대한 투자가 비교적 발 빠르게 이뤄졌고 현대차는 투자 기업 중 유일한 자동차업체이기 때문에 협력의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유럽 지역에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이오닉 EV’를 활용한 차량공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인도 카셰어링 업체 ‘레브’와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 등 투자를 단행해왔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의 기조연설에서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