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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물성 우유', 우유시장 넘본다식물성 9%증가에 우유 6%감소, ‘우유’ 명칭싸고 업계간 충돌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8.09.12  13:55:09
   
▲ 소에서 나온 진짜 우유의 판매는 감소하고 식물성 기반 대체 우유의 소비는 급증하고 있다. 키노아, 아몬드, 콩에서 추출한 우유 대체품들.     출처= Firenew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그 음료가 우유가 아니라는 사실에는 모두 의견이 일치한다. 그런데 그게 뭐야? 어디서 나온 거지? 다른 동물의 우유일까?

우유 업계와 ‘대체 우유’ 업체들 간의 우유 명칭 사용에 대한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논쟁은 예전에도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업계 간 공식적인 논쟁의 시발점은 미국 식품의약 안전청(FDA)의 스캇 고틀리에브 박사가 워싱턴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서 “아몬드에는 (우유의 기본 성분인) 유산(乳酸)이 없다”고 발언하면서부터다.

식품 업계에 영향력이 큰 고틀리에브 박사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마카다미아, 아몬드, 퀴노아(Quinoa, 남미 견과류), 완두콩, 쌀, 코코넛, 귀리, 콩, 호두, 캐슈(Cashew, 열대 견과류) 등으로 만드는 식물성 음료(대체 우유)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동네 커피숍이나 가정에서, 이런 견과류를 물에 불리거나 발효시켜 만든 대체 우유를 마시는 미국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우유 대체품이 물밀듯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대체 우유 광풍이 불고 있다. 뉴욕에서는 최근 귀리 우유(Oat-Milk)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식물성 음료의 소비는 지난 6월까지 12개월 동안 전년 대비 9% 성장해 16억달러(1조8000억원) 규모로 시장이 커졌다. 닐슨(Nielsen)과 식물성 식품협회(Plant Based Foods Association)의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우유의 판매량은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1970년대에 미국인은 평균 연간 약 30갤런(113리터)의 우유를 마셨지만 현재는 약 18갤런(68리터)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모든 것이 우유 업계의 근심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유 생산자의 수익 증대를 위해 1916년에 설립된 전미 우유생산자 협회(National Milk Producers Federation)의 크리스 갤런 부회장은 “견과류, 씨앗, 곡물에서 나온 것은 우유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우유 생산자 협회는 2017년 1월에 ‘우유 수호법’(Dairy Pride Act)을 의회에 제출하고 이의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식품의약 안전청이 라벨을 정직하게 붙이는 것에 관한 규정을 수립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들 식물성 대체 우유 업체들이 ‘우유’라는 단어를 쓰면 소비자들이 이 흰색 액체가 우유와 비슷한 영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고틀리에브 박사의 유산 발언은 즉각 우유 회사들과 식물성 대체 우유 업체들 간의 긴장을 유발했다. 그의 발언은 식품의약 안전청이 우유 라벨 규정을 강력하게 시행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로 보였기 때문이다.

고틀리에브 박사는 “이 대체 우유 제품들을 진짜 동물 우유와 비교했을 때, 단백질이나 비타민 함량 등 영양 성분이 크게 다르다”며 “우유 제품에 대한 기준을 현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식물성 식품협회(Plant Based Foods Association)의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대체 우유 명칭은 해당 식물 이름 뒤에 ‘우유’를 붙이는 것이었다.   출처= PBFA

그러나 식물성 식품협회의 미셸 사이먼 전무는 “아몬드가 유산을 만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우유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은 이미 오래 전에 두유(Soy Milk)가 나왔을 때 그것이 동물 우유와는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체 우유의 지방, 단백질, 비타민 함량이 동물 우유와 같지는 않지만, 식물성 식품협회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3명 중 2명은 대체 우유 명칭으로 해당 식물 이름 뒤에 ‘우유’를 붙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고 사이먼은 말했다.

그는 “영어에 대한 소유권은 누구에게도 없다”며 명칭 분쟁이 평화로운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이먼은 최근 아몬드 우유 업체들에게 “아몬드에는 유산이 없다”는 글귀를 포장에 넣도록 요구했으며, 지방 해당 업체들에게도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체 우유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고틀리에브 박사에게 공개적 질문을 던졌다.

“이런 식물성 혼합물을 우유라고 부르지 못한다면, 너트 주스(Nut Juice) 아니면 아몬드 음료라고 불러야 한단 말인가?”

뉴욕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에서 집에서 만든 아몬드 우유를 판매하는 카페 베이트(Cafe Beit)를 운영하는 존 레이건은 “이 문제에 관한 한 감옥에 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그것을 우유라고 불렀다고 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카페 베이트 주인이 10년 형을 선고받는다고? 그런 법을 지키는 사람이야말로 바보일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이 우유업계가 식물성 대체 우유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몬드 우유를 만드는 캘리포니아 농장의 그레그 스텔렌폴은 최신 우유 명칭 논쟁은 불필요하게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농무부 자료를 인용하며, 지난해 대체 우유 제품을 먹는 가정의 90%는 우유도 먹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실세계는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양극으로 분열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귀리 음료 회사 오틀리(Oatly)의 미국 지사장 마이크 메서스미스는 자사의 귀리 우유를 구매하는 커피숍이 1년 만에 150곳에서 2000곳으로 늘어났으며, 지금은 전국 소매망을 가지고 있는 타깃(Target)과 홀푸드(Whole Foods)에서도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남부도시 말뫼에 본사를 둔 오트리는 내년에 미국 뉴저지에 첫 미국 공장을 열 계획이다.

메서스미스는 “미국 우유업계의 우유 명칭 논쟁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가 기존의 규제도 철회하는 시대에 새 규제를 만드는 것은 오히려 더 이상하다. 우유업계의 로비가 과연 대단하다”고 비꼬았다.

윌리엄스버그의 또 다른 카페 스왈로우 카페(Swallow Café)에서는 대두, 아몬드, 코코넛, 마카다미아, 귀리 우유뿐만 아니라 대마초가 함유된 라테를 판매한다. 카페 매니저 마크 가르자는 “우리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것을 우유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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