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국신용평가

[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롯데제과가 롯데지주의 해외법인을 양수하면서 영업기반을 다시 회복하게 됐다. 수익력과 재무여력이 강화된 가운데 지분율 변화가 눈에 띈다. 롯데지주의 제과 지분율이 2배 넘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주의 계열 지배력 강화되는 것이다. 롯데지주 최대주주인 신동빈 회장의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향후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제과는 유상증자와 현물출자를 통해 롯데지주로부터 3개 해외법인(Rakhat JSC, Lotte Confectionery Holdings(Europe) B.V., Lotte Kolson(Private) Limited)을 양수하는 계획을 공시했다. 보통주 220만주를 신주 발행해 롯데지주에 교부하고 해외법인 주식을 받는다.

롯데제과는 적격분할 요건 충족을 위해 롯데지주로 이전된 해외영업기반을 다시 확보하게 된다. 해당 법인들은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유럽 등지에서 현지 유수의 제과업체를 인수해 영업기반을 확보했다. 인수 후 양호한 성장과 수익을 보이고 있으며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롯데제과의 수익창출력과 재무여력도 강화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해외법인 편입 후 매출액은 6월 말 기준(단순합계) 8392억원에서 1조226억원으로 확대된다. 당기순이익도 146억원에서 270억원으로 증가한다. 순이익률은 1.7%에서 2.6%로 오르는 반면, 부채비율은 143.8%에서 113%로 축소된다. 다만, 롯데제과의 신용등급(AA+, 부정적)에는 변화가 없다.

한국신용평가가 제시하고 있는 롯데제과의 신용등급 상향 요건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이 1배 미만이다. 지난 6월말 기준 롯데제과의 순차입금/EBITDA는 3.7배다.

한신평 관계자는 “분할 시점부터 롯데지주로 이관된 해외법인이 재편입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수익력과 재무여력이 제고되지만 분할과정에서 롯데쇼핑 등 투자지분이 롯데지주에 잔존해 재무융통성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련 지분을 재 취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롯데제과의 해외영업기반 회복에 가장 큰 수혜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롯데지주 지분 1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보유주식 전량을 롯데지주 주식으로 바꿨다.

롯데지주는 롯데쇼핑(38.5%)을 제외한 4대 핵심 계열사인 롯데푸드,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의 지분율은 30%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딜로 롯데지주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21.37%에서 48.42%로 크게 오른다. 국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롯데지주의 계열 지배력이 강해질수록 신 회장은 지주 지분확보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9.9%)의 활용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지배구조개편의 핵심인 호텔롯데의 상장은 올해 어려울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일본롯데가 97.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 시 일본롯데의 영향력이 줄어든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지분 8.7%를 갖고 있는 2대주주다.

이밖에도 지주전환에 따른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금융자회사 매각과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편입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