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한국은행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올해 초 국내에서 비트코인(암호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48% 비싸게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1일 ‘암호자산 시장에서 국내외 가격차 발생 배경 및 시사점’을 통해 지난 2017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한 가운데 주요 통화별 비트코인 가격차가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통화로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을 미 달러화로 환산해 비교해 보면 2017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원화 표시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가격보다 평균 5% 높다.  특히 올해 1월에는 가격차가 40% 이상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반면 미 달러화나 유로화 표시 가격은 글로벌 가격과의 차이가 크지 않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본 엔화 표시 비트코인 가격의 경우 글로벌 가격과 큰 폭의 차이가 존재했으나 FX 마진방식 거래를 제외하면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FX 마진방식이란 원금(증거금)의 최대 25배까지 비트코인을 매수·매도하고 차익을 실시간 정산하는 거래방식을 말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차는 일물일가법칙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인 미국예탁증서(ADR: American Depository Receipts)와 비교할 때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다. 기존 연구(Gagnon and Karolyi, 2010)에 따르면 미국에서 거래되는 미국예탁증권 가격과 자국 거래소 원주 간 가격차는 평균 0.3%에 불과하다. 즉 10% 이상 차이 나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게 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다양한 통화와 교환해 거래할 수 있는데 일본 엔화로 거래되는 비중이 가장 높다. 다음으로는 미 달러화, 원화, 유로화 순이다. 이들 4개 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거래량의 97%를 상회한다.

아울러 여타 암호자산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등도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2017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내외 가격차가 크게 확대됐다. 종류에 무관하게 모든 암호자산의 국내외 가격차가 서로 비슷하게 변동한 것이다.

현재 원화와 암호자산을 교환하는 거래는 국내 소재 교환소에서만 취급한다. 반면 미 달러화, 유로화와 암호자산간 거래는 상이한 규제가 적용되는 여러 국가에 소재한 교환소에서 취급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화 표시 암호자산 가격의 국내 교환소간 차이의 경우 국내외 차이는 물론이고 미 달러화, 유로화 기준 해외 주요 교환소 간 가격차보다 더 작고 변동성도 낮았다”며 “다만 2017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암호자산 가격이 급등락하던 시기에는 국내 거래소 간에도 일시적으로 가격차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