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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여기 붙어라"...소음에는 약한 구글홈 韓 정식 상륙합종연횡 불가피 "유병재 씨는 잘 몰라요"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09.11  13:41:31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알파벳 구글의 국내 시장 공략이 빨라지고 있다. 구글 유튜브는 국내 동영상 시장을 완벽히 장악했으며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와 카카오와 협력해 안드로이드 오토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구글 쇼핑 베타 홈페이지까지 열어 빅데이터 확보까지 가능한 전자상거래 시장도 넘보고 있다. 전통의 안드로이드 동맹인 삼성전자와 약간 거리를 두는 한편 강력한 전자 파트너인 LG전자와의 협력이 빨라지는 장면도 의미심장하다. 그 연장선에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구글홈도 국내 출시에 돌입했다.

   
▲ 미키 김 전무가 구글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11호 태풍 구글홈 상륙
구글은 11일 서울 한남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구글홈의 국내 출시를 발표했다. 구글홈과 구글홈 미니 모두 등장했다.

글로벌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의 선두자는 알렉사 에코를 내세운 아마존이다. 2014년 첫 제품을 출시했다. 전자상거래 인프라와 AWS로 대표되는 클라우드 전략을 내세우는 한편, 다양한 파생 라인업을 내세워 '알렉사 에브리웨어'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80%를 독식했다.

구글은 아마존보다 늦게 인공지능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구글홈을 출시했다. 초반 시장 선점에 성공한 아마존 알렉사에 크게 밀릴 것으로 우려됐으나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올해 2분기 27.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에코를 추격하고 있다. 아마존 알렉사가 구글 구글홈의 맹추격에 흔들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지만, 시장이 커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벌어진 '점유율 교통정리'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구글의 인공지능 전략은 실생활에 영점조정을 했다는 평가다. 구글I/O에 등장한 듀플렉스는 추임새도 재연하는 인공지능 예약 서비스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알파고는 바둑두는 인공지능이다. 구글의 인공지능은 스마트홈을 중심에 두고 모바일 패권을 초연결 패권으로 이어가기 위한 강력한 매개체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을 테크 기반 기업과 전자상거래 기반 기업의 특수성으로 분류할 수 있듯이, 인공지능 시장도 동일한 대비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구글홈의 국내 상륙이 미치는 영향에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 구글홈이 국내에 출시된다. 출처=구글

구글홈의 기능은 상당히 고도화됐다. 미키 김(Mickey Kim) 구글 아태지역 하드웨어 사업 총괄 전무는 "구글은 음성으로 기기와 소통하는 것을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을 출시했으며,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다양한 기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원한다"고 말했다.

다중언어 기능이 눈길을 끈다. 한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 미리 두 가지 언어를 선택하면 사용자가 말하는 언어를 인식해 해당 언어로 답변한다. 외국어 공부를 하거나 하나 이상의 언어를 쓰는 가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보이스 매치 기능은 최대 6명의 목소리를 인식해 개인화된 답변을 하는 일종의 보이스 프로필이다. 그룹으로 지정된 여러 스피커에 동시에 같은 음악을 재생하는 멀티룸 모드와 모든 구글홈에 메시지를 보내는 방송 기능도 있다. 철저하게 스마트홈 전략을 염두에 뒀다는 뜻이다.

말 한마디로 일상생활의 다양한 작업에 유용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언론사의 최신 뉴스를 들을 수 있으며, 기초영어 교육 업체 시원스쿨의 영어 학습 콘텐츠로 영어 회화를 공부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의 킬러 콘텐츠인 음원 경쟁력은 벅스와 유튜브 프리미엄이다. 국내 출시를 맞아 구글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유튜브 프리미엄 6개월 이용권을 준다.

미키 김 전무는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해 생태계를 꾸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파트너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구글홈 음질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구글홈과 구글홈 미니는 각각 14만5000원, 5만9900원이며 11일부터 구글 스토어, 하이마트, 옥션, SSG.COM에서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배송은 18일 시작된다. 정식 출시일인 18일부터는 일렉트로마트, 이마트, 지마켓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 구글홈 공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구글홈...'생태계 넓다'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만 보면 구글홈은 후발주자다. 영어권 인터페이스에 특화됐다는 약점도 있으며, 무엇보다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이 이미 형성됐다는 어려움도 있다. 그러나 구글 어시스턴트에 한국어 버전이 시작되며 LG전자 스마트폰 단말기를 통해 충분한 학습이 이뤄졌으며,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 인프라가 구글에게 넘지 못할 산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 입장에서는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이 어려워보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SK텔레콤 누구는 데이터가 부족해 인식율이 다소 떨어지고, 카카오미니는 가전제품과 연결되지 못하는데다 인공지능 스피커의 기능 자체가 지나치게 한정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통신사들의 인공지능 스피커 전략이 LG유플러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IPTV 셋톱을 지원하는 분위기로 가는 등 시장이 기형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강력한 안드로이드 생태계 파워가 있지 않은가"라면서 "유튜브의 사례처럼, 구글홈의 시장 안착에 무게가 쏠린다"고 말했다.

구글은 방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구글 관계자는 "우리는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의 후발주자"라면서 "우리만의 강점을 내세우는 한편 국내 시장 전체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글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생태계다.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들을 모아 핵심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대표사례가 LG전자와의 협력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LG전자는 자사 가전제품에 한글 구글 어시스턴트 도입을 발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에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와 스마트폰에 주요 가전제품을 연동시켰다. 이번에는 한국, 호주, 캐나다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데 이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다른 국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한국어로 연동되는 LG전자 가전은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광파오븐, 로봇청소기 등 8종이다. 고객들은 음성으로 편리하게 제품의 상태를 확인하고 동작을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는 연동되는 가전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필립스도 구글홈에 붙었다. 스마트 조명 휴 (hue)를 구글홈에 연동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필립스라이팅코리아 김문성 대표는 “이번 구글과의 협력으로 더욱 많은 사람이 조명으로 일상에 활기를 얻고, 이를 통해 삶의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찾는 경험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라며, “스마트홈의 핵심 요인이 연결성인 만큼, 필립스는 조명 업계 선두주자로서 다양한 협력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필립스 휴 로고. 출처=필립스

구글홈 출시에 맞춰 구글 어시스턴트의 음원 경쟁력은 유튜브 프리미엄이 핵심이다.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을 석권한 가운데 음성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구글홈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평가다.

구글홈 출시에 대응하는 토종업계의 전략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현재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서 네이버는 클로바의 웨이브, 카카오는 카카오미니와 카카오미니C를 준비했다. 네이버는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 미니에 유명 일본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캐릭터를 접목한 '도라에몽 에디션'까지 출시했다. 통신3사도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누구의 파생 라인업을 출시하는 한편, 내비게이션과 IPTV도 품에 안았다. KT는 기가지니를 시작으로 다양한 파생 플랫폼을 공개했다. 기가지니 버디에 시선이 집중된다. 하만카돈 스피커와 KT의 음성인식 기술로 품질은 높였을 뿐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나만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갖고 싶은 1인 가구, 주부, 학생 등에게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협력하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은 호텔 등 숙박업소에 기가지니와 누구를 확장시키고 있다. 조명, 커튼, 온도 등을 음성 명령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누구는 티맵과의 연동으로 일찌감치 자동차 플랫폼 선점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도 네이버와의 협력으로 다양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클로바도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있으며 카카오미니의 성장 속도도 빠르다.

   
▲ KT의 기가지니 버디가 보인다. 출처=KT

삼성전자도 뛰어들었다. 갤럭시홈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 빅스비를 탑재한 갤럭시홈은 하만의 AKG 스피커 6개가 탑재돼 있고 바닥에는 우퍼 1개가 달려 있어 입체적인 음향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와 손을 잡아 음원 경쟁력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인 구글 안드로이드 동맹군이지만 최근 인공지능 빅스비를 중심으로 독자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신감의 원천은 하드웨어 플랫폼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8월30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 현장에서 “우리 제품이 세계에서 연 5억대 팔리고 있다”면서 “그만한 힘을 가진 기업은 우리 외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플랫폼) 힘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야하지만, 힘이 있으면 빅스비를 통해 구글의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글과 아마존 등 다양한 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각자 잘 하는 분야가 있다고 본다”면서 “어떤 회사도 혼자서 모든 영역을 커버할 수 없다. 협력 모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최근 발생한 갤럭시S7의 메인보드 오류도 삼성전자와 구글의 멀어진 관계를 의미한다는 말이 나온다. 갤럭시S7에 구글 안드로이드 오레오 업데이트가 단행되는 순간 단말기에 열이 발생하고 무한부팅 현상이 벌어지다 메인보드까지 고장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7의 운영체제 적합성 최적화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최근 구글과 거리를 두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다.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략을 구사하며 삼성전자보다 LG전자의 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그 연장선에서, 구글홈의 국내 출시와 삼성전자 갤럭시홈의 전투에 시선이 집중된다.

글로벌 ICT 기업과 오픈 생태계를 추구하는 LG전자는 엑스붐(Xboom) 스피커의 새로운 라인업을 출시하며 엑스붐 AI 씽큐(ThinQ)를 공개할 예정이다. 고출력 앰프와 스피커가 별도로 구성된 미니 콤포넌트, 앰프와 스피커를 하나로 일체화한 원바디 등 홈 오디오, 블루투스나 무선랜(Wi-Fi) 기반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무선 스피커, TV와 연결해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사운드 바가 지원된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한다. LG전자는 구글과의 거리를 좁히는 한편 구글 어시스턴트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자체 플랫폼을 키우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구글홈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구글 어시스턴트, 막히면 영어로 불라불라?

구글홈은 다양한 가전제품과 연동된다. 전 세계 225개 이상의 홈 자동화 파트너 기기들과 호환되어 5000개 이상의 제품을 집 안에서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핸즈프리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사용해본 구글홈은 다양한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연결성을 보여줬다. 기본적인 날씨와 뉴스는 물론, 가전제품에 내리는 명령도 이상없이 수행했다. "블라인드를 내려줘"나 "넷플릭스 틀어줘" 등의 명령도 이상없이 수행했다.

기능은 뛰어나지만 인공지능 스피커들의 공통된 고민인 소음 방지는 넘지 못했다. 구글의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소음이 있는 환경이나 먼 거리에서도 음성을 정확하게 인식한다는 설명이지만, 실제 시연한 결과 음성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포착됐다. 많은 기자들이 웅성거렸기 때문이며 구글홈만의 문제는 아니다.

구글은 구글홈 시연을 침실과 거실 등 특정 콘셉을 통해 제공했는데, 각 상황마다 주어지는 질문의 가이드라인이 약간 달랐다. 기기의 차이가 아니라 상황에 맞는 질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실제 시연 도중 상황에 맞지 않는 질문을 던지자 갑자기 구글 어시스턴트가 영어로 '방언'을 터트려 보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거실' 콘셉에서는 "날씨를 알려줘" 등의 질문지가 준비되고 '침실'에는 "뉴스를 알려줘"라는 질문 가이드라인이 있었는데, 일부러 거실에서 "뉴스를 알려줘"라고 하니 잘 알아듣지 못했다. 구글은 일시적인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 유병재씨의 방을 형상화한 곳에 놓인 구글홈이 보인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해프닝도 있었다. 예능인 유병재 씨의 방을 형상화한 방이 있었는데, 그곳에 놓인 구글홈에 "유병재가 누구야"라고 물으니 구글홈은 "모른다"고 했다. 안내인이 유병재씨로 인식, 목소리 프로필이 설정됐기 때문에 발생한 오류라는 설명이다. 그곳을 빠져나와 다른 시연을 하고 있는데 안내인이 찾아와 "이제 유병재가 누구인지 정확히 인지한다"고 말해줬다. 따로 찾아가지는 않았다.

구글홈은 강력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는 후발주자지만 인공지능 음성 인터페이스 영역에서 상당한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플랫폼 제휴를 통해 합종연횡을 원하는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줄을 선' 가운데 관련 한국어 데이터를 충실히 모으는 한편 유튜브 파괴력과 맞물리게 하면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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