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중국발(發) LCD 박리다매 공습이 벌어지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가 시계제로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퀀텀점프가 예상된다. OLED 투자를 통해 초기술 격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주춤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 5조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 1분기 9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2분기 들어 적자 폭이 커졌다. LCD 패널 판가의 급격한 하락과 더불어 세트업체들의 보수적 구매 진행에 따른  출하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 LGD 중국 합작법인 공장 조감도가 보인다. 출처=LGD

OLED로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대형 OLED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할 20조원은 예정대로 집행한다고 밝혔다.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허리띠를 조이고 있으나 OLED 가능성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중 OLED TV 흑자 전환을 실현하고 파주의 10.5세대 투자도 OLED로 직행해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중국 8.5세대 OLED 공장과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대 13만장 패널 생산까지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광저우 OLED 합작법인을 정상적으로 출범시키며 LCD 시장의 누수를 OLED 시장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시장 분위기도 좋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대형 OLED 판매 실적이 13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 60만여대와 비교했을 때 2배가 넘는 수치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고 있는 55, 65, 77인치 패널 고루 판매가 증가해 프리미엄 TV 시장에도 훈풍이 감돌고 있다. 대형 OLED를 제작하는 유일한 제조사로 활동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목도 고무적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OLED TV용 패널 수요는 2020년에 800만대, 2021년에는 1000만대에 육박해 연평균 5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LED 편균판매단가도 올라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 2분기 기준 대형 OLED 패널 평균판매단가가 전분기 대비 2.5% 상승한 712.5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강곡선을 그리던 평균판매단가가 오랜만에 700달러 고지에 재진입했다. 대형 패널 중심의 수요가 살아나는 것도 LG디스플레이의 걸음을 가볍게 만들고 있다.

하반기에는 최대 370만대의 OLED를 생산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극적인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OLED TV 진영의 스펙트럼이 두터워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2013년 LG전자를 시작으로 일본 소니(Sony), 도시바(Toshiba), 파나소닉(Panasonic), 유럽의 필립스(Philips), 그룬딕(Grundig), 뢰베(Loewe), 메츠(Metz), 베스텔(Vestel), 뱅앤올룹슨(B&O) 등 유수의 업체가 OLED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8년에도 하이센스가 합류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간이다. OLED TV 진영의 패권을 둘러싸고 소니와 LG전자의 신경전이 치열한 것은 차치해도, LG디스플레이가 OLED 체질개선과 시장 활성화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10.5세대 QLED 투자를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OLED 투자가 예상보다 빨라지는 가운데, 프리미엄 패널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