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질문과 답변

“학교 동아리 활동이나 학과 활동 중에 친구들과 다툰 일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다투고 헤어진 다음날 아침에 별로 유쾌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연히 길이나 캠퍼스에서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했나요?”

(답변 1) “그것은 다툰 정도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인신모독이나 과격하게 싸운 경우가 아니라면 눈인사 정도만 하고 지나갑니다. 그러나 심하게 싸운 경우는 그냥 피해서 간 경우가 많았습니다.”

(답변 2) “일단 바로 만나 악수를 청합니다. 그리고 가볍게 인사하며 점심이라도 같이 먹자고 청합니다. 대학에서 다퉈봐야 별 것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입사서류의 자기소개서

‘나의 강점(장점)을 기술하라’라는 지시문에 답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본다.

(예시 1) 평소 공무원인 아버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민원이나 새로운 업무를 맡을 때는 항상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의 성격은 신중한 편이며 입사 후에도 신중함을 기본으로 일하도록 하겠습니다.

(예시 2) 매사에 신중한 편입니다. 친구들에게도 자주 들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지원한 분야인 회계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이 성격은 공무원인 아버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기의 중요성

위의 두 가지 예시에서 답변의 경우에 1번과 2번 중 무엇을 택하겠는가? 특히 오늘 면접을 50명이나 봐야 될 면접관의 입장이라면? 그리고 오늘 하루에 약 1000장 정도의 입사서류를 판단해야 할 입장이라면?

아마 예외 없이 후자인 답변 2와 예시 2를 선택할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취업에서 행해지는 대화방식은 아주 특수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적지 않은 인원을 서류나 면접을 통해 평가등급이나 당락여부를 빠른 시간 내에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때 평가자의 두뇌는 보통 2단계로 나눠서 처리하는 편이다. 일단은 빠른 시간에 훑어보며 1차 판단을 해서 가능성이 높은 부류와 낮은 부류로 일단 나눠두고, 두 부류 간의 본격적인 판단을 하되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깊게, 낮은 경우는 다시 한 번 점검만 해보는 방식이다.

각 질문에 핵심이 되는 ‘한 단어’를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생각이나 취업준비가 되어 있는지 여부가 금방 판단되기 때문이다. 즉 핵심 단어를 앞에 두고 보며 걸러낸다.

둘째, 나이가 들수록 결론을 먼저 듣고 싶어 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다. 조직에서 시간이나 여유가 빠듯한 데에서 일하다 보면 저절로 그렇게 훈련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면접관은 대개가 회사의 업무 면에서도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늘 상당량의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결론부터 듣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짧은 시간의 판단으로 있을 실수를 대비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답을 하는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살핀다. 상당기간동안 업무를 같이 한 사람들의 업무 행태나 말을 들으면서 잘잘못을 짐작하며 ‘결론’만으로도 충분히 판단이 가능하다.

한 단계 건너 보면, 입사 후 만나게 될 고객(회사 또는 소비자)도 바쁘기에 결론 중심으로 답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셋째, 약간은 다른 경우이지만, 고위직으로 가면 최종적인 보고를 듣기 전에 보고하는 당사자만 아니라 주변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된다. 사전 정보를 폭넓게 가지고 있기에 보고자의 짧은 ‘결론’을 듣기만 하고 약간의 질문만 하게 되면 이 답변에 대한 다양한 판단을 순식간에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직장인들도 이런 말하기 습관을 가지도록 하면 좋다. 모든 보고나 프레젠테이션 등도 같은 방식이다. 실제 상사에게 보고하다 보면 “결론이 뭐야?”하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대학생들뿐 아니라 직장인들도 이 ‘결론’부터 답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위에 언급한 이유 외에도 가족이나 중·고등학교·대학교의 대화 상대는 상대적으로 답변을 귀담아 들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부모님의 보호본능과 학교 고객이 ‘학생’이라는 생각으로 인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느슨함이 몸에 배는 것이다. 사족(蛇足)일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문장의 구조도 결론이 뒤에 가 있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듯하다. 영어와는 정반대의 어순(語順)이다.

 

평소의 연습과 훈련 방법

그러나 어떤 경우든 ‘결론’부터 말하는 훈련을 하고 습관으로 몸에 배게 해야 한다. 글을 쓰고 대화를 하며,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도 물론이고 집단토의를 하는 경우도 말할 것이 없다.

참고로 처칠 전 영국수상이 글을 잘 쓰고, 스피치를 잘한 것으로 유명하다. 내용도 좋지만 스피치의 구조가 집중력이 높은 구조이다. 이 방법을 ‘PREP구조법’이라고 한다. POINT(핵심메시지)-REASON(근거나 이유)-EXAMPLE(객관적 사례)-POINT(핵심 재차 강조)의 구조를 말하며, ‘처칠식 말하기 기법’이라고도 한다.

실생활에서도 자주 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엄마, 물 좀 줘. 목말라. 오늘 너무 지칠 정도였었어. 빨리 좀 줘”의 방식이다.

혼자서는 어려울 것이다. 의도적으로 면접 롤플레이 등을 통해 하되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면 평생 활용도가 높은 테크닉이다.

 

필자의 평생 경험

“참 말을 잘하시네요.”

“아. 네. 그렇게 보이시나요. 감사합니다.”

필자가 40대 나이 때 재취업을 도전해 면접장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다.

적어도 5~6차례는 되었을 것 같다. 서류나 면접에서 웬만하면 합격선에 들었다. 일단 준비 자체도 남달랐지만 늘 이런 방식으로 답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일상대화에서도 선배들뿐 아니라, 동료나 후배들에게도 ‘늘 시원시원하다’는 소리를 듣는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