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수우위지수 최근 동향. 출처=KB국민은행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2000년대 초반 이후로 역대급 규모의 매수자가 넘쳐나는 시장이 됐다.

KB국민은행은 주간주택시장동향 조사 결과 서울 매수자·매도자 동향지수가 171.6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매수자·매도자 동향지수는 시장에서 매수자가 많은지 매도자가 많은지를 가늠하는 수치다.

KB국민은행이 서울 소재 950여개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도문의가 많다는 응답비율은 2.8%, 매수 문의가 많다는 비율은 74.4%로 매수 문의가 많다고 응답한 비율이 26배 가량 많다. 해당 응답 자료를 기초로 작성된 매수우위지수는 0부터 200범위 이내에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시장에 매수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즉 매수자·매도자 동향지수에 따르면 시장에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많아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된 것이다.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될 경우 팔려고 내놓은 물건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아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에 주택을 팔 수 있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펼쳐진다.

무엇보다도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수 집계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수준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 매물은 없지만 주택을 사려는 사람이 넘쳐나고 있어 최근 아파트 가격 급등 원인을 설명해주고 있다.

매수우위지수는 지난달 넷째 주 152.3을 기록해 이전 최고 기록인 2006년 11월 첫째주 157.4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그 다음 주인 8월 다섯째 주에 165.2를 기록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9월로 넘어가자마자 또다시 신기록을 수립중이다. 매수우위지수가 150을 3주 연속 넘는 것 역시 2003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로 처음이다.

서울 부동산시장 매수우위지수는 2006년 150대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점점 떨어지면서 지난 10년간 100을 밑돌았다.

그러나 올해 7월 마지막주 서울 매수우위지수가 102.6을 기록하며 100을 넘기 시작하더니 이후 거침없이 지수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강남과 강북지역 모두 매물이 사라지면서 9월 첫째주 기준 매수우위지수는 각각 178.4, 165.7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집계 시작 이후 최고치이다.

실제 KB국민은행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률은 지난달 둘째주 0.45%를 기록한 이후 3주 연속 0.72%, 0.92%, 0.9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4주 연속 0.45%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08년 지수 통계를 시작한 이후로 역시 처음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시장에 매수자들은 넘쳐나지만 매도자들이 아파트 매물을 거둬들이고 팔려고 하지 않고 있다”면서 “결국 ‘부르는 게 값’이 돼버린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